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의 '군계일학', 인텔 코어 i9-12900KS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컴퓨터의 중앙처리 장치(Central Processing Unit, 이하 CPU)의 성능은 얼마나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가에 달렸다. 같은 세대를 기준으로 할 때 성능이 좋은 프로세서일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탑재하고, 보급형 프로세서로 갈수록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줄어든다. 또한 공정이 고도화할수록 동일한 실리콘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내장할 수 있어서 연산 속도가 더 빠르다. 하지만 프로세서의 성능은 단순히 트랜지스터의 숫자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동작하는가도 중요하다.

CPU의 동작 속도는 1초에 몇억 회의 사이클을 실행하는지를 의미하는 ‘기가헤르츠(GHz)’를 사용하며, GHz가 높을수록 동작 속도가 빠른 CPU다. GHz는 클록 속도라고도 부르는데, 트랜지스터가 많은 최신의 공정 CPU더라도 클록이 낮으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트랜지스터가 적어도 클록 속도가 빠르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내기도 한다.

덧붙여 클록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프로세서의 작동 마진(소위 수율)이 높아야 하고, 최적의 전력량을 인가해야 한다. 속도를 높일수록 발생하는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쿨링 시스템도 필수다. 시중에 나오는 CPU는 이 모든 조건이 최적으로 맞춰져 있으며, 소비자는 본인이 필요한 성능의 CPU를 맞춰서 구매하기만 하면 된다.

정점의 정점, 인텔 코어 i9-12900KS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KS 제품 및 패키지. 출처=IT동아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KS 제품 및 패키지. 출처=IT동아

종합해볼 때 CPU의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는 얼마나 많은 트랜지스터가 탑재돼있고, 또 어느 정도의 클록 속도로 동작하는가에 따른다. 여기서 곁가지로 나오는 요소가 바로 ‘오버클록’이다. 오버클록은 CPU의 동작 속도를 기본 설정값에서 조금 더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사용자가 직접 CPU 전력 인가량을 조절하고 높은 발열을 해소할 수 있는 쿨링 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 또한 제조사에서 오버클록을 가능하게끔 제한을 해제한 오버클록 전용 프로세서도 갖춰야 한다. 인텔에서는 이 프로세서를 ‘K’ 시리즈로 분류하며,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를 기준으로 i5-12600K와 i7-12700K, i9-12900K가 여기에 해당한다.

K 시리즈 프로세서는 열 설계 전력이 오버클록 미지원 제품과 비교해 두배 가량 높으며, 클록 속도도 발열과 안정성을 갖춘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작동 마진은 제품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오버클러커들 사이에서는 같은 프로세서더라도 동작 속도가 조금 더 높고 안정적인 프로세서를 원하는 수요가 있다. 이에 맞춰 인텔은 기존 i9-12900K에서 0.3GHz 더 빠른 동작 속도를 지원하는 인텔 코어 i9-12900KS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현재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 중 하나인 i9-12900K 중에서도 효율과 안정성이 극도로 높은 제품을 선별한 제품이다.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KS와 i9-12900K, i9-12900의 비교, 코어 수나 스레드 수는 같지만 동작 주파수와 열 설계 전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출처=인텔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KS와 i9-12900K, i9-12900의 비교, 코어 수나 스레드 수는 같지만 동작 주파수와 열 설계 전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출처=인텔

인텔 코어 i9-12900KS는 인텔 7공정(10nm) 기반의 데스크톱 프로세서다. 기존 i9-12900과 동일하게 8개의 성능 코어와 8개의 효율 코어로 총 16개의 코어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 캐시는 30MB며, DDR5 및 DDR4 메모리를 모두 지원한다. i9-12900과 비교하면 열 설계 전력이 150W로 기존 65W의 두 배에 가깝고, 이는 i9-12900K의 125W보다도 높은 수치다. 또한 최대 동작 주파수가 5.5GHz로, i9-12900의 5.1GHz와 i9-12900K의 5.2GHz보다 훨씬 높다. 말 그대로 i9-12900이라는 프로세서 자체가 낼 수 있는 잠재력과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프로세서다.

게이밍 성능은 최고 수준, 작업 성능도 인상적

테스트에는 인텔 코어 i9-12900KS를 비롯해 에이수스 Z690-P D4 메인보드, 4800MHz로 동작 속도를 끌어올린 16GB DDR5 메모리 두 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10GB 조합을 사용했다. 발열 해소를 위해 CPU 쿨러는 3열 구성의 커세어 하이드로 시리즈 H150i 프로를 활용했다. 다만 메인보드가 오버클록이 아닌 사무용 및 작업용 PC 메인보드라서, 인텔 코어 i9-12900KS의 성능을 완전히 구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자.

Cinebench R23 테스트 결과, 단일 코어 2천26점, 다중 코어 2만7312점으로 확인됐다. 출처=IT동아
Cinebench R23 테스트 결과, 단일 코어 2천26점, 다중 코어 2만7312점으로 확인됐다. 출처=IT동아

반복되는 렌더링을 처리하는 속도를 통해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성능을 수치로 확인하는 프로그램, 시네벤치 R23을 활용해 인텔 i9-12900KS의 성능을 확인해봤다.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9-12900KS가 획득한 점수는 단일 코어 기준 2천26점, 다중 코어 기준 2만7312점으로 확인된다. 2019년 출시된 인텔의 전문가용 프로세서인 제온 W-3275M과 비슷한 점수다. 그런데 제온 W-3275M은 무려 28코어 56스레드에 당시 출시 가격도 7천400달러에 달했다. 94만 원대의 일반 소비자용 제품인 코어 i9-12900KS가 16코어 24스레드로 이 제품의 성능에 다가섰다는 점 자체가 괄목할만한 성능 향상이다.

타임스파이의 CPU 스코어는 1만9088점, 파이어스트라이크의 CPU 점수(피직스 스코어)는 4만 3016점으로 확인됐다. 출처=IT동아
타임스파이의 CPU 스코어는 1만9088점, 파이어스트라이크의 CPU 점수(피직스 스코어)는 4만 3016점으로 확인됐다. 출처=IT동아

게이밍 성능 비교에 활용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3D마크의 타임스파이, 파이어스트라이크, CPU 프로파일을 각각 실행해 게이밍 성능을 확인해보았다. 우선 다이렉트 12 기반의 타임스파이 테스트에서는 1만 9천 점, FHD 해상도에 맞는 파이어 스트라이크는 4만 3천점, QHD인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과 4K 해상도인 울트라는 각각 3만 9천점 대의 점수를 획득했다. AMD 라이젠 9 5950X의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가 3만 5천 점인 것과 비교하면 8천 점 가량 높다. CPU 성능을 측정하는 CPU 프로파일에서는 전체 1만 2248점, 단일 기준 1천123점으로 역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전 세대 최상급인 인텔 i9-11900K가 전체 8천500 점대이므로 성능 향상폭이 상당하다.

블랜더 3.1 테스트 결과, 종합 379.9점으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블랜더 3.1 테스트 결과, 종합 379.9점으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3D 렌더링 성능을 비교하는 프로그램, 블랜더의 3.1버전 벤치마크를 활용한 테스트도 진행했다. 해당 결과는 특정 3D 랜더링을 수행해 1초에 몇 프레임을 생성하는가를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관련 작업의 처리 속도가 빠른 컴퓨터다. 해당 결과에서 인텔 코어 i9-12900KS는 몬스터 기준 187.9프레임, 정크숍 104.9프레임, 클래스룸 87.1프레임으로 총합 379.9점을 획득했다. 이는 중앙값 367.35의 코어 i9-12900K보다는 조금 더 높은 점수고, 애플 M1 울트라나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3955WX와 비슷한 점수다.

압축 프로그램 7zip에 내장된 벤치마크의 테스트 결과. 전체 평가 135.890GIPS다. 출처=IT동아
압축 프로그램 7zip에 내장된 벤치마크의 테스트 결과. 전체 평가 135.890GIPS다. 출처=IT동아

CPU의 연산 처리 성능이 곧 결과로 직결되는 압축 성능과 영상 인코딩 성능도 각각 테스트해봤다. 압축 프로그램 7zip에 내장된 압축 성능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사전 크기를 32MB로 설정한 상태에서의 압축 속도는 122.116GIPS, 압축 해제 속도는 149.664GIPS로 나타났다. AMD 라이젠 9 5950X와 비교하면 15~20%정도 떨어지는 결과인데, 이는 5950X의 멀티 스레드 숫자가 훨씬 많은 것에 따른 차이다.

영상 인코딩 프로그램 핸드브레이크를 활용해 1.8GB 용량의 4K 영상을 FHD로 변환했다. 약 1분 30초가 소요됐다. 출처=IT동아
영상 인코딩 프로그램 핸드브레이크를 활용해 1.8GB 용량의 4K 영상을 FHD로 변환했다. 약 1분 30초가 소요됐다. 출처=IT동아

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인 핸드브레이크를 활용해 2분 13초, 1.8GB 용량의 4K 영상을 H264 코덱 기반의 1080p 30프레임의 영상을 변환해봤다. 해당 작업을 사무용 노트북으로 작업하면 약 10분 정도는 소요되지만, 인텔 i9-12900KS는 약 1분 30초만에 작업을 끝냈다. 스레드 수가 많을수록 유리한 작업에서는 AMD 라이젠 9 5950X가 앞서는 모습이지만, 실제 애플리케이션 환경에서는 스레드보다는 코어 각각의 성능이 중요하다. 그런 시각으로 보자면 코어 i9-12900KS가 앞서는 경우도, AMD 라이젠 9 5950X가 나은 경우가 각각 있을 것이다.

2022년 5월 기준 최고의 게이밍 프로세서

인텔 코어 i9-12900KS는 12900K에서도 엄선된 제품이며, 5.5GHz에 달하는 빠른 동작 속도를 제공한다. 출처=IT동아
인텔 코어 i9-12900KS는 12900K에서도 엄선된 제품이며, 5.5GHz에 달하는 빠른 동작 속도를 제공한다. 출처=IT동아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인텔 7 공정 기반의 프로세서다. 지난해 출시 이후 가격대 성능비면에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 성능도 기대 이상이어서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있다. 특히 12세대 인텔 코어 K 시리즈는 만족스러운 성능과 오버클록 잠재력을 갖춰 이상적인 게이밍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주목받고 있고, 그중에서도 인텔 코어 i9-12900K는 명실상부 최고의 게이밍 프로세서로 대접받고 있다.

이미 코어 i9-12900K만으로도 최고 수준의 성능인데, 인텔 코어 i9-12900KS는 여기에서 또 한 번 정제된 최상급의 프로세서다. 5.5GHz의 빠른 동작 속도와 검증된 작동 마진, 그리고 인텔 자체의 안정성과 신뢰성은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를 추구하는 게이머와 오버클러커라면 빠져들만큼 매력적이다. 가격은 94만 원대로 기존 i9-12900K와 비교하면 20만 원 더 비싸다. 말 그대로 현세대 최고의 게이밍 데스크톱을 만들고 싶거나, 극한의 오버클럭을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선택할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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