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엔비디아 리플렉스
[IT동아 권택경 기자]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엔비디아(2022년 2월 21일)
제목: 엔비디아, ‘아이레이싱’·‘슈퍼피플’·’쉐도우 워리어 3’에 리플렉스 지원…최대 50% 지연시간 단축
요약: 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아이레이싱(iRacing), 슈퍼피플(SUPER PEOPLE) 및 오는 3월 1일 발매될 쉐도우 워리어3(Shadow Warrior 3)에 지연시간 감소 기술인 엔비디아 리플렉스(Reflex)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리플렉스는 인기있는 1인칭 슈팅게임 상위 10개 중 8개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근 플랫포머 게임인 피스트(F.I.S.T)와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갓 오브 워(God of War)를 추가로 지원하면서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달 리플렉스는 레이싱 장르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세계 최고 온라인 레이싱 시뮬레이터인 아이레이싱에서 이용 가능하다. 정밀도와 밀리초(ms)는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아이레이싱의 시스템 지연시간이 절감되면서 더욱 반응성 높은 레이싱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아이레이싱에서 엔비디아 리플렉스를 활성화하면 시스템 지연시간이 최대 20%까지 줄어든다.
해설: 게임에서 키보드나 마우스로 조작을 입력하면 그 결과가 화면에 나타날 때까지 CPU와 GPU, 디스플레이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각 단계에서 걸리는 시간은 순식간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단계가 겹치며 쌓이면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렇게 게임에서 내가 원하는 조작을 입력한 순간부터, 그 결과가 화면에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연시간이다.
지연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많다. TV처럼 자체 화질 보정 기능이 있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경우, 보정을 위한 처리 시간이 필요해 화면 신호가 화면에 최종적으로 표시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지연시간이 길 경우, 민감한 사람이라면 버튼 입력에 게임 속 내 캐릭터가 반응하는 속도가 미세하게 느리다는 걸 느끼기도 한다.
작은 차이라고는 하지만 FPS 게임이나 격투 게임처럼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갈리는 경우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 출시되는 TV들은 ‘게임 모드’처럼 화질 보정 기능을 배제하는 대신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는 기능으로 게이머들을 배려하고 있다.
모니터는 TV와 달리 화질 보정 기능이 없어서 디스플레이 자체에서 지연시간이 발생하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모니터의 지연시간이 짧다고 해서 PC에서 지연시간이 발생하는 요인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PC 내부에서 게임 화면을 연산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지연시간이 발생하곤 한다. 특히 CPU와 GPU의 처리 속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병목 현상은 지연시간의 원인이 되곤 한다. 엔비디아 리플렉스는 바로 이러한 속도 차이로 인한 병목 현상을 제거함으로써 지연시간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리플렉스는 최소 지포스 900 시리즈 이상부터 이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만 갖춘다고 모든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임 자체에서 리플렉스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리플렉스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에이펙스 레전드, 배틀필드2042, 콜 오브 듀티: 워존, 포트나이트, 오버워치, 레인보우식스 시즈, 발로란트 등 주요 인기 게임을 포함한 30여 게임이 리플렉스를 지원하거나 지원할 예정이다.
리플렉스 기능 자체는 어떤 모니터나 마우스와 조합해 사용하더라도 지연시간 단축 효과는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로부터 리플렉스 기능과의 호환성과 성능을 검증받아 '리플렉스 호환' 인증을 달고 나온 제품과 함께 활용하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리플렉스 호환 모니터의 경우 지연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리플렉스 레이턴시 애널라이저’ 기능까지 추가로 지원한다. 별도 측정 장비가 없어도, 모니터에 있는 전용 USB 단자에 마우스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지연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비교적 고가 제품에서만 지원하는 데다 일반적인 실력의 게이머에게는 큰 의미가 없지만, 프로게이머나 그에 준하는 실력을 갖춘 게이머에겐 활용 가치가 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