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미러리스 카메라 ‘교환식 렌즈’ 용어 한 눈에
[IT동아 차주경 기자]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서 쓰려면 반드시 ‘교환식 렌즈’도 함께 구해야 합니다. 이들 제품은 촬영 환경이나 상황, 피사체의 종류에 따라 렌즈를 바꿔 가면서 사진을 찍는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따라서 렌즈가 없으면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는 대부분 카메라 본체와 ‘번들(기본 포함) 렌즈’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합니다. 기본 포함 렌즈는 오래 전부터 사진가들이 주로 쓰던, 여러 촬영 환경과 피사체에 두루 대응하도록 전천후 성능을 갖도록 설계한 렌즈입니다.
기본 포함 렌즈만 가지고 있어도 사진 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편리하게, 더 예쁜 사진을 더 쉽게 찍으려면 교환식 렌즈를 몇 개 더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수백 종에 달하는 교환식 렌즈들의 성능과 용도, 특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교환식 렌즈는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카메라와 렌즈의 궁합이 잘 맞아서입니다. 니콘 디지털 카메라를 쓴다면 니콘 렌즈를, 캐논 디지털 카메라를 쓴다면 캐논 렌즈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 살펴볼 것은 ‘마운트’입니다. 마운트는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와 렌즈를 연결하는 '규격'입니다. 이 규격이 같아야 쓸 수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 한 곳이 여러 개의 마운트를 운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마운트는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표와 렌즈의 이름에 반드시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니콘은 ‘F 마운트’와 ‘Z 마운트’를 운용합니다. F 마운트는 DSLR 카메라, Z 마운트는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따라서 Z 마운트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샀다면 Z 마운트 렌즈를, F 마운트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샀다면 F 마운트 렌즈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교차해서 쓸 수는 있지만, 별도 부품을 사야 하니 비효율적인데다 각자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워지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그마, 탐론, 삼양옵틱스 등 ‘서드 파티(Third Party)’ 렌즈를 사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이들이 선보이는 렌즈는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의 렌즈와 성능, 화질은 대등하지만, 가격은 조금 더 쌉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서드 파티 렌즈의 마운트를 잘 구분하는 것’입니다.
니콘 F 마운트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에 시그마 렌즈를 쓰려면, 반드시 ‘시그마의 F 마운트 렌즈’를 써야 합니다. 니콘 F 마운트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에 ‘시그마의 캐논 EF 마운트 렌즈’나 ‘시그마의 소니 FE 마운트 렌즈’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별도 부품을 사서 써야 하니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그 다음 볼 것은 ‘초점 거리’와 ‘조리개 값’입니다. 초점 거리는 ‘mm’로 표현하고, 조리개 값은 ‘F’ 뒤에 오는 숫자를 보면 됩니다. 렌즈의 옆면이나 대물 렌즈 테두리를 보면 됩니다. 간혹 조리개 값은 그냥 숫자로만 기록되기도 하는데, 초점 거리와 함께 표시되니 구분하기 쉽습니다.
초점 거리는 ‘사진의 시야와 넓이’를 결정합니다. 초점 거리를 보면 ‘100mm’처럼 숫자가 한 개 붙는 렌즈가 있고, ‘24~70mm’처럼 두 개가 붙은 렌즈가 있습니다. 숫자가 한 개 붙은 렌즈는 ‘단렌즈’로, 정해진 시야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확대나 축소, 줌 촬영이 안됩니다. 숫자가 두 개 붙은 렌즈가 바로 ‘줌 렌즈’로, 시야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확대나 축소 촬영이 가능합니다.
‘표준 줌(단)렌즈’는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자주 쓰는 초점 거리인 35mm나 50mm를 지원하는 렌즈입니다. 이 초점 거리는 사람의 눈이 보는 풍경과 가장 흡사한 화면을 담습니다. 따라서, 렌즈를 단 하나만 사야 한다면 가급적 표준 줌(혹은 표준 단)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표준 초점 거리인 35mm를 기준으로, 초점 거리의 숫자가 작으면 넓은 화면을 담는 ‘광각 렌즈’입니다. 초점 거리의 숫자가 35mm보다 큰 큰 것은 화면을 확대해 담는 ‘망원 렌즈’ 입니다. 즉, 초점 거리의 숫자가 작은 렌즈는 시야가 넓은 풍경이나 야경 사진을 찍을 때 좋고, 숫자가 큰 렌즈는 새나 운동 경기 등 피사체를 크게 찍을 때 좋습니다.
그렇다면, 줌 렌즈는 어떨까요? 14~24mm나 15~30mm처럼 숫자가 작은 줌 렌즈는 ‘광각 줌 렌즈’, 70~200mm나 100~400mm처럼 숫자가 큰 줌 렌즈는 ‘망원 줌 렌즈’입니다. 간혹 ‘24~240mm’처럼 숫자 범위가 큰 렌즈도 있는데, ‘고배율 줌 렌즈’라고 합니다.
또 하나 꼭 눈여겨볼 것이 ‘35mm 환산’입니다. 35mm는 필름 시절부터 오래 사용해 온 일종의 기준입니다. 앞서 든 초점 거리 설명도 모두 35mm 기준입니다. 그런데, 일부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는 35mm가 아니라 다른 기준을 씁니다. 이 경우 초점 거리가 1.5배~2배 길어집니다.
즉,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에 따라 25mm가 광각일 수도 있고, 표준일 수도 있습니다. 35mm 기준으로 25mm는 광각이지만, 35mm가 아니라면 35mm 환산 38mm 정도가 되니 표준입니다. 그래서 렌즈 제조사들은 35mm가 아닌 렌즈일 경우 대부분 35mm 환산 수치를 표기합니다. 따라서 렌즈의 초점 거리가 아니라, 35mm 환산 초점 거리를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참고로, 초점 거리 숫자의 배율이 곧 ‘줌 배율’입니다. 24~70mm 렌즈는 24 x 3 = 72이므로 3배율 줌 렌즈로 보면 됩니다. 24~240mm 렌즈는 24 x 10 = 240이니 10배율 렌즈입니다. 물론, 3배율 렌즈라고 해서 성능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16~35mm와 24~50mm 렌즈는 모두 2배율 줌 렌즈지만, 각각 광각 줌 렌즈와 표준 줌 렌즈입니다. 줌 배율보다는 초점 거리를 우선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개는 ‘빛을 받아들이는 양’을 조절하는 부품입니다. 조리개 값은 ‘F’ 숫자로 표현합니다. 조리개 값도 초점 거리처럼 숫자 한 개 혹은 두 개가 붙습니다. 단렌즈 혹은 ‘고정 조리개 줌 렌즈’에는 숫자가 한 개, ‘가변 조리개 줌 렌즈’에는 두 개가 붙습니다. 50mm F1.8은 단렌즈, 24~70mm F2.8은 고정 조리개 줌 렌즈, 24~70mm F2.8~4는 가변 조리개 줌 렌즈입니다. 물론, 고정 조리개 줌 렌즈가 더 성능이 좋습니다. 모든 초점 거리에서 동일한 조리개 값을 지원한다는 의미니까요.
이 숫자가 작을 수록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흔들림을 줄이고’, ‘배경을 흐리게 표현’ 가능합니다. 빛을 많이 받아들이므로, ‘셔터 속도를 확보해 피사체 흔들림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반면, 이 숫자가 큰 렌즈는 배경이 조금 덜 흐린 느낌을 냅니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빛을 많이 받아들이지 못해 사진이나 피사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조리개 값이 크면, 즉 조리개를 조이면 야경을 찍을 때 빛이 예쁘게 갈라집니다. 풍경 사진이나 풍경+인물 사진처럼 배경 흐림 없이 전부 선명하게 표현할 때 쓰기에도 좋습니다.
조리개는 밝을 수록, 즉, 조리개 값은 작을 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배경을 흐리게 묘사하고, 사진을 찍을 때 흔들림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신 그 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초점 거리의 표준은 35mm~50mm라고 했는데요, 조리개의 표준은 F2.8로 보면 무방합니다. 최고급 줌 렌즈는 F2.8 고정 조리개를, 최고급 단렌즈는 F1.4나 그 이하 조리개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밖에도 렌즈에는 수많은 용어가 붙습니다. 같은 부품이나 기능이지만, 렌즈 제조사마다 다르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시장에 나온 최신 렌즈를 기준으로 용어의 뜻과 성능을 살펴보겠습니다.
‘AF/MF’는 각각 ‘자동 초점’과 ‘수동 초점’을 일컫습니다. 자동 초점 렌즈는 수동 초점도 지원하지만, 수동 초점 렌즈는 자동 초점을 못 씁니다. ‘Macro/Micro’는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는 ‘접사 촬영’을 지원하는 렌즈입니다. 일반 렌즈로도 접사 촬영이 가능하지만, 이들 렌즈를 쓰면 피사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 더 크게 담을 수 있습니다.
‘USM / HSM / SWM / SDM / USD’ 등은 ‘초음파 자동 초점 모터’라는 뜻입니다. 보통 렌즈는 자동 초점을 잡을 때 기계식 모터를 쓰는데, 이것을 조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초음파 모터로 교체한 렌즈에 붙는 단어입니다. 대부분 중·고급 렌즈입니다. ‘STM / LM / VCD’ 등은 초음파 모터는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빠르게 동작하는 특수 모터를 가진 렌즈에 붙는 단어입니다.
‘OSS / IS / OS / VR / VC / OIS’는 모두 ‘흔들림 보정 기능’을 뜻합니다. 카메라나 렌즈가 사진 촬영 중 흔들림을 감지해, 내부 렌즈를 흔들림이 일어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면 흔들림을 상쇄해서 줄일 수 있습니다. 제조사별로 이름은 다르지만, 흔들림 보정 기능의 동작 원리와 성능은 대동소이합니다.
단, 이 기능이 필수는 아닙니다. 디지털 카메라 가운데에는 본체에 흔들림 보정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있는데, 이 경우 어떤 렌즈를 장착하든지 흔들림 보정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렌즈에 흔들림 보정 기능을 넣지 않는 제조사도 있습니다. 보통은 본체나 렌즈 한 쪽의 흔들림 보정 기능만 사용하지만, 최신 혹은 고급 디지털 카메라는 본체와 렌즈의 흔들림 보정 기능을 함께 사용해 효과를 더욱 강화합니다.
‘ED / APO / ASPH’는 ‘특수 렌즈’를 일컫습니다. 렌즈는 여러 매의 렌즈를 조합해 만드는데, 그래서 성능표를 보면 ‘~군 ~매’로 표현합니다. 군은 렌즈를 조합한 덩어리의 개수, 매는 렌즈의 총 개수입니다. 특수 렌즈를 사용하면 색수차(강한 빛과 피사체의 경계면 혹은 금속면에 보라색 띠가 생기는 현상), 플레어나 고스트(사진 안에 작은 빛 덩어리가 함께 찍히는 현상) 등을 막고 사진의 화질도 더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WR’는 ‘방진방적’이라는 뜻입니다. 후지필름이나 리코이미징 펜탁스 렌즈에 붙는 단어인데, 꼭 이 단어가 있어야 방진방적 렌즈인 것은 아닙니다. 캐논이나 니콘, 소니의 고급 렌즈들은 방진방적을 지원하지만, 단어가 붙지 않습니다. 렌즈의 성능표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또한, 방진방적은 말 그대로 ‘먼지’와 ‘물방울’을 막는다는 의미입니다. 물에 담가도 되는 방수, 물기를 상당 부분 막아주는 방습과는 다르니 이 점도 유의하세요.
‘최고급 렌즈’에 단어가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캐논은 ‘L’, 니콘은 ‘S’, 소니는 ‘GM’이나 ‘G’, 펜탁스는 ‘*(혹은 ★)’나 'Limited' 등의 단어나 기호가 붙습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