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클라우드로 '100조' 자리 원주율 계산한 방법은
[IT동아 차주경 기자] 구글이 원주율을 100조 자리까지 계산했다. 놀라운 것은 이 결과가 사상 최고라는 것, 그리고 모든 계산이 ‘클라우드’ 기술로 이뤄진 점이다.
원주율은 순환하지 않는 무리수로, 자리 수가 무한히 이어진다. 이에 구글을 포함한 정보 통신 기업은 컴퓨팅 능력을 검증하려 원주율 계산 기록을 앞세워 경쟁했다. 원주율을 계산하려면 높은 컴퓨팅 능력과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 계산 결과를 주고받고 저장할 저장 공간의 안정성과 이를 제어할 고성능 운영 체제가 필요하다.
1950년에는 컴퓨터로 원주율 1만 자리를 계산했다. 2000년대부터는 슈퍼 컴퓨터로 원주율 100만 자리를, 2010년 이후에는 싱글 노드 컴퓨터로 원주율 수 조 자리를 계산했다.
2019년 구글이 원주율을 31조 4,000억 자리까지 계산했다. 2021년에는 독일 그라우뷘덴 대학교와 과학자들이 62조 8,000억 자리를 계산했다. 이 기록을 다시 구글이 추월했다.
구글은 원주율을 100조 자리까지 계산하는데 클라우드용 컴퓨트 엔진과 컴퓨트 엔진 N2 머신 패밀리, 가상 NIC(네트워크 인터페이스)와 100Gpbs 대역폭 네트워크, 균형 지속형 저장 공간 등 여러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했다. 계산은 2021년 10월 14일 시작해 2022년 3월 21일까지, 약 157일 23시간동안 했다.
구글은 원주율을 계산할 주연산장치로 864GB 메모리를 가진 인텔 제온 128 vCPU 컴퓨트 엔진을 선택했다. 여기에 저장 장치 64개와 가상 머신 32개를 100Gpbs 대역폭 네트워크와 가상 NIC로 연결했다. 주연산장치와 저장 장치 사이 통신 속도와 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운영 체제는 보안 성능과 동작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데비안 리눅스 11이다.
구글은 100조 자리 원주율을 계산하는 데 554TB(1TB는 1024GB) 용량 저장 공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663TB 저장 공간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실제 515TB를 썼다. 계산 기간 동안 데이터가 입출력된 용량은 읽기 43.5PB(1PB는 1024TB), 쓰기 38.5PB로 총 82PB에 달한다.
주연산장치와 저장 장치, 가상 머신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동작하도록 구글은 자동화 구조도 만들었다. 덕분에 원주율 계산 속도가 두 배 빨라졌고,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구글은 이번 성과를 ‘구글 클라우드의 안정성과 고성능을 증명한 결과’로 소개했다. 고도의 연산을 5개월 동안 하면서 82PB에 달하는 대용량 데이터를 읽고 썼지만, 단 1비트의 오류도 일어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로 쌓은 인프라와 기술로 원주율 100조 자리 계산에 성공했다. 고성능 컴퓨팅 영역에 도전하려는 소비자를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의 계산 결과 원주율 100조 자리째의 숫자는 ‘0’으로 밝혀졌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