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윈도 바탕화면에서 ‘내 컴퓨터’ 아이콘이 사라진 이유는?
[IT동아 김영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 기반의 PC를 최소 20여년 이상 이용한 이용자라면 매우 친숙할 바탕화면 아이콘이 있다 바로 ‘내 컴퓨터(내 PC)’다. 이는 사실 윈도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된 파일 및 디렉터리 관리 프로그램인 파일 탐색기(File Explorer)의 일부로, 파일 탐색기상의 최상위 디렉터리 부분을 단축 아이콘으로 따로 만든 것이다.
실행하면 해당 시스템의 디렉터리 및 폴더, 그리고 각종 도구 모음이 표시되는 것은 파일 탐색기과 다름이 없지만 무조건 시스템의 로컬 디스크(탑재된 HDD나 SSD 등)의 드라이브 목록이 표시되는 점이 다르다.
‘내 컴퓨터’는 한때 윈도 운영체제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자주 이용하는 항목 중 하나였지만, 언젠가부터 바탕화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2001년에 출시된 윈도 XP 이후다. 이전 버전인 윈도 2000과 윈도 Me까지만 해도 ‘내 컴퓨터’는 운영체제 설치 직후 바탕화면에 기본 표시되는 아이콘 중 하나였지만, 윈도 XP 이후부터는 휴지통 아이콘만 기본 표시된다.
그래도 윈도 XP 시절 초기에는 여전히 ‘내 컴퓨터’ 아이콘을 자주 쓰는 사용자가 많았기 때문에 상당수 PC 제조사들은 바탕화면에 ‘내 컴퓨터’가 기본 표시되도록 설정해서 PC를 출고하곤 했다. 하지만 윈도우 7(2009년 출시) 시대 이후부터는 이런 관행도 거의 사라졌다. ‘내 컴퓨터’ 아이콘이 윈도 바탕화면에서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PC 이용 형태 및 이용자층의 변화 때문이다.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PC는 주로 업무용으로 이용하는 전문적인 기기라는 인상이 있었다. 시스템 내부의 각종 파일 및 폴더를 직접 탐색하며, 각 드라이브의 용량을 한 눈에 확인하고, 직접 파일을 옮겨가며 관리하고자 할 때 ‘내 컴퓨터’는 정말로 편리한 기능이었다.
하지만 PC의 용도가 업무용에서 일상용으로, 이용자층은 전문가에서 일반인으로 확장되면서 PC 시스템의 중심은 ‘파일’이 아닌 ‘애플리케이션’이 되었다. 이용자들이 직접 파일을 관리하며 이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윈도 운영체제의 편의성이 향상된 데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사용자가 시스템 디렉터리 내에 직접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PC의 안정적인 운용에는 더 도움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 컴퓨터’ 아이콘이 윈도 바탕화면에서 기본 표시되지 않도록 정책을 바꾼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이용자들은 ‘내 컴퓨터’ 아이콘을 이용하길 원한다. 이런 이용자들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꺼내서 쓸 수 있는 선택기를 남겨두었다. 윈도 10과 윈도 11의 경우, 바탕화면에서 오른쪽 클릭 → 개인 설정 → 테마 → 바탕 화면 아이콘 설정으로 이동해 컴퓨터, 문서, 제어판, 네트워크 등의 아이콘을 바탕화면에 생성할 수 있다. ‘내 컴퓨터’가 아닌 ‘내 PC’로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기능은 동일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