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MO2022] "불필요하게 이동하지 마세요", 카카오 자율주행차가 찾아갑니다
[IT동아 정연호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첫 테크 컨퍼런스인 ‘NEXT MOBLITY(NEMO 2022)’를 개최했다. 오늘 10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NEMO 2022를 진행해, 카카오가 그리는 미래의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4월 ‘카카오T’ 택시를 처음 선보인 이후, 7년 동안 택시와 대리기사, 바이크, 기차, 항공 등 모든 이동 수단을 통합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완성형 MaaS(서비스형 모빌리티)앱 ‘카카오T’로 이용자는 이동 시간을 단축하며, 택시 등의 이동 수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테크 컨퍼런스 ‘NEMO’에서 완전자율주행을 포함한 모빌리티의 미래 목표를 제시했다.
행사는 오전 미디어 전시 도슨트 프로그램에서부터 본행사의 개회사 그리고 기조연설로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CEO가 개회사를 했고, 기조연설 인사는 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CTO, LG사이언스파크의 박일평 대표, 볼로콥터의 플로리안 로이터 CEO,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 CEO였다. 본행사가 끝난 후, 개발자 Q&A 세션이 진행됐다. 개발자 Q&A엔 삼성전자, 우아한형제들, GS리테일, 번개장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토르드라이브 등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과 기술 스타트업이 참여해 모빌리티 산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엄격한 방역 관리하에 진행됐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는 개회사에서 지난 7년간 카카오T 런칭 이후 모바일, 인공지능, 데이터 등의 기술로 일상의 혁신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카카오T의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는 기술은 2021년엔 2017년 대비 택시 배차 소요시간을 59% 감소시켰다. 또한, 카카오T로 이동경로와 택시 기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카카오T를 믿고 고령의 부모님이나 자녀 혼자서도 택시를 타게 할 수 있었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모빌리티 자동결제는 편의성을 증대하면서, 코로나 확산 방지에 필수인 비대면 서비스로서 자리를 잡았다. ESG 측면에선 택시 기사들에게 전기차 전환을 독려해, 현재 전기 택시 1,500여 대가 연간 1만 5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다음 목표는 이동 수단뿐 아니라 일상을 바꾸는 것이다. 류긍선 대표는 “이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는 방향으로 행해진다. 사물과 서비스가 직접 이동하므로, 사람이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상 옷이 구비된 차량이 호출에 따라 이용자를 찾아간다면, 사람들은 불필요한 이동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자율주행이 운전을 대신한다면, 사람은 공부를 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차에서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으로 이동 방법을 지상에서 상공으로 확장시키면,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류긍선 대표는 “이를 도심 체증과 불필요한 주차 공간을 줄여 더 넓은 공공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공원녹지, 문화시설 등 모두에게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유승일 CTO는 기조연설에서 올해를 ‘디지털 트윈 제작의 원년’으로 삼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도로, 다리, 건물과 같은 물리적 환경을 가상에 재현하는 것을 뜻한다. 도로의 정밀지도(HD맵)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고, 그 위에서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차에 부착된 센서 정보를 종합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경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디지털 트윈을 참고해 경로 계획을 구축할 수 있다.
유승일 CTO는 “2015년 카카오 T 택시 런칭 후 디지털 전환의 첫 출발점은 택시 배차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해 예상 도착 시간을 고려하는 것으로 배차기준을 고도화하고, 국민내비 김기사를 운영하던 록앤올 인수해서 실시간 도로 정보와 경로 계획 AI 기술을 내재화했다. 서비스 혁신을 위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에 필요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파트너사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의 박일평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LG사이언스파크는 그룹 전체의 R&D 연구를 한곳에서 융합하는 곳이다. 이를 통한 최적의 분야가 모빌리티로, 현재 LG그룹의 기술을 활용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미래 자율주행 컨셉 모델인 옴니팟을 NEMO 2022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옴니팟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전제품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스마트홈을 자동차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옴니팟은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서, 이동시간에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한다. 몰입형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보거나,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옴니팟에서 쇼핑을 하고 혹은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이러한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서 옴니팟엔 인공지능 비서 ‘레아’가 탑재된다.
미국의 자율주행 기업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Chris Urmson) CEO는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로라를 공동 창업한 그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인물로, 글로벌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엔지니어로 꼽힌다.
크리스 엄슨 CEO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도로 위를 더 안전하게 만들다. 자율주행은 다양한 센서를 통해서 도로 위에 정보를 모으고, 이를 통해 사고 위협을 예측하고 피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도로 위에서 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교통약자에게 운전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자율주행을 통해서 교통약자의 도로 접근성을 강화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물류 공급망을 효율화 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만 미국 트럭 운송시장은 7천억 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론 4조 달러 정도 된다. 크리스 엄슨은 운송 물류망이 자동화되면 이 시장은 3~4배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로라는 트럭 업체 ‘볼보’와 ‘파카(PACCAR), 완성차 제조사 ‘토요타', 물류기업 ‘페덱스', 차량 호출 서비스 ‘우버' 등과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구축하고 있으며, 파트너사들은 오로라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게끔 지원한다. 오로라의 퍼스트라이트 라이다는 기존 라이다 시스템보다 더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대상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한다.
글로벌 UAM 기업 볼로콥터의 플로리안 로이터(Florian Reuter) CEO는 기조연설 자사의 기체 개발 현황과 UAM 기술의 비전을 소개했다. UAM(도심항공교통)이란 주로 높지 않은 저고도 공중에서 이동하는 도심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낮게 나는 비행기라고 보면 된다. 2011년 독일에서 설립된 볼로콥터는 선진화된 기체 운용, 안전 인증 노하우 등 UAM(도심항공운용)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7월부터 카카오모빌리티와 ‘UAM 서비스 상용화 실증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해왔으며, 11월에는 ‘한국형 UAM 서비스 모델 고도화 및 상용화 준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플로리안 로이터 CEO는 “미래엔 사람들이 이동할 때 스마트폰을 보면서 목적지로 가는 가장 스마트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다. 다양한 교통 수단 중 하나가 에어택시다. 강남에서 여의도로 택시를 타고 가면 3~40분 심하면 1시간이 걸린다. 항공 택시를 이용하면 10분 안에 갈 수 있다. 메가시티에 살고 있다면 시간 택시를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 절약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UAM은 언제부터 활용할 수 있을까? 플로리안 로이터 CEO는 원격조정과 완전주행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는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다만, 신기술은 각 국가의 감독 당국이 면밀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국가들의 규제이다. 안전 인증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예측하지 못한 변수도 문제다.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아이들처럼, 하늘에서도 기체들과의 충돌이나 날아다니는 새들이 예기치 못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위협 요소를 충분히 안정적으로 피해갈 수 있도록 하는 준비도 중요하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