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는 디지털 물가 상승··· 식료품·의류 전년 대비 5.8%, 15.8% ↑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미국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연말연시 디지털 물가 지수 역시 급등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어도비(Adobe)가 발표한 1월 디지털 물가 지수(DPI: Digital Price Index)에 따르면, 2022년 1월 온라인 물가 지수는 2021년 1월 대비 2.7% 상승했으며, 2021년 12월 대비 1.1% 상승했다. 온라인 물가는 오미크론의 약세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남과 동시에 작년 말 성수기 시즌이 맞물리면서 작년 11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3.5%가 상승했고, 1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3.1%가 상승해 급등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달 역시 전월 대비 1.1% 상승함에 따라 20개월 연속 온라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디지털 물가 지수는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 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를 모델로, 당월과 전월에 구매한 동일한 제품의 수량을 파악해 물가 수준과 생활비를 측정하는 피셔 가격 지수(Fisher Price Index)를 활용해 계산한다. 통계 작성은 어도비 애널리틱스가 1조 건 이상의 소매 웹사이트 방문 데이터 및 18가지 품목에 걸친 1억 개 이상의 재고관리 코드(SKU)를 분석한 내용을 기초로 한다. 품목은 전자제품, 의류, 가전제품, 책, 완구, 컴퓨터, 식료품, 가구/침구, 도구/인테리어 자재, 홈/가드닝, 반려동물 제품, 보석류, 의료 장비/용품, 스포츠 용품, 개인위생 용품, 각종 선물류, 비처방약, 사무용품 등을 포함한다.

올해 1월 디지털 물가 지수가 분석한 18개 품목 중 전년 동월보다 온라인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13가지로 확인된다. 특히 의류 가격이 다른 품목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전자제품, 보석류, 책, 완구, 컴퓨터 등 5가지 품목의 가격은 하락했다. 2021년 12월 대비 물가 변화에서는 18개 품목 중 15개 품목의 온라인 가격이 인상됐고, 의류, 의료 장비/용품, 각종 선물류 등 3가지 품목의 가격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 디지털 물가 지수(DPI), 전년 대비 월별 18개 상품군의 온라인 물가 변화. 출처=어도비
어도비 디지털 물가 지수(DPI), 전년 대비 월별 18개 상품군의 온라인 물가 변화. 출처=어도비

가장 큰 연간 증가 폭을 보인 항목은 식료품 가격이다.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5.8%, 전월 대비 1.2% 상승해 모든 측정 기준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달 기록도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는데, 이보다도 1.2%나 더 높은 수치다. 온라인 식료품은 코로나 19가 시작된 이후 24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오프라인 매장 물가를 반영한 소비자 물가 지수와 동일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품귀 현상을 빚은 자가진단 키트 수요로 인해 의료 장비/용품 가격 역시 지난해 1월과 8.2% 상승하며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9개월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의류 가격은 상승세가 꺾였다. 연말 성수기인 지난해 11월과 12월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7.3%, 16.6%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했지만, 올해 1월 상승률은 전월 대비 1.7% 하락하고 전년 동월 대비 15.8%를 기록했다. 작년 1월에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지만, 의류 품목에서 발생하는 전자상거래 지출 규모가 큰 만큼 1월 온라인 물가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전자제품 역시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2% 상승한 수치지만, 작년 1월과 비교하면 3.4% 하락하면서 물가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

치솟는 디지털 물가, 실물 경제에도 영향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실물 경제에도 영향이 미친다. 출처=한국은행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실물 경제에도 영향이 미친다. 출처=한국은행

디지털 물가 상승의 여파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 국가 내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일반 소비자 물가와 다르게 디지털 물가는 전 세계적으로 연계돼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디지털 물가가 직접적으로는 실물 경제 및 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미춰 물가를 낮추고, 간접적으로는 가격 투명성과 진입장벽 완화,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물가하방압력을 가한다고 보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의 디지털 물가 상승은 곧 우리나라의 디지털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실물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패트릭 브라운(Patrick Brown) 어도비 성장 마케팅 및 인사이트 부문 부사장은 “지속적인 소비자 수요와 연말 시즌 온라인 상에서 60억여 개의 품절 메시지를 발생시킨 공급난이 이어지며 온라인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연료비, 임대료 등 오프라인 상에서 가격 상승을 체감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장난감, 전자제품, 보석류 등의 제품은 온라인에서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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