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와이파이6E 품은 첫 차세대 공유기, 넷기어 RAXE500
[IT동아 김영우 기자] 넷기어(Netgear)의 제품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누구는 최고의 제품이라며 호평을, 또 누구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제품이라며 혹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넷기어가 최신 기술의 도입에 매우 적극적인 기업이라는 점이다. 넷기어는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와이파이6(WiFi 6E)’, 복수의 AP(접속 지점)으로 와이파이 범위를 넓히는 ‘메시’ 같은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상당히 빠른 시기에 출시했다.
이번에 소개할 넷기어의 나이트호크 RAXE500(Netgear Nighthawk RAXE500)도 그러한 경우다. 이 제품은 기존의 와이파이6 보다 한층 발전된 와이파이6E(WiFi 6E) 기술을 적용했다. 국내에 정식 출시된 와이파이6E 지원 공유기는 이 제품이 최초다. AX11000급의 강력한 무선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를 제공하며, 2.5G 멀티 기가비트 포트를 갖추는 등 유선 성능도 충실하다. 이달 초 열린 세계 최대의 기술 엑스포인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제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인상적인 외형, 세련된 구성
넷기어 나이트호크 시리즈는 게이머나 전문가를 비롯한 고급 사용자를 위한 제품군이라 제품 외형부터 확실히 튄다. RAXE500 역시 마찬가지로,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날개형 디자인, 그리고 상당한 덩치(298x78x211mm)가 눈에 띈다.
덩치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숨기듯 설치하기는 힘들다. 디자인도 독특하니 오히려 잘 보이는 곳에 꺼내 두고 쓰라는 제조사의 의도인 것 같다. 본체 하단에는 벽걸이 설치를 위한 나사 걸이용 홈도 2개 있다.
본체 양쪽의 날개 내부에는 8개의 고성능 안테나가 내장되어 있으며, 운반이나 보관을 할 때는 양쪽 날개를 접어 부피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본체 상단의 그물망 그릴 및 하단의 통풍구를 갖추고 있는데 상단 내부에는 열을 빠르게 식히는 냉각팬도 품었다. 이 냉각팬은 내부 온도에 따라 회전속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므로 냉각 능력과 정숙성 사이의 균형이 좋다.
본체 상단 아래쪽에는 와이파이 암호 입력 없이 간편하게 접속이 가능한 WPS 버튼, 그리고 와이파이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는 모드 전환 버튼이 달려있다. 그리고 본체 상단 위쪽에는 전원, 인터넷 연결, 6/5/2.4Ghz 와이파이 작동 상태, 그리고 각 LAN 포트 및 USB 포트의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12개의 LED가 달린 것이 눈에 띈다.
와이파이6E 기반 AX11000급의 강력한 와이파이 성능
제품의 디자인도 독특하지만 역시 가장 주목할 점은 내부 사양, 그 중에서도 무선 성능이다. RAXE500은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데, 이는 주파수 2.4GHz 대역과 5GHz 대역만 지원하던 기존의 와이파이와 달리 6GHz 대역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기존 단말기를 위해 2.4/5GHz 와이파이도 물론 지원한다.
6GHz 와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채널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이다. 덕분에 더 많은 장치가 접속하더라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며, 지연 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다. 2.4GHz 와이파이의 채널 스펙트럼이 60MHz, 5GHz 와이파이가 500MHz인 반면, 6GHz 와이파이의 채널 스펙트럼은 1200MHz에 달한다.
이렇게 3개의 와이파이를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으며, 2.4GHz 접속 시에는 최대 1.2Gbps, 5GHz나 6GHz 접속 시에는 최대 4.8Gbps의 속도로 연결이 가능하다. 합계 와이파이 대역폭이 10.8Gbps, 즉 AX11000급에 달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2022년 1월 현재 시중에서 팔리는 공유기 중에서 최상위급의 성능이다.
참고로 2.4GHz 와이파이는 장애물에 강해 접속 범위가 넓은 대신 최대 속도가 낮고, 5GHz 와이파이는 그 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그래서 상당수 이용자들은 공유기와의 거리에 따라 2.4/5GHz 와이파이의 SSID(접속 목록)를 전환해가며 접속하곤 했는데, RAXE500는 2.4/5GHz 와이파이를 하나의 SSID로 묶는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기능을 지원한다.
이렇게 묶인 SSID에 접속하면 현재 이용자의 위치나 접속 품질에 따라 자동으로 2.4/5GHz가 전환되므로 편리하다. 다만 와이파이6E 공유기의 가장 큰 특징인 6GHz 와이파이는 스마트 커넥트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하나의 SSID로 묶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그 외에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해도 끊김이나 속도 저하를 최소화하는 MU-MIMO(Multi-User, Multiple Output) 기술, 접속 단말기의 위치한 방향으로 무선 신호를 보다 강하게 몰아주는 빔포밍+(Beamforming+) 기술도 지원한다. 무선 관련 성능이나 기능 면에선 나무랄 데가 없다.
무선 못지않게 우수한 유선 관련 성능
유선 관련 사양도 훌륭하다. RAXE500 본체 후면에는 총 6개의 네트워크 포트가 있는데, 외부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는 WAN 포트 1개, 그리고 단말기 연결용 LAN 포트 5개가 있다. 이 중에 WAN 포트와 1번 LAN 포트를 결합해 2Gbps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며, 3번과 4번 LAN 포트 역시 결합(Link Aggregation)을 통해 대역폭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5번 포트인데, 이는 2.5G WAN이나 LAN 포트로 이용 가능한 멀티 기그(Multi-Gig) 포트다. 1Gbps 까지만 지원하는 일반 공유기에 비하면 한층 높은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어 전문가나 기업에서 이용한다면 유용할 것이다.
그 외에 2개의 USB 포트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와 같은 저장장치를 연결한다면 이를 네트워크 공유 저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두 포트 모두 USB 3.0 규격이라 기존의 USB 2.0 포트에 비해 빠르게 파일의 다운로드나 업로드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고급 네트워크 기능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내부 처리능력도 강화했다. 1.8GHz로 구동하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1GB 램(RAM), 그리고 512MB의 저장공간을 탑재했다. AX11000급 무선 성능과 결합해 4K나 8K급 초고해상도 동영상의 끊김 없는 스트리밍이 가능하며, VR 게임과 같이 높은 대역폭을 요구하는 콘텐츠도 원활하게 구동 가능하다는 점을 넷기어는 강조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한 원격 관리, 위험 콘텐츠 차단 기능도 지원
제품의 내부 설정 메뉴를 살펴보면 한층 다양한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접속한 장치별로 트래픽 우선 순위를 할당해 원활한 네트워크를 꾀하는 QoS(Quality of Service) 기능, 와이파이6 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고급 암호화 기술인 WPA3(Personal), 주로 이용하는 와이파이 외에 별도의 손님 전용 와이파이 SSID를 생성하는 게스트 와이파이 기능 등을 제공한다.
특히 게스트 와이파이 기능은 손님에게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서 내부 설정 메뉴에 접근하거나 다른 장치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등의 민감한 서비스는 차단할 수 있어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유용할 것이다.
참고로 나이트호크 RAXE500의 기능 설정이나 상태 확인은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나이트호크(Nighthawk) 모바일 앱으로도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능을 지원하므로 현재 사용자가 공유기의 와이파이 범위를 벗어난 외부에서도 원격 접속해 관리가 가능하다.
나이트호크 앱을 이용해 쓸 수 있는 넷기어 아머(Netgear Armor) 기능도 눈에 띈다. 위험한 웹이나 서비스를 차단해 바이러스 및 피싱, 랜섬웨어 같은 악성코드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다만, 넷기어 아머 서비스는 첫 설치 후 30일까지만 무료로 제공되며 무료 기간이 끝난 후에도 계속 쓰고 싶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미래 네트워크 환경을 남보다 먼저 체험하고자 한다면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E500은 이제 막 세상에 등장한 최신 기술인 와이파이6E 기술을 탑재하고 AX11000급이라는 최고 수준의 와이파이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링크 어그리게이션이나 2.5G 멀티 기그 기술 등, 유선 네트워크 성능도 우수한데다 클라우드와 모바일 앱을 이용한 원격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등, 대단히 많은 장점을 갖추고 있다.
RAXE500은 최신 기기를 다수 보유한 전문가, 수십 대 이상의 기기가 동시 접속해야 하는 점포나 사무실 등 다양한 환경에서 대응이 가능한 고성능 공유기다. 다만, 아직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단말기(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는 흔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1 울트라’ 같은 극히 일부의 제품만 지원한다. 그리고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 답게 RAXE500은 가격도 만만치 않다(해외 판매가 599.99달러). 미래의 기술을 남들보다 한 발 먼저 경험해보고자 하는 특별한 소비자를 위한 제품임이 분명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