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데이터거래소 개소 2년…성과와 과제는
[IT동아 김동진 기자] #지역 생활정보지 발행기업인 A사는 수익 제고를 위해 해당 지역 내에 상권분석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했다. 하지만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카드사의 매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데이터 거래 시 보안 강화를 위해 추가로 지출할 여력도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보안원이 직접 운영하는 금융데이터거래소를 접하게 된 A사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해당거래소를 통해 지역의 기간별, 업종별, 세대별 매출 내역을 분석한 정보를 구입할 수 있었고, 금융보안원이 직접 관리하는 거래소를 이용한 덕분에 보안 강화에 추가적인 지출을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금융데이터거래소 개소…현재까지 누적거래량 8,500여건
2020년 5월, 금융보안원이 금융데이터거래소의 문을 열기 전에는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 관리하는 데이터거래소는 많지 않았다. 거래를 한다고 해도 나라 밖에서 사고파는 형태였고, 보안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컸다. 금융보안원은 이같은 보안 우려를 불식시키고, 형성 초기 단계인 금융분야 데이터 유통시장의 안전과 신뢰 가능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보안원은 편리한 데이터 거래를 위해 데이터전문기관과 연계해 수요자와 공급자가 상품 검색, 상품 등록, 계약 체결, 데이터 결합 등 데이터 유통, 활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출범 이후 2022년 5월 기준, 참여 회원사가 총 106개사로 확대됐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52개사의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고 유통, 정보통신, 포털, 에너지 등 54개 비금융회사도 참여 중이다.
2022년 5월 5일 기준 거래소에 등록된 금융데이터 상품은 1,188건(무료 상품 367건, 유료 상품 821건)이며, 누적 거래량은 총 8,533건이다.
거래소 활성화 과제…"데이터 활용 교육, 데이터 혁신 얼라이언스 통해 해결할 것"
금융데이터거래소 출범 2년 차를 맞았지만, 거래액이 11억원에 그치는 등 활성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데이터 유통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데이터 활용 인식이 낮아 유통과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 유형은 은행, 카드, 신용, 부동산 관련 데이터에서 증권, 유통, 온라인쇼핑, 에너지 관련 데이터로 확대되고 있다”며 “데이터 수요 회원 역시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유통, 제조, 정보통신기업, 공공기관, 연구소, 학계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금융데이터거래소 운영에 관한 홍보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스타트업도 많다”며 “안전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데이터를 구입해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다 많은 기업이 인지한다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보안원은 올해 금융데이터거래소를 통한 데이터 발굴과 활용 사례를 적극 공유하고, 거래소 이용에 관한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거래소 보유 데이터의 다양화를 위해 여러 산업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데이터 혁신 얼라이언스(가칭)’도 하반기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제공기업, 가공기업, 컨설팅기업, 분석 기업 등 다양한 데이터 산업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소통과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보안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 시행된 올해를 금융데이터거래소 활성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거래소 이용 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글 /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