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시 착용에 특화'··· 신개념 오픈형 이어폰, 소니 링크버즈
[IT동아 남시현 기자] 완전 무선 이어폰이 빠르게 유선 이어폰을 대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선의 자유로움 덕분이다. 기존의 유선 이어폰은 항상 착용하기에 불편함이 많았지만, 완전 무선 이어폰은 계속 쓰고 있어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 무선 이어폰은 외이도에 이어폰을 고정하는 커널형이다. 커널형(밀폐형) 이어폰은 주변의 소음을 차단해 음원을 듣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외부의 소리가 차단돼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어렵고 장시간 착용 시 외이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무선 이어폰을 상시 착용하는 건 좋지 않다.
완전 무선 이어폰이 오픈형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오픈형 이어폰은 주변의 소음이 유입되는 형태로 돼있어 음원을 감상하면서도 주변의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다. 커널형만큼 음원에 집중할 순 없지만, 일상생활이나 업무 중에 활용해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2월, 소니가 출시한 무선 이어폰 ‘링크버즈(LinkBuds)’는 아예 이런 조건을 상정해서 만든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특히, 완전 무선 이어폰은 물론 유선 이어폰까지 통틀어서도 드문 형태의 디자인으로 제작돼 주목을 받고 있다. 링크버즈의 매력 포인트를 직접 살펴봤다.
휴대폰을 놓을 수 없다면, 링크버즈를 쓰자
소니 링크버즈가 오픈형 이어폰 중에서도 특별한 이유는 바로 반지 형태로 제작된 12mm 오픈형 다이내믹 드라이버 때문이다. 일반적인 이어폰은 드라이버가 귓구멍을 막는 형태다. 커널형은 주변의 틈새를 막아 소음을 차단하고, 오픈형은 틈 사이로 소리가 새어들어오는 구조다. 그런데 링크버즈는 중간에 약 5mm 지름의 구멍이 뚫린 링 드라이버를 사용해, 주변의 소리가 틈 사이가 아닌 귀에 바로 들어오게 돼있다. 음원이 재생되고 있어도 주변의 소리를 직관적으로 들을 수 있다.
외이도에 꽂거나 걸치는 형태가 아닌, 귓바퀴에 걸치는 방식도 링크버즈의 장점이다. 일반적인 이어폰은 귓구멍에 넣는 구조라서 오래 사용하면 귀에 통증이나 압박감이 있다. 심한 경우에는 외이도염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 링크버즈는 피팅 서포터를 활용해 귓바퀴에 걸치는 구조라서 오래 사용해도 압박감이 없다. 피팅 서포터는 귀 사이즈에 따라 총 다섯 종류가 제공되며, 양쪽 귀 크기에 맞게 바꿔서 달면 된다. 무게 역시 한쪽 기준 4.1g으로 가벼워서 종종 착용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다.
외관 색상은 백색 및 회색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조돼 표면이 독특한 질감을 띤다. 내부의 링은 금속으로 코팅해 내구성을 높였고, 피팅 서포터는 실리콘 재질이어서 부드럽다. 이어폰과 케이스는 자석으로 부착된 다음 물리적으로 체결되고, 케이스도 버튼을 눌러서 여는 방식이라 고정력이 좋다. 충전은 케이스 후면의 USB-C형 케이블로 충전하며, 배터리는 10분 충전 시 1시간 30분 간 연속 사용할 수 있고, 한번 완충 시 5시간 30분 동안 연속으로 쓸 수 있다. 충전 케이스를 포함하면 최대 17시간 30분을 쓸 수 있다.
연결 방법 간단… 앱으로 모든 기능 활용
사용 방법은 블루투스로 직접 연결하거나, 소니 헤드폰 커넥트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블루투스를 쓴다면 어떤 장치든 바로 연결할 수 있고, 헤드폰 커넥트 앱으로 연결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앱에서 이어폰과 케이스의 배터리 정보가 제공되고, 사운드나 시스템, 탭 조작 기능 변경, 서비스 등을 설정할 수 있다. 기기 최적화 및 업그레이드도 헤드폰 커넥트 앱을 통해 진행된다. 해당 앱을 통해 쓸 수 있는 핵심 기능은 스피크 투 챗과 블루투스 연결 품질, 적응형 볼륨 제어다.
스피크 투 챗(Speak-To-Chat) 기능은 링크버즈의 핵심 기능이다. 스피크 투 챗이 켜지면, 이어폰이 사용자의 대화 시작을 인지하고 음악을 멈춘다. 큰 소리로 음악을 듣다가도 주변에 사용자가 말을 걸 때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기기를 터치할 필요도 없이 바로 대화할 수 있다. 또한 적응형 볼륨 제어를 활성화하면, 기기가 자동으로 주변 소음을 감지해 볼륨을 최적화한다. 조용한 곳에서는 작게, 시끄러운 곳에서는 크게 소리가 난다. 이외에도 이퀄라이저나 음장 효과 기능인 360 리얼리티 오디오, 스포티파이 연동 등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실제 착용감이나 활용도는 매우 만족스럽다. 오픈형 이어폰을 상시 착용해온 사람이라면 당장에 빠져들 만큼 매력적이다. 일단 이어폰이 귓바퀴에 걸치는 형태이므로 착용 시 통증이 없고, 또 가벼워서 느낌도 없다. 주변의 소리가 잘 들어오는 구조임에도, 원형의 드라이버로 소리가 전달되기 때문에 음원 전달력도 좋다. 특히나 재택근무를 하거나 화상 회의가 많은 조건, 자전거나 운전 등을 할 때도 이만한 제품이 없다. 일단 편하게 상시 착용하다가 전화를 받을 수 있고, 또 화상 회의를 진행하더라도 다른 곳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편하다. 자전거나 오토바이처럼 커널형 이어폰 사용이 위험한 조건에서도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음원 전달력도 오픈형 중에서는 좋은 편이다. 외이도 바깥쪽에 바로 링 드라이버가 배치돼 있으므로 외부에서 소리가 유입되더라도 음원은 적절하게 전달된다. 지하철에서 활용하거나 배경음악이 있는 장소에서도 충분히 음악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음질 역시 소니가 만든 제품인 만큼 흠잡을 데가 없으며, 다른 제조사들의 오픈형 이어폰들과 비교한다면 상위 급이다.
다만 혼잣말이 잦은 사람이라면 스피크 투 챗 기능은 껐다 켰다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능이 켜져 있으면 다수가 있는 공간에서 의사소통 하기는 편리하지만, 혼잣말만 해도 노래가 끊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적응형 볼륨 역시 외부 활동 중에는 갑자기 소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소리가 외부로 새어나가는 오픈형인 만큼, 조용한 공간에서는 주변 사람에게 소리가 들릴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상시 착용이 매력, 음원 감상은 취향에 따라
소니 링크버즈는 코로나 19로 인해 탄생한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재택근무나 화상 회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집에서도 전화 때문에 이어폰을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커널형 이어폰을 상시 착용하기는 불편하기 때문에 오픈형 이어폰을 쓰게 되고, 그런 조건에 딱 맞춘 게 소니 링크버즈다. 따라서 개방감을 이유로 오픈형 이어폰을 찾는다면, 링크버즈가 그 목적에 부합한다. 또한 IPX4 등급의 일상 방수를 지원해 운동 용도로도 적합하고, 다른 여러 장치와 빠르게 연동되므로 사무 용도로도 좋다
다만 오픈형 이어폰 특성상, 음원 감상에 특화된 커널형을 생각해선 안된다. 커널형 이어폰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므로 작은 소리로도 전달력이 좋다. 또한 주변의 소음을 기계적으로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커널형에서만 통한다. 반면 소니 링크버즈는 시끄러운 곳에서는 음원 감상이 쉽지 않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당연히 없다. 가격은 22만 원대로,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서는 고급 기종의 가격대다. 만약 최적의 음원 재생과 노이즈 캔슬링이 탑재된 제품을 찾는다면 소니 WF-1000XM4같은 제품이 적합하며, 오픈형 이어폰을 찾는다면 소니 링크버즈를 고려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