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ESG가 베타에 미치는 영향 Part 3: 자산운용사가 주목한 ‘아폴로 병원’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GS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ESG가 베타에 미치는 영향 Part 3: 자산운용사가 주목한 ‘아폴로 병원’
지난 칼럼에서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AllianceBernstein)의 투자 프레임 내부수익률, 기준 자본비용 등의 정의와 산업 동향 분석 기법을 살펴봤습니다. 내부수익률, 기준 자본비용에 ESG 요인이나 위험을 어떻게 점수로 만들어 반영하는지도 알아봤습니다. 이제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이 정의와 기법으로 어떤 기업을 어떻게 평가해 포트폴리오에 반영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자산 운용사인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인도의 ‘아폴로 병원(Apollo Hospitals Enterprise Limited)’이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왜 산업계에 속한 기업이 아닌 병원에 투자했을까요? 이 병원에 투자할 만한 매력이 있었을까요? 어떤 매력일까요? 그리고 ESG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사례를 소개하기에 앞서 당시 아폴로 병원이 처한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 사례는 CFA연구소(CFA Institute)와 책임투자원칙주도기구(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가 발행한 보고서 ‘Guidance and Case Studies for ESG Integration Equities and Fixed Income’을 참고했습니다. 조윤형 홍익대학교 학생이 칼럼 참고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아폴로 병원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주도인 첸나이에 본사를 둔, 1983년 설립된 다국적 병원 체인입니다. 인도에서 가장 큰 병원 체인 중 하나이며, 국제의료평가 인증인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JCI)’과 ‘National Accreditation Board for Hospitals & Healthcare Providers(NABH)’를 인도에서 처음으로 받았을 정도로 빠르게 국제화한 병원입니다. 인도 최대 규모의 민간 의료기관으로,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모바일 의료 클리닉을 함께 진행 중인 곳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아폴로 병원은 첸나이 외에도 인도의 네 개 지역에 20개 이상의 병원 체인을 세웠습니다. 임직원 수만 6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인도 주식 시장인 BSE(Bombay Stock Exchange)와 NSE(National Stock Exchange of India Limited)에 상장된 공개 기업이기도 합니다.
인도의 의료 기반 시설은 아직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까지도 세계보건기구(WHO)의 1인당 병원 침대 권장량 기준에 한참 못 미칠 정도였습니다. 이 가운데 아폴로 병원은 인도에서 가장 많은 신뢰를 받는 병원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폴로 병원은 앞서 언급한 1인당 병원 침대 권장량을 만족하려, 꾸준히 느는 환자에 대응하려고 침대를 더 마련했습니다. 자연스레 더 많은 환자를 받아 치료하면서 아폴로 병원은 물리적으로, 사업적으로 규모를 키웁니다.
하지만, 이는 또한 자연스레 병원의 대차대조표와 수익성에 부담이 됩니다. 침대를 마련하는 데 돈이 필요하니까요. 이 시기에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아폴로 병원을 주목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당시 아폴로 병원의 운영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