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인사이트]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만나다
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 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지구촌 겨울 축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중국 베이징에서 제 24회 동계올림픽이 개막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라는 주제로 전세계 91개국 2,900여 명의 선수들이 15개 종목에 출전해 17일간 대회를 이어갑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우려를 받은 올림픽이지만, 그동안 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본인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며 항상 올림픽정신과 스포츠맨십을 바탕으로 언제나 국민들에게 메달 이상의 큰 감동을 선사했는데요. 이번 올림픽에서도 굽히지 않는 대한민국의 스토리를 보내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쿄 하계 올림픽은 1년 연기했었잖아요? 그래서일까요. 이번 동계올림픽은 빠르게 돌아온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으로 지구촌 이웃들이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잠시나마 모든 사람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팀이 계주에서 넘어졌음에도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며 결승선을 통과한 장면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납니다.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윤성빈 선수는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죠. 굳이 메달이라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올림픽 선수단이 매 대회마다 최선을 다해 땀 흘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도 분명 같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하는 이유지요.
앞으로 하계올림픽은 2024년 프랑스 파리, 2028년 미국 LA에 이어 2032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동계올림픽은 이번 베이징 이후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니타 담페초에서 개최할 예정이죠.
올림픽 개최지는 어떻게 결정하는지 알고 계신가요? 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대회 7년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총회에서 결정합니다. 개최 희망 국가의 올림픽위원회가 개최 희망도시를 IOC에 제출하면, 평가단이 희망 도시를 방문해 실사를 진행합니다. 실사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최종 개최 도시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 재원조달 방안, 경기장 시설, 인프라, 수송, 안전, 호텔 등 체계적인 준비를 거쳐야죠.
이렇게 준비해도 가야할 길은 멉니다. IOC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후보 도시를 선택한 뒤, 각 국의 IOC 위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죠.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하지 못하면 가장 적은 득표를 기록한 도시를 탈락시키고 다시 투표를 진행합니다. 이어지는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를 기록한 도시가 나오지 않는다면 계속 투표를 반복하죠.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정이 생각보다 많이 까다롭고 복잡하네요.
그렇습니다. 많은 국가가 올림픽 유치를 위해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죠. 지난 2018년 동계올림픽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평창도 최종 개최지로 선정까지 2번의 실패라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왜 이렇게 많은 국가가 도전하는 걸까요? 전세계인의 축제를 개최하는 영광과 기쁨이 있을 겁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의 선수들이 펼치는 명경기를 실제 마주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겠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경제적 파급 효과입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우리나라는 약 15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철도, 도로 등 교통 인프라 및 경기장 등 시설을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을 통해 30조 8,900억 원 규모의 생산 유발을, 10조 7,927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합니다. 국가 이미지 제고, 국내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경제효과도 빼놓을 수 없죠.
올림픽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 올림픽은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기도 하잖아요?
그렇습니다. 올림픽 개최국은 자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이고, 각국 선수단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최고의 시설을 제공하죠.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지금 열리고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사용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역대 가장 많은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여한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회식부터 남달랐습니다. 1,218대의 드론을 동원해 주경기장 상공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드론을 접하고 흥미를 가지게 된 분들도 많으셨을텐데요. 당시 동시에 공중에서 비행한 최대 드론 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5G 이동통신 기술, 클라우드, 가상현실 등의 서비스를 개막식 행사에 도입해 차세대 ICT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죠. 인천국제공항에는 해외에서 방문하는 선수단과 관람객의 이동 편의를 위해 외국어 기능을 탑재한 안내 로봇이 돌아다녔고, 현대자동차와 KT가 공동 개발한 5G 버스를 운행했었죠.
지난 2021년 7월 23일 개최한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일본은 개막식를 포함해 대회 기간 동안 인공위성을 활용한 유성쇼, 도쿄 도심을 다니는 자율주행 택시 배치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었는데요. 아쉽게도 계획은 일부 축소했죠. 다만, 도요타가 개발한 무인 자율주행 셔틀버스 ‘E-팔레트’를 선수촌 내 주요 시설 연결에 배치하며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그렇지만, 패럴림픽 기간 중 시각장애가 있는 선수와 E-팔레트가 충돌하면서 자율주행 셔틀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죠. 아직까지 자율주행 차량이 일반도로에서 주행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피해가지 못한 셈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클라우드 등 차세대 ICT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올림픽 성화 봉송을 위해 자율주행차와 수륙 양용 로봇을 동원했죠. 또한, 성화 연료로 수소를 활용했으며,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 옌칭, 장자커우 등 3곳의 올림픽 폐쇄 구역에 1,000대 이상의 수소연료 기반의 버스와 승용차를 투입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5G 스마트카를 투입해 빙판 검사를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올림픽 주최측에 따르면, 중국 베이더 위성 항법 시스템(BDS, BeiDou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을 통해 스마트카는 센티미터(cm) 수준의 편차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룸서비스, 바, 주방일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활용한다고 전했죠.
올림픽에서 선보이는 모빌리티 기술과 미래 기술도 좋지만, 무엇보다 오랜 시간 노력한 선수들이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왔으면 좋겠네요.
네, 맞습니다. 아무리 놀라운 기술력을 동원해 올림픽에서 관심을 끌어도, 주인공은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입니다. 이번 베이징 올릭픽에 한국은 선수 64명, 관계자 56명, 코로나 대응팀 5명 등 총 125명의 선수단이 참여했는데요. 지난 4년간 베이징 올림픽 참여를 위해 땀 흘린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국민 모두에게 감동을 전하는 최고의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기대합니다.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이경현 소장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 가능성을 파악한 뒤,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 컨퍼런스 개최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웹서비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