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할 수 있는 걸 하겠다" 3000억 들인 카카오의 상생 해법
[IT동아 권택경 기자] 카카오가 3000억 원 규모 기금이 투입되는 상생안 내용을 공개했다. 앞으로 5년간 소상공인, 콘텐츠 창작자, 사회적 약자 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행보를 가속하는 ‘비욘드 코리아’ 전략으로 3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6일 오전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상생안의 구체적 지원 분야로는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공연 예술 창작자, 모빌리티 종사자, 스타트업 및 사회혁신가, 지역 사회 및 이동·디지털 약자 등 6개 분야를 선정했다. 단순한 기부가 아닌, 카카오의 강점을 살리는 동반 성장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홍은택 공동 센터장은 “상생의 핵심 가치는 사회 지속 가능성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함께 하는 것”이라며 카카오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길도 사회 그리고 카카오가 함께 지속 성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소신상인 프로젝트’로 소상공인 돕는다
카카오는 먼저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인 ‘소신상인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소상공인들의 카카오톡 채널 운영, 모바일 마케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소상공인들을 고려해 직접 찾아가 돕는 전담 ‘디지털 서포터즈’를 운영하며 온라인 맞춤 교육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채널 운영 비용을 지원하고 ‘카카오톡 채널 홍보 키트’도 배부한다.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소신상인 쉬운 결제’도 지원하기로 했다.
‘소신상인 프로젝트’는 올해 상반기 중 소수의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후 전국으로 점차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홍 센터장은 “서울 광장시장, 신영시장, 제주 올레시장 등 전통시장 상인들과 접촉해 얘기를 나눴고 베이커리, 화해 농가 등 직능 단체들과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농수산물 생산자를 위한 ‘제가버치 프로젝트’도 확대 운영한다. 농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판로를 열어주는 프로젝트다. 카카오는 지난해 8월부터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농산물을 매입해 공동 주문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까지 농산물 총 651통을 매수해 판매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지역과 상품군의 폭을 넓힐 방침이다.
5년간 최소 100억 들여 콘텐츠 창작자 지원재단 설립
카카오는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지원을 위해 5년간 최소 100억 원을 들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창작지원재단(가칭)’을 설립한다. 재단은 콘텐츠 창작 지원가 함께 다양한 처우 개선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창작 과정에서 생기는 심리 치료 지원, 저작권 문제 해결 등 법률적 지원 등이 포함된다. 산학 협력으로 예비 창작자들을 육성하고 창작 기회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콘텐츠 파트너 사와 작가들 사이의 수익 배분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올해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현재는 정산 세부 내역을 파트너사들만 확인할 수 있지만,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파트너사와 계약한 작가들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작품 뷰어 엔드의 광고 수익을 창작자에게 배분하는 등 창작자 수익 배분율을 개선할 방침이다.
공연 예술 분야도 지원한다. 카카오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 대중음악공연 전문 시설인 ‘서울 카카오 아레나’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아레나는 K팝 콘텐츠 산업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소오된 에술인들의 성장 기회 창출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 운영에도 활용된다.
큰 틀만 제시한 카카오모빌리티, 구체적 내용은 7일 따로 발표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7일 따로 발표회를 열고 신뢰 기반의 상생 및 ESG 경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도 큰 틀에서의 방향성은 제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더 나은 승차와 배차 경험을 원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택시 기사들의 수익을 증대하고 산업이 고도화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 정부, 관련 기관과 지속해서 대화하고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상생 자문 위원회’와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부터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 블루 서비스 취소 수수료 배분, 대리기사 변동 수수료율 개선 등 플랫폼 종사자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3년 안에 해외 매출 30%까지 늘리겠다”
김성수 공동 센터장은 카카오의 10%인 해외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당장 올해부터 카카오 공동체 해외 매출을 전년 대비 40% 끌어올릴 방침이다.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는 카카오의 미래 전략인 ‘비욘드 코리아’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 콘텐츠, IP 기반 글로벌 거점 지역을 확보하고 공동체 간 시너지를 끌어내 점유율을 확장하는 전략을 펼친다. 그 선봉으로 카카오픽코마가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카카오가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픽코마는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비게임 앱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픽코마는 일본 유명 출판사와 프랑스 출판사가 제공하는 일본식 만화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한국식 웹툰을 동시에 서비스하면서 유럽 시장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사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아세안, 중화권,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지금의 3배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북미 시장은 카카오가 지난해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와 우시아월드로 삼각편대를 꾸려 공략한다. 2024년까지 북미 거래액 5000억 원을 달성해 스토리 지식재산(IP) 분야의 압도적 1위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아세안 시장은 카카오웹툰 플랫폼 및 1만여 개에 이르는 오리지널 IP 역량에 집중하며 영향력을 확대한다. 태국과 대만에서는 참신한 이용자 경험(UX)과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다채로운 장르의 IP를 통해 1위 수성에 나서며, 인도네시아에서도 카카오페이지를 올해 중에 카카오엡툰으로 리브랜딩할 계획이다.
현재 해외 매출이 20% 안팎인 음악과 미디어 사업에서도 글로벌 성장에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음악 분야에서는 전 세계 팬덤을 갖춘 글로벌 아티스트 IP를 발굴하고 육성하고, 북미 지역을 비롯한 K팝 핵심 국가에서 현지 노하우와 전문 역량을 갖춘 인프라를 구축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미디어 사업에서는 전 세계적 팬덤을 확보한 스타 배우들, 탁월한 제작 역량을 갖춘 제작진 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콘텐츠 IP를 선보이며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CAC는 비욘드 코리아 추진을 위해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시너지 TF’를 조직한다고 밝혔다. 콘텐츠, IP, 인프라, 네트워크 등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하며, 글로벌 진출 노하우를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글로벌·미래·핵심 사업 분야의 M&A, 지분 투자,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성수 센터장은 “카카오 공동체가 사회의 기대에 부합하고, 성장의 과실을 파트너들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와 약속한 책임을 이행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