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게이밍 PC 선택··· '권장 사양보다 조금 높게 잡아야'
[IT동아 남시현 기자] 게이밍 데스크톱을 구매할 때 사양을 고려하는 이유는, 권장 사양을 충족해야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다. 게임에서 요구하는 성능보다 낮다면 게임이 끊기거나 선명도가 떨어지고, 심한 경우에는 플레이가 어렵다. 그렇기에 게이밍 데스크톱의 사양은 평소 즐기는 게임과 추후 출시될 게임까지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능의 적정선은 어떻게 알아야 하고, 또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여기에는 평소 즐기는 게임의 장르를 고려해야 한다. AAA급 타이틀은 화려한 그래픽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최소 코어 i7에 RTX3070 정도는 활용해야 한다. 또한 높은 프레임을 유지해야 하는 FPS, 레이싱 게임 역시 권장 사양보다 높은 수준을 맞추는 게 좋다. 반면 아케이드나 퍼즐 게임이라면 보급형 데스크톱으로도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MMORPG, 광활한 세계관을 다루는 오픈월드 게임은 어떨까? 두 장르 모두 연식에 따라 사양이 천차만별이지만, 처음부터 수준급의 사양을 고르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양한 사양의 오픈월드 게임, 인텔 코어 i7 이상이 좋아
오픈월드 게임은 게이머가 게임 내 구현된 세계관을 원하는 대로 탐험하는 장르의 게임이다. 더 위쳐 시리즈나 엘더스크롤, GTA 시리즈 등 대형 타이틀이 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게임들의 경우 AAA 타이틀에 가까운 성격이므로 게임 사양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한편 MMORPG는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약자로, 여러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에 접속해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를 뜻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리니지, 로스트아크 등의 게임이 MMORPG다. MMORPG는 가능한 많은 사용자가 접속할 수 있도록 최적화가 잘 돼있고, 권장사양이 높아도 최소 사양까지는 잘 구현해놓는 편이다. 특히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은 현재 기준으로는 저사양이어서 웬만한 PC로는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따라서 두 장르의 게임을 하나의 데스크톱으로 즐기고 싶다면 조금 더 높은 사양을 추구하는 쪽에 맞추는 게 좋다. 오랫동안 즐겨왔거나, 향후 출시를 기대하고 있는 게임의 사양에 맞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조건에 가장 적절한 제품을 선택한다면 12세대 인텔 코어 i7-12700K를 꼽을 수 있다. 12세대 인텔 코어 i7-12700K는 12코어 20스레드 구성의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5GHz의 터보 주파수와 DDR5 메모리를 정식 지원한다. 22년 5월 현재 기준으로는 거의 모든 게임에서 최고 사양에 속하며, 앞으로 4~5년은 이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사양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권장 사양은 여전히 i7-4770K고, 출시 예정인 스타시티즌의 권장 사양도 8코어 정도라서 몇년은 성능 걱정이 없을 정도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 있고, 비교적 사양도 요구하는 오픈월드 게임 4종을 실행해 만족도를 체감해봤다. 국내외 시장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로스트아크의 경우, MMORPG임에도 권장 사양이 제법 높은 편이다.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5 및 라이젠 5가 필요하며, 그래픽카드는 FHD시 GTX 1050, QHF시 RTX 2070, 4K시 RTX 2080과 16GB 메모리가 필요하다. 그래픽 카드의 경우 RTX 3060 Ti라면 최고 사양을 적당히 누릴 수 있으며, CPU는 i7-12700K가 매우 충분하다. 향후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더라도 CPU를 바꿀 필요는 없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도 인텔 코어 i7-12700K면 만족스러운 게이밍 환경을 제공한다. 구 버전의 경우 코어 i5에 GTX 970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구체적으로 프로세서 사양이 없지만 인텔 코어 i5-4770K 정도가 될것이다. 하지만 그래픽이 상향된 리마스터 버전은 고사양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최소 사양도 i7-8700에 16GB 메모리, GTX 1070 8GB가 필요하며, 울트라 모드 시 i7-8700K에 32GB, GTX 1080 Ti가 요구된다. 12세대 인텔 코어 i5-12400F에 3060 Ti를 활용했을 때 울트라 모드 사양을 간신히 충족한다. 따라서 검은 사막을 최고 사양으로 즐기고 싶다면, 혹은 언젠가 또다시 그래픽 성능이 상향되는 경우를 감안한다면 i7급 혹은 그 이상의 프로세서를 선택해야 한다.
AAA급 게임은 어떨까? AAA 게임은 게임사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기술력과 완성도를 최고 수준으로 설정한 작품이다. 그렇기에 MMORPG처럼 저사양 데스크톱은 고려하지 않고 게임의 품질을 설정한 다음에 사양을 결정한다. 물론 지나치게 사양이 높으면 대중화에 발목을 잡으므로 적정선을 유지하긴 하나, 다른 장르의 게임들보다는 요구 사양이 높은 편이다. 락스타게임즈의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이런 부류의 게임이다. 오픈 월드 게임이면서 권장 사양도 적당히 사양을 요구하고, 4K 울트라 등 고품질로 즐긴다면 현재 최고 수준의 사양은 갖춰야 한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권장 사양은 인텔 코어 i7-4770K에 AMD 라이젠 5 1500X, 12GB 메모리가 필요하며, 그래픽 카드는 GTX 1060 6GB 혹은 AMD 라데온 RX 480 4G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사양은 어디까지나 FHD 수준으로 옵션을 타협했을 때 수준이고, 12세대 인텔 코어 i7-12700K와 RTX 3070 조합에서 QHD 매우 높음 옵션이 평균 82프레임, 4K 매우 높음이 54프레임이었다. 이미 출시 3년이 지난 게임을 지금 현재 상위 버전 CPU로 돌릴 수 있을 정도니, 현재 기준으로 중상급 이상의 성능을 내는 프로세서를 도입해야 추후에도 옵션 타협을 통해 충분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액션이 가미된 오픈월드 RPG 게임, 몬스터헌터 월드: 아이스본을 실행해봤다. 아이스본의 FHD 30프레임 권장 사양은 인텔 코어 i3 9350F에 GTX 1060 3GB고, 4K 30프레임 권장 사양은 인텔 코어 i7-9700에 GTX 1080 Ti 정도다. 하지만 해당 성능은 30프레임 기준인데, 대다수 게이머들은 60프레임을 기준으로 잡는다.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파티 플레이를 수행하므로, 다른 게이머들과 진행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높은 사양을 잡아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인텔 코어 i5-12400에 RTX 3060 정도 사양이면 60프레임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는데, 차기작에서도 높은 성능을 달성하고 싶다면 조금 더 고사양으로 프로세서를 설정하는 게 맞다.
CPU 생각보다 오래 써··· 한 번에 고사양 가는 게 유리
CPU는 컴퓨터 전반의 연산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며, 그만큼 다양한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교체 주기가 긴 부품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고사양 제품을 골라야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현재 기준으로 보급형인 12100 혹은 12400F를 고른다면 3~4년 뒤에는 다소 한계를 느낄 수 있으나, 인텔 코어 i7-12700K나 i9-12900K 정도라면 그 이상 시간이 지나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출시된 인텔 코어 i7-2700K를 여전히 보급형 게이밍 PC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i7-4770K를 권장 사양으로 두는 게임도 많다.
동작 속도가 높고 4코어 8스레드 구성의 프로세서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이 넓었다. 그중에서도 K 시리즈는 오버클록을 지원하므로, 나중에 가서 성능을 끌어올려 쓰는 선택지도 주어진다. 가격대 성능비 게이밍 PC는 결국 권장 사양에 충족하는 PC지만, 이 선에 맞춘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게 된다. 효율성과 장기간 사용을 고려한다면 인텔 코어 i7 혹은 그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