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5채널 스피커가 함축된 사운드바, JBL 바 5.0 멀티빔
[IT동아 남시현 기자] 서라운드(Surround)는 둘러싸다, 에워싸다는 뜻의 영어 단어로 전자기기 쪽에서는 공간감이 추가된 다채널 오디오 기술을 지칭한다. 소비자용으로는 5개의 스피커 및 1개의 서브 우퍼로 구성된 5.1채널, 5.1채널에 2개의 추가 후면 스피커를 도입해 음장 효과를 끌어올린 7.1채널이 사용되고 있으며, 10.2 서라운드나 11.1 서라운드, 22.2 서라운드까지도 존재한다. 서라운드 사운드가 적용된 공간에서 음원을 감상하면, 소리가 다양한 방향에서 재생되면서 마치 청자의 주변에서 소리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음악 감상실이나 영화관같이 음향 효과가 중요한 곳에서는 서라운드 기술이 거의 기본으로 적용된다.
문제는 가정에서 서라운드를 구현할 때다. 서라운드 사운드 구축의 최소 단위인 5.1채널만 하더라도 5개의 스피커와 1개의 서브 우퍼로 구성된다. 아무리 작은 제품이더라도 제법 공간을 차지하며, 배치나 배선 연결 등도 까다로운 편이다. 고가의 제품은 스피커가 더 크기 때문에 거실의 빈틈을 스피커가 모두 메우는 수준이다. 즉, 아파트가 많은 우리나라 거주 환경에서 5.1채널 스피커를 집에서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소비자가 복잡하게 스피커를 구축할 필요 없이, 제품 하나가 서라운드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JBL Bar 5.0 MultiBeam(이하 JBL 바 5.0 멀티빔)가 대표적이다.
사운드바에 집약된 5채널 사운드, JBL 바 5.0 멀티빔
JBL 바 5.0 멀티빔은 총 5개의 드라이버가 장착된 사운드바다. 이름이 5.1이 아니라 5.0인 이유는 서브우퍼가 없어서다. 크기는 폭 709mm에 너비 101mm, 높이 58mm로 32형 텔레비전과 비슷하며, 무게는 2.8kg으로 벽걸이용으로 거치해도 무리가 없다. 디자인은 검은색 외관에 금속제 그릴이 테두리 및 상단 방향으로 나있고, 중앙에 전원 및 볼륨, 입력 전환 버튼이 간단하게 마련돼있다. 또한, 오른쪽 그릴 안쪽이 텍스트를 표기하는 LED가 내장돼있어 사운드바의 동작 상황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피커의 최대 출력은 50W급 스피커 다섯 개로 총 250W에 달한다. 보통 텔레비전의 스피커 출력이 10~40W, 높아도 100W를 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JBL 바 5.0 멀티빔 단독으로도 텔레비전의 사운드 품질을 현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하드웨어 구성은 48x80mm 크기의 풀레인지 레이스트랙 드라이버가 전면에 세 개, 측면 방사형 2개로 구성돼있다.
레이스트랙 드라이버는 이름 그대로 직사각형의 드라이버 모양이 경주장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풀레인지는 하나의 드라이버가 저음역대부터 고음역대까지 모두 소화하는 방식을 뜻한다. JBL 바 5.0 멀티빔에 우퍼가 제외된 이유도 각각의 드라이버가 저음역대를 낼 수 있어서인데, 여기에 75mm 패시브 라디에이터 네 개를 조합해 우퍼 특유의 느낌을 균형감 있게 해결했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후면 안쪽에 위치해있다. 구성은 전원 케이블과 이더넷 단자, S/PDIF 광출력 단자, USB-A 단자, HDMI 입력 및 eARC를 지원하는 HDMI 출력 단자로 구성돼있다. 이더넷 단자는 구글 홈 및 아마존 알렉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상시 활용하는 조건에 쓰는 단자며, USB-A는 펌웨어 업데이트에 쓰이는 단자다. 사운드는 S/PDIF 단자를 연결하거나, HDMI 단자를 활용한다. HDMI 입력 단자는 텔레비전이나 콘솔 게임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단일로 연결할 때 사용하며, eARC는 여러 장치와 연결된 텔레비전에 연결해서 쓰는 단자다.
원래 HDMI는 한 번에 한 장치만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텔레비전에 데스크톱, 노트북, 콘솔 게임기 등을 모두 연결한 다음 스피커를 연결하면 텔레비전에서만 소리가 나오고, 외부 입력 시에는 소리가 끊긴다. 이때 eARC로 연결하면 외부 입력의 종류와 관계없이 사운드바로 소리가 출력된다. eARC는 텔레비전이 이를 지원해야 쓸 수 있다.
활용 방법 간단하고, 음원 품질도 수준급
제품을 활용하는 방법은 블루투스나 HDMI로 연결해서 쓰거나, 구글 홈과 연동해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방법 두 가지다. 제품의 전원을 넣으면 기본 상태에서는 블루투스로 동작한다. 이때 전면 LED에는 ‘BT PARING’이라는 문구가 뜨며, 블루투스를 연결하면 다른 장치의 소리를 출력한다. HDMI로 텔레비전과 연결해놓았을 때도, 외부 입력을 바꾸면 블루투스 스피커로 쓸 수 있다.
앱을 활용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JBL 바 5.0 멀티빔은 구글 홈 및 애플 에어플레이2를 지원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및 애플 아이폰으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제품에 전원이 연결돼있으면, 애플 아이폰은 제어센터에서 바로 스피커를 찾아서 연결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구글홈 연동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안내된다. 이 안내를 누르면 자동으로 기기가 JBL 바 5.0 멀티빔을 검색해 구글 홈 스피커로 연결한다.
JBL 바 5.0 멀티빔의 사운드는 상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좋다. 원래 사운드바는 크기에 따라 성능에 차이가 있어서 작은 제품일수록 보급형에 가깝다. 그렇지만 JBL 바 5.0 멀티빔은 작은 크기임에도 집약된 성능을 갖춰 기대 이상의 사운드 품질을 제공한다. 출력은 크기에 비해 높기 때문에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지만, 재생 성능은 저음이 상당히 강조되는 편이어서 클래식이나 보컬보다는 영화 감상 등에 적합하다. 가상 돌비 애트모스를 통한 음장 효과의 품질은 실제로 여러 채널의 스피커를 둔 것과 비슷한 수준이며, 만족감이 상당하다. HDMI로 연결해 OTT 서비스의 돌비 애트모스 지원 콘텐츠를 감상하면, 사운드의 품질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차이를 느낄 정도로 차이가 난다.
특히, 자동 멀티빔 캘리브레이션(AMC) 기능을 통해 배치된 공간에 최적화된 음장 효과를 적용할 수도 있다. AMC 기능은 리모컨의 HDMI 버튼을 약 5초간 눌렀을 때 켜진다. 그럼 전면 LED에 ‘CALIBRATION’이라는 문구가 뜨며 음장 효과 분석에 필요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이때 기기 중앙에 있는 마이크가 반사된 소리를 측정해 공간 특성에 맞는 음장 효과를 적용한다.
작고 합리적인 구성의 5채널 스피커를 찾는다면
JBL 바 5.0 멀티빔의 장점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조작감, 그리고 다재다능한 활용도다. 일단 재생에 필요한 기능이 매우 단순해서 IT기기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사운드 출력이나 세팅은 텔레비전과 조합하기 좋은 저음 강조로 잡혀있어서 호불호가 크지 않다. 가상 돌비 애트모스를 통한 음장 효과도 수준급이다. 반대로 이퀄라이저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사용자, 다른 사운드 장치와 연동해서 다채널을 구성하는 등의 고급 사용자에게는 설정의 제약이 많다.
가격은 49만 원대로, 동급 크기의 사운드바 중에서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반대로 5채널을 지원하는 제품 중에서는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한다. 만약 가격 대 성능비를 노린다면 14만 원대에 2채널 구성인 JBL 바 2.0 올인원이 적합하고, 부피가 작지만 5채널 수준의 고품질 사운드바를 바란다면 적절한 선택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