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품에 안긴 타워 세미컨덕터, 광학 업계 “영향 미미할 것”
[IT동아 차주경 기자] 인텔이 이스라엘의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설계를 받아 생산을 대신하는 사업)기업인 ‘타워 세미컨덕터(Tower Semiconductor)’를 54억 달러(6조 4,567억 원)에 인수한다. 이 기업은 이전에 디지털 카메라용 CMOS 이미지 센서 파운드리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광학과 이미지 센서 업계의 업황과 양상이 이전과 많이 달라져, 타워 세미컨덕터의 영향력은 이전과 달리 많이 줄었다. 광학 기기 제조사도 스스로 이미지 센서를 개발·생산하고 수급처를 다양화하는 등 대안을 세워, 이번 인수건이 광학 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워 세미컨덕터는 과거 파나소닉, 니콘 등 광학 기기 제조사와 함께 디지털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를 만들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소니와 캐논 등 이미지 센서의 설계와 생산을 스스로 하는 기업이 늘고, 이들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지배하면서 영향력이 줄었다.
파나소닉은 2019년 반도체 사업을 대만 누보톤 테크놀로지(Nuboton Technology)에 매각하며 타워 세미컨덕터와 함께 세운 이미지 센서 파운드리 합작 법인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니콘은 최근까지 타워 세미컨덕터로부터 이미지 센서를 공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니콘은 LBCast를 포함한 이미지 센서 자체 설계 및 생산 전력이 있으며, 대안으로 소니의 이미지 센서도 사용 중이다.
리코이미징이나 후지필름, 시그마와 OM시스템솔루션 등 주요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는 모두 이미지 센서를 스스로 설계하고 생산하거나, 타워 세미컨덕터가 아닌 다른 파운드리를 확보했다. 이에 광학 업계는 인텔의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가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텔이 이미지 센서 시장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낮다. 디지털 카메라 산업은 황혼기다. 제품 출하량과 함께 이미지 센서 수요도 급격히 줄고 있다. 이미지 센서는 광학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산업 검사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 시장은 업계 1위인 소니와 2위인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60% 이상 차지해 신규 제조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부문으로도 꼽힌다.
인텔은 ‘무선 주파수와 전력 관리, 산업용 센서와 전자 설계 자동화, 대규모 파운드리 설비 등 타워 세미컨덕터의 반도체 관련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자동차와 전력 등 급성장하는 산업 부문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센서 사업의 전개 여부나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