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있나 삼성'··· 애플, A15 아이폰 SE·M1 아이패드 에어 공개
[IT동아 남시현 기자] 현지 시간 3월 8일, 애플이 A15 바이오닉 AP 기반의 아이폰 SE와 M1 기반 아이패드 에어, 그리고 성능이 더욱 강화된 M1 울트라 기반의 맥 스튜디오 및 신형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등의 신제품을 다수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 SE 3세대 제품은 59만 원대 보급형 제품임에도 아이폰 13과 동일한 A15 바이오닉 AP를 탑재해 합리적인 성향의 사용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성능은 최고 수준, 가격은 합리적인 아이폰 SE
아이폰 SE 3세대는 전작과 비슷한 아이폰 8 기반의 외형이 적용됐지만, 세부적인 부품 등에서는 변화가 있다. 베젤 및 주요 부품은 알루미늄이 사용됐으며, 디스플레이와 후면은 아이폰 13 프로와 동일한 강화유리가 사용된다. 또 IP67 등급의 방수 및 방진 기능이 적용됐고, 터치 ID도 그대로 사용됐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및 (PRODUCT)RED 세 색상이 출시된다.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A15 바이오닉 칩셋이다. 1세대 및 2세대 아이폰 SE 역시 당시 최신 아이폰과 동일한 AP가 적용됨으로써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매우 높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3D 및 게임 성능 면에서는 동일한 고성능 아이폰보다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편이었다. 이번 아이폰 SE 3세대 역시 3D 성능만큼은 아이폰 13 프로와 동일한 수준이며, 디스플레이를 구동한 상태에서는 조금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역시 아이폰 13과 동일하게 5G 네트워크가 사용된다.
카메라는 1천200만 화소 f/1.8 조리개를 탑재한 단일 카메라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보급형 스마트폰도 3개 이상의 카메라를 달고 출시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단점이다. 하지만 아이폰 SE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덕분에 아이폰 13에 근접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적용된다. 사진은 주변의 피사체와 배경의 밝기를 고르게 조합하는 스마트 HDR 4, 사진 스타일, 규칙적인 피사체의 해상력을 인공지능으로 끌어올리는 딥퓨전 등 고성능 기능들이 구현된다. 또한 A15의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는 동영상 성능을 크게 끌어올려 저조도 환경에서도 상당한 품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 SE는 64GB, 128GB, 256GB 모델이 출시된다. 전 세계 30개국 시장에서는 3월 11일 금요일 오전 5시(태평양 표준시)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고, 18일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8일 9시에 사전 주문을 받고, 3월 25일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M1 기반 아이패드 에어, 녹색 아이폰 13도 등장
애플 아이패드 에어는 5세대로 올라오며 큰 변화를 맞이했다. 아이패드 에어에 탑재된 칩셋은 맥북 에어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M1 칩셋으로, 8코어 CPU 및 8코어 GPU, 8GB 메모리로 구성된다. 아이패드 미니가 A15를 탑재했는데, 오히려 이보다 우수한 제품을 탑재해 프로 제품과 맞먹는 성능을 낸다. 덕분에 태블릿임에도 다수의 4K 영상 편집, 고사양 게임 플레이, 3D 공간 설계 등의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디자인은 아이패드 프로, 미니와 비슷한 각진 테두리로 변경됐다.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 스타라이트, 핑크, 퍼플,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근사한 블루 색상까지 선택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10.9인치(27.5cm)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해상도는 2360x1650으로 전작과 동일하다. 500니트 밝기에 P3 색재현력을 지원하지만, 주사율은 60Hz를 지원해 아이패드 프로와는 급을 나눴다.
카메라도 전작과 달리 전면과 후면 모두 1천200만 화소로 상향되었으며, 피사체를 추적하는 센터 스테이지 기술이 적용돼 화상회의 중에도 사용자가 프레임 중앙에 위치한다. 또한, 라이트닝 단자가 아닌 USB-C 단자가 적용돼 더 범용성 있는 장치 호환성을 갖추게 됐고, 5G 네트워크 및 와이파이 6를 지원해 무선 환경에서의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액세서리는 내장 트랙패드를 갖춘 매직 키보드,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 또 아이패드 에어의 마감재를 보완하는 스마트 폴리오 커버를 선택할 수 있으며 2세대 애플 팬슬도 호환된다.
용량은 64GB 및 256GB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이 77만 9천원대부터 시작한다. 5G 셀룰러를 지원하는 제품은 97만 원대로 책정됐다. 국내 정식 출시는 3월 18일 금요일이다.
보급형에도 최상급 성능··· 삼성과 대조적
이번 발표에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아이패드 에어에 8코어 CPU 및 GPU가 탑재된 M1 칩셋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아이패드 미니를 고성능 버전으로 남겨두기 위해 A15 바이오닉 칩셋이 탑재될 가능성이 나왔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이패드 프로와 동일한 M1 칩셋이 그대로 사용됐다. 게다가 아이폰 SE 3세대 제품 역시 아이폰 13과 동일한 A15 바이오닉 칩셋이 탑재됐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은 최상급 제품의 절반 가량이나, 성능은 동일하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보여준 행보와 대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 S22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발열을 낮추기 위해 ‘게임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Game Optimizing Service, 이하 GOS)’를 활용해 성능을 제한한 사실이 밝혀졌다. 119만 원대인 갤럭시 S22 플러스가 59만 원대 보급형 제품인 A52s 5G보다도 게이밍 성능이 떨어진다는 결과까지 나오면서 시장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집단소송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시광고법 위반 조사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해당 논란은 현재 진행형에 있다.
애플의 전략이 특별한 건 사실이다. 애플은 예전부터 소품종 대량생산에 집중했고, 제품의 등급과 관계없이 최적의 성능에 맞춰 투입했다. 생산 품목을 줄이는 대신 많이 만들어 단가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소수 품목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아이폰 SE 3세대가 아이폰 13과 동등한 성능을 발휘하고, M1 칩셋이 맥북 에어, 맥북 프로, 맥 미니,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에어까지 모두 탑재된다. 이는 애플이기에 가능한 전략이며 다른 브랜드가 의식할 필요는 없다. 삼성전자 역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제대로 파악해야 애플과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