"현장근로자 업무에도 디지털전환 필요"... 팀뷰어 산업용 AR로 국내 시장 진출
[IT동아 정연호 기자] 팀뷰어코리아가 국내에서 공식 출범했다. 팀뷰어는 업무 환경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원격 제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각종 디바이스를 외부에서 연결하고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국내에서도 팀뷰어의 원격 관리 프로그램을 쓰는 개인 이용자들이 많이 있지만, 한국 지사를 설립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팀뷰어는 오늘 1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팀뷰어코리아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팀뷰어 이소정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팀뷰어의 솔루션은 급변하는 시대에 더욱 혁신적인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변하지 않는 미션은 개인 사용자부터 소상공인, 그리고 기업에 이르기까지 언제 어디서나 팀과 기기를 연결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팀뷰어 솔루션의 강점을 불필요한 비즈니스 이동을 줄이는 것으로 꼽았다. 가령, 서울에 있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싱가포르의 엔지니어를 원격으로 도울 수 있다면 비행기를 타서 물리적으로 이동할 이유가 사라진다. 이 총괄 사장은 “이러한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면 최근 기업들에게 중요한 어젠다가 된 지속가능한경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팀뷰어의 엔터프라이즈 AR(증강현실) 플랫폼인 ‘팀뷰어 프론트라인’이 소개됐다. 프론트라인을 이용하면 스마트 글라스나 모바일 기기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로 현장 작업자의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데,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 글라스에 카메라 영상과 AR 기반으로 상황별로 시각적인 정보가 제공되며, 이러한 워크플로 지침은 간편하게 생성하고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
대표적인 방식이 물류 및 창고업에서 사용되는 ‘xPick’이다. 음성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물건을 픽킹하는 과정에서 지침 사항이나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글라스를 손으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 글라스에 오더가 내려지면, 글라스에 탑재된 카메라로 QR 코드를 인식하면 된다. 물류 과정에선 보통 잘못된 상품을 픽킹하는 실수가 자주 일어나는데, 이렇게 상품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픽킹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러시아에서 코카콜라 유통권을 보유하고 있는 코카콜라 헬레닉 보틀링의 경우 팀뷰어를 통해 픽킹의 정확도를 99.99%로 올렸으며, 속도를 10% 향상시켜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물류 센터에서 픽킹한 제품은 전산시스템에 기록이 반영되므로 전체 재고 관리도 편해진다.
팀뷰어 솔루션 특징은 노트북, 휴대폰, 산업용 기기 및 로봇 등의 모든 유형의 기기를 원격으로 접근해 제어, 관리, 모니터링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독일 의료기기 제조사 지멘스는 MRI와 CT 장비를 팀뷰어의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으로 연결해, 원격으로 기계를 점검하고 유지하는 작업 그리고 원격으로 진료하는 걸 가능하게 했다. MRI와 CT 장비는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고장이 나는데, 기기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재구매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원격으로 기기 관리를 주기적으로 하면 고장에 따른 비용을 피할 수 있다. 인도의 주요 통신업체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자사의 케이블 TV 스마트 박스에 팀뷰어 원격 솔루션을 탑재해, 기기가 고장이 났을 때 원격으로 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AS 센터를 방문할 필요가 없도록 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시스코는 전 세계에서 2023년까지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기기를 1명당 3.6개 보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의 경우 2018년 1인당 6.7개에서 2023년 12.1배로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소정 총괄 사장은 “이렇게 장치들이 인터넷에 더 많이 연결되면서, 팀뷰어의 원격 지원 솔루션을 통해 원격으로 문제를 확인하고 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 80% 이상의 근로자가 실제 작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장 근무자다. 하지만, 이들의 작업을 디지털화하는 데 투자되는 소프트웨어는 1%도 안 된다. 일상에선 많은 디바이스가 인터넷에 연결되지만, 현장 작업 근로자들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 사장은 “팀뷰어는 많은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여러 시스템, 앱을 연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 인사이트 활용 등 메타버스 시대에 필요한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최근엔 세계적인 ERP(전사적자원관리) 업체인 SAP과 파트너십을 맺어, 수집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현장 근로자가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SAP은 주로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는 백엔드 시스템으로 활용되는데, 이를 통해 데이터를 바로 연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팀뷰어코리아의 권일선 영업 총괄 상무는 음성 및 영상으로 원격 근무를 지원받는 과정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보자. A 기업은 전국에 흩어진 지점마다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워크스테이션 PC를 한 대씩 두고 있다. 이 PC가 고장이 나면 주요 업무들을 진행할 수가 없는데, 문제는 하드웨어가 고장 났을 때다. 최근 IT업계의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지점마다 숙련된 엔지니어를 보유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때문에, 본사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그 지점에 직접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팀뷰어를 통한다면 본사 엔지니어가 해당 지점에 속한 엔지니어에게 영상과 음성을 기반으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PC가 고장 난 지점의 엔지니어는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하고 QR 코드로 해당 PC를 인식한다. 글라스엔 수리 작업을 위한 워크플로가 제시되는데, 음성 지시로 워크플로 중 필요한 내용을 선택하면 된다. 글라스 화면엔 정상적인 상태의 PC 사진이 레퍼런스로 제시되며, 그 옆에 수행해야 할 작업 내용이 텍스트로 적혀 있다. 작업 중 문제를 발견했으면 음성으로 해당 내용을 기록해 텍스트로 바로 변환할 수 있다. 숙련된 엔지니어의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면 영상으로 연결을 하면 된다. 본사 엔지니어는 글라스를 통해 공유된 화면, 해당 지점의 엔지니어가 적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업을 보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론 수리 작업이 끝나면 관련 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팀뷰어를 통해선 보고서 작성이 자동화된다. 보고서엔 어떤 기기가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어떤 부분이 체크되고 수리가 됐는지가 기록된다. 이렇게 원격으로 작업을 보조하면 본사의 엔지니어는 물리적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 교통비와 숙박비를 아낄 수 있다. 교통수단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도 감소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팀뷰어코리아 이혜영 대표이사는 “팀뷰어는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한국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내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원격 연결 및 AR 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핵심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혁신적인 업무 환경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채널 파트너, 총판 및 리셀러를 포함해 한국의 협력사들과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