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모든 IT 서비스는 개발에서 비롯된다 - 로앤컴퍼니 엔지니어 이야기
[IT동아 남시현 기자] ‘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스타트업人으로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로앤컴퍼니’입니다. 로앤컴퍼니는 법률 서비스의 대중화와 선진화를 목표로 설립된 리걸테크(법을 뜻하는 Legal과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를 합친 용어) 스타트업으로, 변호사와 소비자가 소통하며 법률 서비스를 누리는 법률 플랫폼 ‘로톡’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로톡은 2014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70만여 건의 누적 상담과 지난달 기준 월 187만 명 이상의 활성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허위 및 과장 문구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실시간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플랫폼 책임 운영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초에는 판례 검색 서비스인 빅케이스를 시작하는 등 사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톡의 서비스는 누가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요? 로앤컴퍼니의 인재, ‘정철훈 플랫폼 파트 엔지니어’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정 엔지니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화상회의 솔루션 개발을 거친 뒤 2017년 로앤컴퍼니에 입사해 올해로 6년 가까이 로톡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서비스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프론트엔드’ 개발로 시작해 지금은 서비스의 중추인 ‘플랫폼’ 파트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법률에 IT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리걸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어떻게 다를지 ‘스타트업人’으로 조명해봅니다.
“로톡 서비스 개발은 변호사와 법률 소비자의 자유로운 소통을 돕는 과정”
로앤컴퍼니는 크게 서비스 및 전략을 수립하는 사업전략본부, 대내외 소통으로 서비스를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본부,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맡는 프로덕트 본부로 구성돼있습니다. 프로덕트 본부는 기획팀과 디자인팀, 개발팀, AI(인공지능)팀, CX(고객경험)팀 등 여러 팀으로 구성돼있으며, 정 엔지니어도 이 부서에 속해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개발팀은 서비스 개발 파트, 인프라 파트, 플랫폼 파트로 나뉘며, 정 엔지니어는 플랫폼 파트에 속해 있습니다. 개발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정 엔지니어는 "서비스 개발 파트는 소비자와 직접 맞닿고 상호작용하는 프론트엔드 영역, 해당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백엔드 영역, 그리고 모바일 앱 업무를 담당하고, 인프라 파트는 개발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배포되고 동작하도록 환경 구성 및 관리 업무를 맡습니다. 제가 속한 플랫폼 파트는 서비스 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공통 설정과 환경을 조성하고 관리합니다." 라며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플랫폼을 제외한 나머지 부서는 소비자가 로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나 기능, 데이터 등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로톡의 서비스가 플랫폼 위에서 관리됩니다. 플랫폼 부서는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반을 다지고,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정철훈 플랫폼 파트 엔지니어는 어떻게 로앤컴퍼니와 함께 하게 됐을까요? 정 엔지니어는 “처음 로앤컴퍼니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서비스의 기술 기반 때문입니다. 제가 관심있어 했던 개발 기술이 다른 기업에서 잘 사용되지 않았었지만, 로톡이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입사하게 되고 나서는 로톡 서비스 자체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는 점에 매료돼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네요.
로앤컴퍼니에서는 어떻게 서비스를 개발할까요? 정 엔지니어는 “로앤컴퍼니는 서비스 기획자가 서비스를 구상하고, 이 과정에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합니다. 서비스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프로젝트를 구축해 개발을 시작하며, 이후 디자인 부서와 업무를 조율해 서비스를 만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나 개발자들끼리는 ‘코드 리뷰’라는 문화로 서로의 작업 내용을 평가하고, 다듬는 문화가 있다고 하네요. 그는 “코드 리뷰를 시작한 지는 약 3년 차로, 개발자가 작업한 결과물을 동료 개발자가 개선할 점, 사전에 위험 요소 등을 점검하는 과정입니다. 코드 리뷰를 통해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개선점을 받아들이고,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게 됩니다. 특히 새롭게 입사하는 분들이 실수할 가능성을 줄이고, 배움의 기회로 삼으면서 빠르게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활용하는 도구도 물어봤습니다. 로앤컴퍼니의 개발자들은 협업 툴 ‘슬랙’을 통해 소통하고, 문서 기록은 ‘노션’을 활용합니다. 또한 업무 관리는 지라를 활용하며, 디자이너와의 소통은 ‘제플린’과 ‘피그마’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개발 과정에는 주로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S Code)’를 활용하며 버전 제어에는 ‘깃헙 액션(github action)’과 ‘서클CI(CircleCI)’를 쓴다고 합니다.물론 도구 자체는 종속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적절하거나 최적의 방법을 찾아간다고 하네요.
이런 과정을 거쳐 여러 팀과의 협업을 통해 정 엔지니어가 내놓은 서비스로는 올해 초 서비스를 시작한 법률 판례 검색 서비스 ‘빅케이스’, 실시간 AI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있습니다. 올해 1월 출시한 빅케이스는 국내 최다 판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74만여 건의 판례 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본격 AI(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단문, 짧은 단어는 물론 장문의 문장으로도 판례 검색을 지원합니다. 실시간 AI 모니터링 시스템은 로톡 회원 변호사가 프로필 문구를 작성하면 AI 자동 텍스트 검출 방식으로 허위 과장 문구를 파악하는 기능으로, 변호사 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발자가 법률 판례 검색이나 법률 상담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로앤컴퍼니의 개발자라면 이런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정 엔지니어는 “로앤컴퍼니의 개발 과정은 일반 개발 환경보다 법적인 제한이 많고, 틈틈이 검토해야 합니다. 법무팀을 포함해 사내에 다수의 변호사들이 계셔서 면밀하게 법적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고, 개발자 역시 예외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법률 검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지식을 배우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되면 더욱 좋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지식이 필요한 건 아니고,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거나 경험을 쌓으면서 알게 됩니다. 세심하게 업무를 살필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지요”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여러 부서가 유기적으로 조율해야 하는 특성 때문인지 한 달에 한 번씩 ‘친해지길 바라’ 라는 이벤트도 진행합니다. 정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들은 서로 등을 맞대고 일하지만, 다른 부서와의 접점이 많진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임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무작위로 선정된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서로의 업무와 시장 동향 등을 나누곤 합니다. 엔지니어들이 법률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도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지요”라고 얘기했습니다.
“개발자는 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한편, 코로나 19 이후 IT기업들이 한 단계식 성장하며 개발자 직군이 귀하신 몸이 된 상황입니다. 로앤컴퍼니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을 하고 있을까요? 정 엔지니어는 “연봉도 중요하지만, 동료에게 배우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다닌다는 점은 더욱 중요합니다. 저 역시 로앤컴퍼니와 함께한 지 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개발하며 배우는 것들이 많고, 또 성장할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느낍니다. 회사 역시 원격 근무나 유연 근무제 등을 통해 작업 시간을 보장하고 최신 장비 및 업무용 도구를 제공하는 식으로 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법률’이라는 전문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법률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인은 물론 지인의 문제까지 적극 도와주는 게 우리 로앤컴퍼니만의 장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로앤컴퍼니라는 기업을 넘어, 개발자가 서비스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정철훈 플랫폼 서비스 엔지니어는 “개발자가 개발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 공감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변호사가 멀리 있는 직군이라 생각됐지만, 로앤컴퍼니와 함께하고 있는 지금은 변호사가 가까이에 있고 어려움에 처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우리가 서비스를 개발할수록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로앤컴퍼니의 플랫폼 엔지니어로서,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개발 환경을 고도화하고, 법률 소비자들과 동료들이 함께 성장하는 데 조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습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