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품는 인스타그램, 메타는 구세주 될 수 있을까
[IT동아 차주경 기자]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는 5월 9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창작자와 수집가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NFT를 표시하도록 도울 디지털 수집품 기능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의 가상·증강현실 제작 도구 스파크 AR을 활용해서 이 기능을 페이스북을 포함한 메타의 서비스 전반에 지원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마크 주커버그 CEO는 올 3월 열린 콘텐츠 행사 SXSW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인스타그램에 NFT를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용자가 가진 NFT를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는 기능은 물론, 새로운 NFT를 만드는 기능도 포함될 것으로 설명했다. NFT가 메타버스를 만들려는 메타의 사업 방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언급과 함께다.
메타는 NFT를 ‘창작자들에게 줄 표현의 도구’로 여긴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 역시 과거에 ‘인스타그램은 창작자를 적극 도울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인스타그램, 나아가 메타의 서비스 전반에 적용될 NFT 기능은 스파크 AR로 만들어지는 만큼, 2D보다는 3D 디지털 아트에 가까운 형태가 될 전망이다. 사용자와 창작자는 NFT를 만들어 메타의 가상 공간인 SNS뿐만 아니라 물리 공간에도 투영 가능하다. 가상 공간과 현실 공간을 이을 매개물인 셈이다. 물론, 이렇게 만든 NFT는 메타의 SNS에 마련된 시장(마켓플레이스)에서 자유롭게 사고 판다.
메타가 NFT를 개발하는 이유는 창작자 지원 외에도 여러 가지다. 먼저 디지털 등기 인증인 NFT를 쓰면 콘텐츠의 소유권을 명확히 판별 가능하다. 이는 콘텐츠의 보안을 지키고 합법 여부를 인증할 수단이 된다. NFT는 인스타그램 쇼핑에서 가짜 상품을 판별하는 데에도, 상품의 품질이나 상표 신뢰도를 보증하는 데에도 적합한 기술이다.
트위터, 틱톡 등 숏 폼(분량이 짧은) SNS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NFT가 메타의 새 무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이 심해졌다고는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사용자 수도 많은 SNS다.
방대한 사용자 수와 데이터를 디지털 자산의 첨병인 NFT로 풀어내면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낳을 것으로 기술 업계는 예견한다. 독일 은행 그룹 도이체방크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인스타그램이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연간 거둘 수익을 최대 80억 달러(약 10조 1,880억 원)로 추산했다.
비관하는 전망도 있다. 최근 NFT의 인기와 가격은 급격히 떨어졌다. 한 가상화폐 사업자는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남긴 세계 최초의 트윗(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의 NFT를 290만 달러(약 36억 9,300만 원)에 샀다. 이어 그는 이 NFT에 4,800만 달러(약 611억 3,760만 원)의 가치가 있다며 경매에 내놨지만, 첫날 제안 가격은 280달러(35만 원)에 불과했고 이후에도 3만 달러(약 3,800만 원)를 넘지 못했다. 체이널리시스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시장조사기업들도 2022년 상반기 NFT 시장의 총액이 전성기인 2021년 연간 총액의 25%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