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기업용 메시 공유기, 넷기어 오르비 프로 SXK30, SXK80 이모저모
[IT동아 김영우 기자] 넷기어(Netgear)의 오르비(Orbi) 시리즈는 5년여 전에 처음 등장해 메시(Mesh) 기반 공유기의 면모를 시장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2개 이상의 접속 포인트(이하 AP)를 조합해 한층 넓은 범위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메시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오르비 시리즈 역시 성능이 강화된 신제품, 그리고 각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제품군이 추가되었다. 와이파이6(Wi-Fi 6) 지원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 및 동시 접속 수가 향상된 신제품, 그리고 전문가 및 기업 환경에 적합한 기능 및 보안성을 갖춘 오르비 프로(Orbi Pro) 제품군이 그것이다.
2022년 3월 현재 팔리고 있는 오르비 프로 시리즈 중 대표적인 것이 ‘오르비 프로 미니 SXK30(이하 SXK30)’과 ‘오르비 프로 SXK80(이하 SKX80)’이다. 두 제품은 사무실이나 영업장소에서 이용하기에 적합한 기능을 갖춘 와이파이6 기반의 메시 공유기라는 점은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세세한 차이가 있다.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이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인지 살펴보자.
제품 크기 및 와이파이 범위에 차이 있어
SXK30와 SXK80 공유기 본체인 ‘라우터’, 그리고 와이파이 범위 확장용 유닛인 ‘새틀라이트’ 각 1개씩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같다. 유선 인터넷은 라우터에만 연결하며, 새틀라이트는 라우터에서 받은 와이파이 신호를 주변에 다시 뿌리는 방법으로 전체 와이파이 범위를 확장하는 식이다. 그리고 별도의 새틀라이트를 구매해 설치한다면 추가적인 와이파이 범위 확대도 가능하다.
다만 SXK80 쪽이 좀더 고성능이다. 1(라우터)+1(새틀라이트) 구성의 기본 세트 기준으로 SXK30는 최대 372 제곱미터(약 112 평), SXK80은 최대 557 제곱미터(약 168 평)의 와이파이 범위를 생성한다. 그리고 새틀라이트 역시 SXK30는 최대 4대까지 연결할 수 있지만 SXK80은 최대 6대의 새틀라이트를 연결할 수 있다.
제품 유닛의 크기 역시 SXK80이 좀 더 크다. SXK30의 높이가 189mm인 반면, SXK80은 246mm다. 공간 활용성 면에서 SXK30이 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좀더 편하게 설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두 제품 모두 월마운트 키트를 기본 제공하므로 놓을 공간이 부족하다면 벽걸이 설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선 포트 수 및 멀티기그 지원 여부에 차이 있어
유선 포트의 구성 역시 SXK80가 한 수 위다. 각 유닛마다 SXK30는 4개의 네트워크 포트, SXK80은 5개의 네트워크 포트를 갖췄다. 이제는 기본이 된 기가비트(1Gbps) 속도를 지원하는 것 외에 2개의 LAN 포트를 조합해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2배로 높일 수 있는 링크 어그리게이션(Link Aggregation) 기술을 두 제품 모두 지원한다.
특히 SXK80의 1번 포트는 단독 연결로 2.5Gbps의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멀티기그(Multi-Gig) 지원 포트다. 기가인터넷을 능가하는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라면 한층 높은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트라이밴드, AX6000급 와이파이 성능으로 차별화한 SXK80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이 드러나는 사항이라면 역시 무선 성능이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공유기는 최대 전송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장애물에 강하고 전송 범위가 넓은 2.4GHz 대역 와이파이, 그리고 최대 전송 속도가 빠른 대신 장애물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5GHz 대역의 와이파이를 함께 서비스하는 ‘듀얼밴드’ 사양인 경우가 많다.
SXK30 역시 듀얼밴드 사양 제품이며, 단말기를 이용해 2.4GHz 와이파이에 접속할 때는 최대 600Mbps, 5GHz 와이파이 접속 시에는 최대 1200Mbps로 접속이 가능한 합계 AX1800(600+1200)급의 무선 성능을 제공한다.
SXK80의 경우는 일반적인 2.4+5GHz의 듀얼밴드에 더해 각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를 연결하기 위한 전용 5GHz 대역을 하나 더 갖춘 ‘트라이밴드’ 사양이다. 2.4Gz 와이파이에 접속할 때는 최대 1200Mbps, 5GHz 와이파이 접속 시에는 최대 2400Mbps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며, 여기에 더해 각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를 최대 2400Mbps로 연결하는 별도의 5GHz 대역을 갖췄다. 합계 AX6000(600+2400+2400)급의 강력한 무선 성능을 갖춘 점이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SXK80는 좀 더 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이용하더라도 한층 원활한 접속을 기대할 수 있다. 넷기어의 자료에 따르면 1+1 구성의 기본 세트 기준으로 SXK30는 최대 40대, SXK80은 최대 80대의 단말기가 동시에 접속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내 네트워크 환경에 특화된 부가 기능은 두 제품 모두 지원
이렇게 네트워크 성능 면에서 두 제품은 분명한 차이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기본적인 기능 면에서는 공유하는 점이 많으며, 특히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업 내 전산 관리자가 환영할 만한 부가기능을 다수 갖췄다.
이를테면 손님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할 때 유용한 게스트(Guest) 와이파이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는 인터넷 접속은 가능하지만 같은 공유기에 접속한 다른 기기와 네트워크를 공유하거나 공유기 내부 설정메뉴로 접근할 수는 없는 외부자용 와이파이 SSID(접속목록)를 생성하는 기능이다.
그리고 와이파이6 특유의 암호화 기술인 WPA3를 지원한다. 기존의 WPA2 암호화 기술에 비해 보안성이 높아 해킹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을 위한 고급 암호화 기술인 WPA3-Enterprise(192비트 암호화)까지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와 더불어 클라우드 기반의 관리 기능도 제공하는 점도 두 제품의 특징이다. 전용 모바일 앱인 ‘인사이트(Insight)’를 모바일 기기에 설치하면 장소에 관계없이 제품 내부에 접근해 네트워크 상태를 확인하거나 각종 설정을 변경하는 등의 원격 제어 및 모니터링 기능을 쓸 수 있다.
기능적으로는 유사, 이용 장소의 규모에 따른 제품 선택 필요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넷기어의 오르비 프로 미니 SKX30과 오르비 프로 SXK80는 오르비 시리즈 특유의 메시 기술과 더불어 최신 공유기의 미덕인 와이파이6 기술을 더해 와이파이 성능을 강화했다는 점, 그리고 ‘프로’라는 이름에 걸 맞는 기업 친화적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점은 거의 동일하다.
다만, 두 제품 사이의 네트워크 성능, 특히 무선 성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설치 장소의 규모 및 이용자 수에 따라 적합한 제품은 달라질 것이다. 소규모 사무실이나 매장이라면 SXK30로도 충분하겠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SXK80이 보다 나은 선택일 것이다.
2022년 3월 기준 온라인 판매가 기준 SKX30는 39만 9,000원, SXK80은 105만원에 팔리고 있다. 제품의 기능과 성능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하는 만큼, 구매 전에 자신의 환경 및 이용 목적을 확실히 파악한 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