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교재사 성석경 대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재교구 산업, 융합과 파트너십으로 도약해야”
[IT동아 김영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교육 현장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전자 교과서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고, 학습에 이용하는 각종 교재나 교구 역시 인공지능(이하 AI), 사물인터넷(이하 IoT)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차세대 기술이 전면적으로 적용되어 실내환경을 개선하고 학습효과를 높인 ‘스마트 교실’도 도입되는 추세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재 및 교구 공급업체들의 체질개선도 본격화되고 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교육용 콘텐츠와 제품의 개발에 힘쓰면서, 이를 위한 각종 융합 및 파트너십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났다. 이번에 취재진이 만나본 ㈜원교재사(대표 성석경) 역시 그런 경우다.
원교재사는 30년 이상 과학기술 관련 교재 및 교구 개발 및 보급에 힘쓴 업체로, 최근에는 미래기술을 적용한 콘텐츠와 제품 방면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oT 전문 업체인 애니온넷과의 협업을 통해 첨단기술 기반의 스마트 교실 조성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취재진은 원교재사 성석경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교육환경의 변화 및 이에 대응하는 관련 업체들의 노력에 대해 살펴봤다.
- 업력이 상당하다 들었다. 현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
: 고생을 많이 한 부모 세대의 모습을 보면서 이 나라의 미래는 과학과 기술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과학기술 교육을 위한 교재 및 교구를 공급하는 기업을 세웠다. 법인 설립은 1991년이지만 실제 업력은 이보다 긴 35년 이상이다. 현재까지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회장, 한국검인정교과서 협회 이사, 한국모형항공과학협회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한국기술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혁신위원과 주식회사 원교재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원교재사는 어떤 회사인가? 대표적인 실적도 궁금하다
: 원교재사는 크게 출판 사업 중심의 콘텐츠 사업부와 실험실습을 위한 교구사업부, 현대화된 첨단교실을 위한 공간혁신사업부로 나뉜다. 콘텐츠사업부에서는 기술가정 교과서, 정보 교과서, 진로와 직업 교과서 출판과 과학기술 단행본 등을 출판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예전 김대중 정부가 교단 선진화라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교실에 컴퓨터와 멀티비전을 설치했는데, 당시 원교재사에서 이를 위한 전자 교과서를 개발해 납품한 바 있다. 한국 IT 혁신의 초석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그 외에 W시리즈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과학기술 계몽 서적도 발간한 바 있다.
교구 사업부에서는 학생들이 배우기 쉽고, 선생님들이 가르치기 쉬운 교구를 연구개발 제공과 과학기술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코딩, 드론, 3D프린터 등의 4차 산업 관련 솔루션을 개발 및 보급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혁신사업부는 AI과 IoT가 결합한 AIoT 기술을 적용, 들어가고 싶은 교실과 과학실, 실습실 등을 꾸미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시스템에서 학생을 알아보게 한다 거나 온도 및 탄소 배출량 등을 측정해 더 나은 실내 환경을 개선하는 등, 더 나은 교육 생태계를 제공하고자 한다.
- 원교재사의 제품과 서비스는 타사 대비 어떤 차별성이 있나?
: 원교재사는 ‘배우기 쉽고 가르치기 쉽게’라는 철학 아래 연구개발 전담인력을 두어 상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교과서 개발에 있어서도 책 속에 만들기 부록을 넣는 시도를 업계 최초로 시행하여 학생과 선생님의 교과서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그리고 우리는 교사, 학생들과 더불어 가야 한다는 경영이념을 강조한다. 배우기도 쉽고 가르치기도 쉬워야 한다는 의미다. 안 그러면 학생들은 흥미를 잃고 교사들도 가르치기 힘들어진다. 이론만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코딩이건 드론이건 직접 만져보며 자연스럽게 동기유발을 해야한다.
우리는 이를 위한 제품 개발은 물론, 자료개발, 컨설팅도 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제품은 일부 소모성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평생 A/S를 보장하고 있다. 영업 인력이 교육현장에 자주 방문해서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있으며, 제품 점검이나 사전 컨설팅을 통해 아이디어나 교육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건 이른바 ‘비포서비스’의 일환이기도 하다.
- 첨단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교구 및 스마트 학급이 주목받고 있다. 원교재사의 대응은?
: 기술 수업을 예를 든다면 예전에는 제도용구를 이용한 제도학습, 목공을 이용한 실습과 전기 교구를 이용한 납땜실습이 대부분이었으나, 점차적으로 인공지능, 코딩, 드론, 스팀(STEAM), 태양광 등 4차 산업 관련된 교구를 통한 실습이 늘어나고 있다.
차세대 교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전담부서가 있으며, 학생들에게 4차산업 관련 교육적 가치가 높은 교구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박람회 방문, 학교 선생님의 교구개발 아이디어 수렴과 학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교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은빛초등학교와 산학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여 양 기관이 아이들의 메이커교육에 협력하고 있다. 학교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저희와 IoT에 대한 기술과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애니온넷이 협업하여 학교 맞춤형 AI-IoT연계교실을 구현하고 있다.
-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이나 단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할 것 같다. 사례를 소개해 달라
: 앞서 소개한 IoT 사업 지원 전문업체인 애니온넷과의 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제품과 시설의 구현을 위해 협업할 기업을 찾던 중 애니온넷을 알게 되었으며, 애니온넷의 기술과 이상훈대표님을 비롯한 직원들의 열정을 보고 파트너십을 갖게 되었다. 애니온넷은 IoT 솔루션에 대한 이해가 깊은 업체다. 이번에 애니온넷 솔루션을 이용하여 서울에 있는 경수중학교 체험교실에 빛 조도에 의한 블라인드 자동개폐,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창문자동개폐, 동작감지센서를 이용한 전자기기 작동, 조명 자동 온오프, 인공지능스피커와의 연계 등의 다양한 IoT 시설을 구현했다.
최근 나라에서 4차 산업 관련 기술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고도화된 기술을 모두 개발하는 건 어렵다. 우리의 영업 채널 및 컨설팅 능력, 그리고 교구 관련 노하우에 애니온넷의 AI-IoT 솔루션을 결합해 다양한 4차 산업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는 융합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문재를 해결해야 한다.
- 최근 사업을 전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과학기술은 체험과 실험, 실습 등이 중요한 교과목인데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실험 실습 등이 많이 위축되어 있다. 특히 기술과목은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실험실습 등으로만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아직도 필기평가에 메이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실험실습 등의 학습이 필요한데 예산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이 과연 선진국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4차 산업 교육과 관련해 정부와 사회에서 좀더 체계적인 제도를 운영했으면 좋겠다. 최근 모 학교에서 3D 프린터를 수업 교재로 이용하던 교사가 육종암으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3D 프린터가 사실상 퇴출되다시피 해서 3D 프린터를 개발 공급하던 우리 같은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었는데, 이건 3D 프린터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3D 프린터에서 이용하는 필라멘트 소재 때문이다.
우리는 옥수수 전분 기반의 친환경 필라멘트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 유독성 필라멘트를 이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교육당국에서는 단순히 3D 프린터 이용을 막을 것이 아니라 안정성이 입증된 소재의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3D 프린터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진로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구현한 스마트 교실에 적용된 IoT 경험을 통해 미래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들이 통신기술 발전에 동참하는 인재가 되었으면 한다. 학교들의 체험을 위해 AIoT 시설을 구현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경수중학교 교장선생님 이하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단순히 보기 좋은 인테리어를 넘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첨단 시설을 구현하는 학교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다만 학교 예산이 부족하여 만족스럽게 구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어 안타깝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부분의 예산을 충분하게 지원했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