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드 서비스 중단, 광고 차단 앱 단속 나선 구글
[IT동아 권택경 기자] 광고없이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인기를 끈 앱 ‘유튜브 밴스드’가 돌연 서비스를 중단했다. 유튜브 밴스드 측은 지난 14일 공식 SNS에서 밴스드 서비스가 중지된다고 밝혔다. 이미 설치된 앱은 정상 작동하지만, 앞으로 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다운로드는 불가능하며 업데이트도 진행되지 않는다.
유튜브 밴스드는 유튜브를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 앱의 일종이다. 공식 앱에서는 제공하지 않거나 유료로만 제공하는 여러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광고 제거 기능이다. 공식 앱에서 광고를 제거하려면 월 만 원 상당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해야 했지만, 밴스드에서는 기본 제공된다.
밴스드가 서비스를 종료한 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직접적 압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드는 유료 기능을 무료로 우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 때문에 위법성이나 상도덕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했다. 하지만 구글은 이전까지 밴스드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구글의 공식적 입장 표명이 없기에 그 속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동안은 밴스드의 영향력이 무시할 만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고 법정 다툼에서의 승산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간 법원에서는 밴스드처럼 광고 차단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 위법이 아니라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둬왔다. 지난 2018년 독일 연방대법원은 웹사이트에서 광고를 차단하는 프로그램 ‘애드블록 플러스’가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6년 광고 차단 앱을 제작한 업체 클라우드웹이 다음카카오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개별 사용자들이 거기에서 제공되는 광고 등 콘텐츠를 본래의 형태와 내용 그대로 열람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구글은 최근 태도를 바꿔 밴스드처럼 자사 서비스를 우회하는 제3자 제작 앱이나 서비스에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밴스드 측은 구글로부터 최근 침해행위 중지 요구 서한을 받았으며, 서한에는 밴스드 앱에서 유튜브 관련 내용과 로고, 링크 등을 제거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밴스드 사례에 앞서 구글은 지난해 채팅 앱인 디스코드에서 유튜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그루비 봇’, ‘리듬 봇’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며 서비스를 중단시킨 바 있다.
이와 같은 구글의 태도 변화는 밴스드와 같은 앱의 제3자 클라이언트 앱의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밴스드 측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판매로 수익화에 나선 것이 구글 심기를 거스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았다. 밴스드 측은 최근 앱 로고를 NFT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가 부정적 반응이 나오자 트윗을 삭제한 바 있다.
밴스드 측은 이 같은 추측에 즉각 반박했다. 밴스드 측은 공식 SNS에서 “NFT는 지금 이 상황과 아무 관련이 없다. NFT 트윗은 1시간 안에 삭제됐기 때문에 구글 측이 해당 트윗을 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한 NFT는 수익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로고를 만든 아티스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