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3, ‘가성비’와 ‘가심비’ 사이의 선택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 25일, 애플 아이폰 시리즈 중 보급형을 담당하는 ‘아이폰SE’의 3세대 제품(이하 아이폰SE3)이 국내 개통을 시작했다. 출고가는 저장 용량 기준으로 64GB 모델이 59만원, 128GB 모델이 66만원이며, 256GB 모델이 80만원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스마트폰 시장 기준으로 보면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최신의 아이폰을 가장 적은 부담으로 살 수 있는 선택지임은 확실하다. 과연 어떤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제품일까?
작고 가벼운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 적어도 5인치급, 일반적으로 6~7인치급 화면에 무게 역시 200g을 넘나드는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는 것이 2022년 현재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면 4.7인치 화면에 144g의 무게를 갖춘 아이폰SE3는 작고 가벼운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축복이나 다름없다.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앱이 막힘없이 실행되기를 바란다면
: 아이폰 SE3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프로세서는 아이폰SE3보다 훨씬 비싼 상위 제품인 아이폰 13이나 아이폰13 프로, 아이폰13 프로 맥스 등에도 탑재된 것이다. 아이폰SE3이 비록 보급형에 속한 제품이긴 하지만 성능의 핵심인 프로세서는 최고급 스마트폰과 동급이라는 의미다. 당연히 대부분의 최신 게임이나 고품질 콘텐츠를 막힘없이 실행할 수 있다. 제품 출고가 대비 프로세서 성능만 따지자면 아이폰 SE3를 능가하는 제품은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아이폰 7, 8, SE2용 액세서리, 재활용 가능
: 아이폰SE3는 2022년에 나온 최신 제품이긴 하지만 외형을 구성하는 물리적인 디자인은 2016년에 나온 아이폰7, 2017년에 나온 아이폰8, 그리고 2020년에 나온 아이폰SE 2세대(이하 아이폰SE2)와 같다. 강화유리나 케이스와 같은 상당수의 액세서리가 서로 호환된다는 의미다.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관련 액세서리 구매에도 많은 돈이 들곤 하는데, 구형 아이폰용 액세서리를 이미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아이폰SE3 구매 시 이런 부담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으며, 새로 액세서리를 사려할 때도 선택의 폭이 넓다.
터치ID(지문인식) 기능을 선호하는 사람, 아직도 있다
: 아이폰 주류 모델은 2017년에 나온 아이폰X 시리즈 이후, 지문 센서가 사라져서 터치ID 기능 역시 쓰지 못하게 되었다. 물론 그 대신 사용자의 얼굴 형태를 인식해 각종 잠금을 푸는 페이스ID 기능이 탑재되었지만 아직도 터치 ID를 더 선호하는 사용자는 분명히 있다. 아이폰SE3는 최신 아이폰 중 유일하게 지문 센서를 탑재하고 터치ID를 지원하는 모델이다.
‘신상’ 티 나는 스마트폰을 쓰고 싶은 소비자라면 ‘비추’
: 아이폰7, 8, SE2와 외형이 같다는 점은 그만큼 친숙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신형 제품의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같은 블랙, 같은 화이트 컬러 본체라고 해도 아이폰 SE3는 기존 제품(7, 8, SE2)에 비해 좀더 반짝거리는 느낌이 든다는 의견도 있긴 한데, 이걸 알아차리는 주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제 산 신제품인데도 불구하고 “그 폰 참 오래도 쓰는구나” 라는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아이폰SE3는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품이지만,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이른바 ‘가심비’가 떨어지는 제품이기도 하다. 어떤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부족함 없는 성능을 선사하겠다는 애플의 전략은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제품의 구매를 생각한다면 직접 매장에 가서 손에 쥐어 본 후에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