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컴퓨터도 성능 고려해야, '학습용 컴퓨터'를 고르는 기준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오늘날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은 컴퓨터다. 최근의 학습 환경은 디지털 교과서나 화상 강의용 태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학습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나, 컴퓨터만 있으면 그 학습 과정을 모두 다 진행할 수 있어서다. 특히나 컴퓨터는 교과 과목 이외에도 코딩이나 게임 개발, 영상 편집 등 추후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업들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그런데 최신 IT 트렌드에 대해 잘 모르는 학부모라면 어떤 컴퓨터를 맞춰줘야 할지 갈피조차 잡기가 쉽지 않다. 30~40만 원대 컴퓨터를 맞춰줬는데 아이가 원하는 작업에 부족한 성능일 수도 있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고가의 제품을 사주기도 어렵고, 고성능의 기준도 파악하기가 어렵다. 학습 수준에 맞는 컴퓨터는 어떤 구성일지,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기반 데스크톱을 기반으로 소개한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한다면, 인텔 펜티엄 골드·셀러론
컴퓨터의 성능과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CPU와 그래픽 카드다. 여기서 CPU는 컴퓨터 전반의 연산 처리 속도 등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픽 카드는 게임이나 인공지능 개발 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코딩이나 개발 등에 활용할 컴퓨터라면 CPU 성능에 우선을 두고, 게임 엔진이나 영상 편집도 고려한다면 그래픽 카드의 성능도 높여야 한다.
만약 게이밍 성능을 제한함과 동시에 온라인 강의, 과제 풀이 등 간단한 작업 용도의 컴퓨터를 찾는다면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인텔 펜티엄 골드 G7400이나 인텔 셀러론 G6900을 추천한다. 두 프로세서는 올해 1월 출시된 최신형 인텔 프로세서의 보급형 CPU로, 가벼운 사무용 작업에 최적화된 성능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셀러론 G6900이 6만 원대, G7400이 8만 7천 원대로 저렴하다. 여기에 10만 원대 H610 칩셋 메인보드와 4GB DDR4 메모리, 256GB NVMe SSD, 500W 파워 서플라이를 합치면 30만 원대로 조립할 수 있다.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 기기는 제외한 가격대다.
30만 원대 구성에서는 그래픽 카드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CPU에 내장된 저성능 GPU를 활용한다. 따라서 게임을 즐기거나 고부하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가장 적은 금액으로 학습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다재다능한 학습권 보장, 인텔 코어 i5-12400
인텔 펜티엄 골드나 셀러론이 학습 환경을 위한 최저선이라면, 인텔 코어 i5-12400은 다양한 종류의 학습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성능은 전체 라인업 중 중간 수준이며, 100만 원대 게이밍 데스크톱이나 비즈니스용 데스크톱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앞서 펜티엄 골드와 셀러론의 연산 처리 구성은 각각 2코어 2스레드, 2코어 4스레드로 조금이라도 높은 연산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한계를 보이지만, 코어 i5-12400은 6코어 12스레드로 영상 편집이나 코딩 등의 작업도 원활하게 해결한다. 만약 게임이나 아두이노 개발 등의 작업 용도로 활용한다면 이정도 CPU는 써야 안정적이다.
가격은 코어 i5-12400이 23만 원 대며, 4코어 8스레드로 한 단계 낮은 성능의 코어 i3-12100이 15만 원대다. 여기에 13만 원대 B660 칩셋 메인보드와 8GB DDR4 메모리, 256GB NVMe 및 SSD 등을 구성한다면 최소 45만 원대에 컴퓨터를 구성할 수 있다. 참고로 인텔 코어 i5-12400F처럼 뒤에 알파벳 F가 붙은 버전은 내장 그래픽이 제외된 사양이어서 반드시 그래픽 카드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고, K가 붙은 버전은 오버클록용 제품이라 교육 용도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그래픽 카드는 40만 원대인 GTX 1660 슈퍼나 50만 원대인 RTX 3050 등을 추가하면 개발 입문자용 컴퓨터로는 손색이 없다.
부족함 없는 교육 환경을 위한 인텔 코어 i7-12700
교육용 컴퓨터는 성능이 높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영상 편집을 시작했거나, 수준급의 코딩, 게임 개발 실력을 갖춰 쓸만한 컴퓨터 사양이 필요한 경우, 혹은 프로게이머 등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는 경우 등이다. 2022년 기준이라면 인텔 코어 i5-12400으로도 부족함이 없지만, 몇 년이 지나도 성능에 부족함이 없다고 느끼려면 고사양 프로세서인 코어 i7-12700 정도는 맞춰주는 게 좋다.
12세대 인텔 코어 i7-12700은 12코어 20스레드 구성의 고사양 프로세서로, 작업 효율에 관련된 L3 캐시 용량이 25MB로, L3 캐시 용량이 6MB인 G7400의 4배가 넘는다. 절대적인 성능이 네 배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코딩 등의 작업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구동된다. 인텔 코어 i5-12700에 18만 원대 H670 메인보드, 32GB 메모리 및 1TB NVMe 등을 구성한다면 그래픽 카드를 제외하고는 90~100만 원대에 고성능 학습용 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비디오 메모리가 12GB인 55만 원대 RTX 3060 혹은 90만 원대 고성능 게이밍 그래픽 카드인 RTX 3070 Ti를 조합하면 향후 몇 년 동안은 부족함 없는 고사양 작업 환경을 맞출 수 있다.
한번 사면 오래 쓰는 PC, 어떤 기준으로 구매해야할까
학습용 데스크톱은 학생이 컴퓨터로 무슨 작업을 하는지, 그리고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컴퓨터로 인터넷 강의나 문서 작업 이상의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 없다면 펜티엄 골드나 셀러론으로도 4~5년 이상 쓸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컴퓨터를 활용하는 학습으로 진로를 정한다면 최소한 코어 i5 급을 선택하는 게 좋다. 컴퓨터의 성능은 곧 작업 효율에 영향을 미치므로, 장기적으로는 실력 향상에 보탬이 된다. 한발 더 나아가 학생 수준이 성장하는 부분까지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의 컴퓨터를 고려한다면 코어 i7 급을 맞춰야 향후 중복 지출을 피할 수 있다.
인텔 코어 i5-12400나 i3-12100은 2~3년이 지났을 때 업그레이드를 반영하기 애매한 성능이지만, 코어 i7-12700은 업그레이드를 해도 충분한 성능이기 때문이다. 한편, 또한 브랜드 완제품 혹은 일체형 컴퓨터는 피하는 게 좋다. 브랜드 완제품은 보증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2~3년 전 구형 컴퓨터를 현시점에 출고가 그대로 파는 경우가 있다. 성능을 구분할 수 없다면 성능이 30~40% 떨어지는 구형 컴퓨터를 신제품보다 비싼 값에 살 수도 있다. 또 모니터 일체형 컴퓨터는 노트북 프로세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기에는 좋아도,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고 수리도 까다롭다. 개발이나 코딩, 편집 용도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족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