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로 활기 더한 모빌리티 플랫폼, 곳곳 ‘암초’도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달 18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달 2일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었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 회복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과 더불어 시민들의 외부 활동과 관련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4월 하와이, 몰디브 괌 등으로 대표되는 허니문 고객이 코로나 사태 이전의 70% 수준까지 회복되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특히 1~2월에 비하면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DB금융투자는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1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출처=카카오 T)
(출처=카카오 T)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를 앞둔 올해 4월 4일부터 17일까지 카카오 T를 통한 일평균 택시 호출 건수는 2021년 동기 대비 139%, 2020년 동기 대비 333%나 늘어난 323만 건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모빌리티 플랫폼의 호출 건수 증가는 택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탓도 있지만, 이러한 수요 증가를 충족할 만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탓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위 보고서에 따르면 심야 피크 시간대 법인 기사 수는 2020년 동기대비(2020년 4월 4일~24일) 12.1% 감소했으며, 같은 시기 개인 택시 기사들의 전국 개인 택시 기사 수 역시 5.9% 감소했다. 택시 기사의 수가 줄어 택시가 좀처럼 잡히질 않으니 그만큼 호출 수 역시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택시 대란’은 모빌리티 서비스의 운용을 택시 기사들에게만 의존해야 하는 국내의 제도적 환경에도 기인한다. 국내에선 불법인 ‘자가용 영업’을 한다는 논란 끝에 ‘우버X’는 2015년 3월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카카오 T 카풀’은 2019년 초, 사실상 서비즈 정식 출시를 포기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2020년 2월, 1심 판결에서 무죄를 받기도 했으나 같은 해 3월에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가맹 택시 확보 및 중개 호출 서비스에 치중했다. 타다는 타다 베이직을 중단하는 대신, 택시 기사가 운행하는 차량에 기반한 대형택시 호출 서비스인 ‘타다 넥스트’를 최근 정식 출시했다. 아쉬운 대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어갈 수는 있게 되었지만, 업체들은 국내의 각종 규제가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월 26일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배차를 몰아주는 행위를 했다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가맹 택시에 유리하도록 지난해 4~5월경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의심도 하고 있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각종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4일에 이미 배차 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고, 이는 다양한 시나리오별 배차 과정, 승객의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개발된 것이라며,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에 차별을 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21년 4월~5월경 배차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밝혔다.

‘혁신’을 내세운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의 시스템과 갈등을 겪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특히 모빌리티 서비스의 경우, 기존 서비스 업체 및 종사자들, 그리고 시민단체 등 다양한 집단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중에는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및 국토교통산업의 미래전략산업화’가 있는 만큼, 차기 정부가 모빌리티 혁신과 기존 업계와의 공생을 어떻게 이끌어낼 지 주목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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