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AP 점유율 반등 기대…'중저가 공략 적중'
[IT동아 권택경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이하 AP) 시장에서 하반기 반전을 노린다. 중저가형 5G 모바일 AP 공급을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이 반등할 전망이다. 우려를 샀던 파운드리 수율도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프리미업급 제품인 엑시노스 2200에 더해 중저가형 제품인 엑시노스 1080, 엑시노스 1280 등으로 5G 모바일 AP에서 전 제품군을 갖춘 만큼 중저가 라인 공략을 통해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이하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AP 시장점유율 6.6%로 퀄컴, 미디어텍, 애플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SA는 퀄컴, 미디어텍, 애플은 점유율을 높였지만 하이실리콘과 삼성은 점유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 간 퀄컴, 미디어텍 등과의 경쟁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잃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저가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만큼 점유율 회복 여력은 충분하다.
특히 엑시노스 1280이 삼성전자의 점유율 회복을 견인할 전망이다. SA는 “삼성 LSI는 6년 만에 처음으로 1억 개 미만의 AP를 출하했다. 그러나 새로운 중저가형 5G AP인 엑시노스 1280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엑시노스 1280은 삼성 파운드리 5나노 EUV 공정으로 생산하는 중저가형 5G 모바일 AP다. 6GHz 이하 저주파대역과 초고주파대역(밀리미터파)까지 모두 지원하는 5G 모뎀이 탑재됐으며 FHD+ 해상도와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이미지 신호 처리 장치도 개선해 최대 1억 800만 화소와 3대의 카메라 지원으로 고화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또한 초당 4.3조 번 연산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를 갖춰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있다. 공식 발표는 지난 4월이었지만 3월에 이미 엑시노스1280을 탑재한 스마트폰인 갤럭시 A53 5G, 갤럭시 A33 5G 등을 먼저 공개한 바 있다.
갤럭시 A 시리즈는 갤럭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높은 판매량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그런 만큼 갤럭시 A 시리즈를 내세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할수록 엑시노스 점유율도 자연스레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초만 해도 프리미엄급 제품인 엑시노스 2200의 갤럭시S22 국내 모델 탑재 불발로 점유율 회복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저가 제품에서 엑시노스 공급을 대폭 늘리면서 오히려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3%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폰 7400만 대와 태블릿 800만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 1280는 갤럭시 A 시리즈 외에도 갤럭시 M 시리즈, F 시리즈 등 다양한 중저가 제품에 탑재되며 점유율을 더욱 늘려나갈 전망이다. 엑시노스1080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비보(Vivo)는 지난해 X60, X70 시리즈에 이어 올해 신제품 S15e에도 엑시노스 1080을 채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비롯해 고성능 중저가 AP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중저가 라인을 모두 공략하는 삼성의 모바일 AP 전략이 결국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시노스 생산을 맡는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는 공급 이슈 등 우려 속에서도 모든 응용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첨단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수율도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 1080, 엑시노스1280 등을 생산하는 5나노 공정은 현재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한때 낮은 수율로 도마 위에 올랐던 4나노 공정도 당초 계획한 구간에 진입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신공정인 3나노 공정 양산 준비도 올해 2분기 내를 목표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