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드리머리 (3) 팀장클럽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 제공한다는 어려움”
[SBA X 스케일업코리아] SBA와 스케일업코리아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해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다음 단계 도약을 돕는 '스케일업 프로젝트 2022'를 진행합니다. 'BM 분석'을 토대로 '전문가 조언'과 '팀장급 실무 인력과의 협업'을 이끌고, 이렇게 이룬 '성과를 점검'합니다.
2022년 스케일업에 선정된 우수 스타트업 다섯 곳(딥파인 / 트랜쇼 / 드리머리 / 웍스메이트 / 부엔까미노)을 만나봅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8년 설립한 드리머리는 개인화 뷰티 SNS ‘드리머리’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드리머리가 제안하는 가치는 크게 헤어 ‘트렌드’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맞춘 ‘개인화’ 패션을 제안하고, 기존 헤어디자이너와 연계한 ‘전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얼굴형(두상)과 분위기, 피부톤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스타일 컨설팅을 제공하고(개인화), 전문 헤어디자이너를 연결하죠(전문화). ‘실시간 검색어 순위’, ‘최근 유행하는 헤어 손질법’ 등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 트렌드를 정보도 제공합니다.
스케일업 프로젝트를 통해 드리머리는 비즈니스모델 컨설팅을 제공하는 인사이터스의 황현철 대표로부터 ‘중개가 아닌 뷰티 콘텐츠의 멋을 아는 사람에게 필수 SNS로 접근하라’는 제언과, THE BOLT IDEA(이하 더 볼트) 김보라 대표로부터 ‘브랜딩에 집중한 마케팅 방법’에 대해 조언을 얻었습니다.
이어서 스케일업팀은 드리머리에게 인터비즈가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팀장클럽’을 통해 여러 기업의 팀장급 관리자와 만날 수 있는 미팅을 주선했습니다.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 기업의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외의 협업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팀장클럽을 통해 트랜쇼에게 관심을 보인 팀장님은 서울시 서초동 소재의 로펌에서 법률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윤나라 팀장(이하 윤 팀장)입니다. 윤 팀장은 ‘인공지능으로 사용자를 분석, 개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하는 드리머리의 기술을 법률 상담으로 활용해볼 수는 없을까?’라고 생각하셨는데요. 의뢰인이 상담하는 사건 내용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로펌 내 변호사와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죠.
정성적인 데이터 속에서 정량적인 기준을 찾아야 합니다
윤 팀장: 드리머리 관련 기사를 보며, 인공지능으로 사용자의 모습(외모)를 분석해 각 개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이 내용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 인공지능으로 사용자 외모를 분석하는지’, ‘외모를 분석해 추천하는 스타일은 어떤 기준으로 제공하는지’ 등 드리머리 기술 제공에 대한 궁금증부터, ‘인공지능 분석을 법률 상담과 연결해 우리 로펌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를 추천할 수는 없을지’, ‘법률 상담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사전에 미리 분석할 수는 없을지’ 등 로펌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는 없을까 고민했는데.
이 대표: 음…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기본적으로 드리머리는 고객(내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자 하는 수요자)과 헤어디자이너(고객에게 스타일을 제공하는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중개 서비스 형태와 비슷하다. 나름의 경쟁력을 갖춰야 했다. 이에 다른 서비스와 차별점으로 준비한 것이 ‘개인화’와 ‘트렌드 제공’이다. 두 핵심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것이고.
개인화는 곧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싶어요’에서 시작한다. 고객이 원하는 핵심 수요다. 개인마다 다른 두상과 얼굴형, 분위기, 피부톤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스타일을 추천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정보를 모은다. 정보는 고객이 직접 작성한 설문 답변과 정면 촬영 사진이다.
인공지능으로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스타일과 같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수많은 양의 데이터(빅데이터)에서 필요로 하는 기준(모델)부터 찾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두상, 얼굴형, 분위기, 피부톤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각 개인마다 다른 성향을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음… 빅데이터에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소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데이터를 정량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고객 정보 이외에 별도로 수집해야 하는 정보도 있다. 트렌드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시즌별로 달라지는 스타일 정보를 반영해야 한다. 엄청난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
윤 팀장: 그러니까… 어떤 의미있는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서 수많은 정보를 수집해 인공지능으로 분석,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이 대표: 맞다. 정말 어려운 과정이다. 의미있는 결과를 찾아낸다는 것은, 달리 말해 기존에 찾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어떤 정보에서 어떤 결과를 찾아내야 고객이 만족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조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헤어 스타일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가지의 정보를 분석해야 한다.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너무나 정성적인 영역 아닌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누군가는 짧은 단발을, 누군가는 긴 생머리를, 누군가는 살짝 웨이브 진 중단발을 좋아한다.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어떤 스타일을 제공해야 좋은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몇 가지 스타일을 제공한 뒤 고객이 헤어 기술을 받았는데, 정작 고객이 느끼는 결과는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도 분석하는 과정에 다시 포함시켜야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계속 학습시키며(머신러닝), 고객이 만족하는 결과를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 8월부터 ‘사용자 뷰티 데이터 AI 분석 기반 개인화 뷰티 서비스 추천 기술’이라는 팁스(TIPS) 과제에 참여하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참고로 기준은 수시로 변화한다. 평소 좋아하던 스타일도 바뀔 수 있지 않나. 주변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하기도 하고. 때문에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하며 내부적으로 계속 조율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BTS, 블랙핑크처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하는지 등 나름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윤 팀장: …어떻게 데이터 모델을 정하는지 궁금하다.
이 대표: 계속 테스트해야 한다. 나름의 데이터 모델을 설정한 뒤에, 고객 반응을 수시로 체크하며 만족도를 올려가야 한다. 정성적인 부분을 정량적인 부분으로 옮겨오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하나 변수를 추가하면서 모델을 설계해 나가야 하는데… 계속 나타나는 갈림길 앞에서 보다 선호도가 높은 결과를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사람이 할 수 없어 인공지능으로 대체한 것이고.
어렵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고객의 정면 사진을 분석하는 과정에도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촬영 당시 조명은 어땠는지, 화장한 사진인지, 고객의 이목구비 비율은 어떤지,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등… 셀 수 없는 조건을 반영해야 한다. 때문에 계속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에 데이터 모델(조건)을 추가하며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드리머리는 고객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한 뒤, 그게 맞는 헤어디자이너를 소개한다. 즉, 분석한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드리머리가 추천한 스타일을 잘 제공할 수 있는 헤어디자이너의 정보도 분석해 연결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나가며 보다 많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셈이다.
사람이라는 ‘변수’ 속에서 ‘기준’을 찾아야 합니다
윤 팀장: 많이 어렵겠지만, 드리머리가 고객 정보와 스타일 트렌드 등의 정보를 분석해 헤어디자이너를 추천하듯, 법률 상담을 제공하는 로펌에서 의뢰인의 정보를 분석해 변호사를 추천할 수는 없을지 궁금하다.
의뢰인들이 로펌으로 의뢰해 오는 사건사고는 단순히 민사 사건, 형사 사건이라고 구분짓기 어렵다. 같은 형사 사건이라도 수십, 수백 가지의 상황에 따라 상담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모든 상담 내용을 확인한 뒤, 변호사를 연결하는 과정도 쉽지 않고. 이러한 부분을 인공지능을 통해 보다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는데.
이 대표: 스타일 추천, 어울리는 헤어디자이너 추천처럼… 어려운 문제다. 의뢰인의 법률 상담이라는 내용 속에서 정량화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생각해봐도 법률 상담이라는 정보 속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수많은 변수를 만족하는 데이터 모델을 찾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시 검증하기 위한 결과 데이터를 연동시켜야 하는데 분석 범위가 얼마나 클지 고민이다.
기존 소송 사례를 대입해서 결과값을 찾는 방법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해당 데이터를 구하는 것이 그리 쉬워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헤어디자이너 또는 로펌 소속 변호사처럼 사람을 추천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가장 잘 어울리는 결과를 찾아 연결하는 것이 아닌, 불필요한 조건을 제외해 나가는 필터링 과정을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고객이 쿠팡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상품 종류, 가격, 브랜드 등 원하는 조건을 설정해 검색하고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초기 설정할 수 있는 조건을 통해 정보를 쌓고, 이후 만족도를 조사해 결과를 맞춰 나가며 정보를 숙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후 각 데이터를 대입하며 인공지능으로 분석, 결과값을 찾아나갈 수는 있겠다.
윤 팀장: 의뢰인의 상담을 몇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분류해 원하는 법률 상담과 연결하는 것인지.
이 대표: 맞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률 상담을 원하는 의뢰인과 윤 팀장이 일하는 로펌 내 변호사의 원활한 연결을 제공하기 위한 선결 조건인 셈이다. 이 과정을 통해 몇 가지 도출할 수 있는 결과부터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해당 결과값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학습해 최종적으로 원하는 추천 알고리즘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실적인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로펌 한 곳에서 고민할 문제인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로펌 여러 곳이 모여 데이터를 모으거나, 변호사협회처럼 많은 변호사가 모여 정보를 공유해야 의미있는 결과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적인 조건 속에서 결과를 찾는다면, 객관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법률 상담 데이터를 모아 각 데이터로부터 공통되는 조건을 찾아 필터링한 뒤, 묶을 수 있는 결과부터 찾아야 하지 않을까.
법률 상담과 같은, 변호사라는 전문가가 개인의 경험과 스킬에 많은 영향을 받는 전문 영역은 기준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문 영역일수록 그 안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스스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부터 설정하고 접근해야 한다.
때문에 변호사 추천이 아닌 상담 내용을 필터링해 어울리는 변호사를 연결할 수 있는 공통된 조건부터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쌓은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분석하며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대화를 나누면서 드리머리가 제공하고자 노력 중인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를, 법률 상담이라는 전문 영역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제공하고자 개발 중인 기술을 더 많은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웃음).
드리머리는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대화를 나눈 윤 팀장님처럼 드리머리에 궁금한 점이나 새로운 제안 등도 언제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앞으로도 우리 드리머리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