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파코웨어 (3) 메타버스 콘텐츠, 기술과 실물 앞세워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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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이인규 파코웨어 대표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는 아이들이 건전하게 즐길 게임, 놀이 문화를 구상하다가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의 첫 작품은 영유아 교육 교보재 ‘애니블록’이다. 형태가 여러 가지인 블록을 그림 안에 딱 맞게 채워 완성하는 방식의 애니블록은 연간 1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는 영유아 교육 교보재이자 놀이 도구인 애니블록을 발전시켜서 영유아용 메타버스 서비스 ‘컬러링 월드’를 만들려 한다. 살아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고, 이 그림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고 즐기는 컬러링 월드는 누구나 건전하게 즐기는 메타버스 콘텐츠다. 하지만, 이 미래에 다다르기까지 파코웨어가 넘어야 할 산은 높고 험준하다.
파코웨어는 컬러링 월드를 구성할 다양한 콘텐츠, 이를 개발할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막강한 해외 경쟁자와의 차별화, 적확한 홍보 마케팅 방안도 세워야 한다. 한편으로는 영유아들이 컬러링 월드를 오래 즐기도록 유인할,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알려줄 매력도 찾아내 메타버스 안으로 이끌어야 한다.
스케일업 팀의 비즈니스모델 분석 결과, 파코웨어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콘텐츠 공급 방안 및 파트너, 성공 모델 애니블록과의 연계 방안이었다.
이인규 대표의 계획은 ‘투자금 유치’다. 투자를 발판으로 영유아용 교보재 제조 스타트업에서 메타버스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이 역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스케일업 팀은 김유광 한국벤처컨설팅 이사를 섭외해 이인규 대표의 투자 유치 전략을 점검했다.
투자 위한 지분 조절도 스타트업 대표의 주요 임무
투자금을 받으려는 스타트업은 지분 관계를 잘 정리해야 한다. 이인규 대표의 고민도 복잡한 지분 관계였다.
이인규 대표 : “파코웨어는 연구소 기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창업 후 지분 이동이 잦아지면서 관계가 다소 복잡해졌어요. 지금 제가 가진 파코웨어 지분과 우호 지분을 모두 합하면 40% 남짓입니다. 지분이 다소 낮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투자 유치 전략을 세워야 할지 궁금합니다. 향후 파코웨어는 성장 방안으로 IPO(기업 공개)보다 M&A(인수합병)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김유광 이사 : “상장이 아니라 M&A를 고려한다면 그 정도 지분만 가지고 계셔도 무방합니다. 절차상 문제가 생길 정도로 적은 지분은 아니에요. 보통 스타트업이 상장할 때 창업자가 30% 전후의 지분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인규 대표 : “매칭 펀드가 가져간 지분이 가장 큽니다. 어느 정도 회수는 가능하지만요. 투자 상담을 받을 때, 제가 가진 지분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대표가 가진 지분 분량이 후속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도 합니다.
파코웨어는 애니블록을 만드는 제조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제품을 만들려면 제작 비용 투자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투자를 받는 데 제한이 있어서 다른 사업 구조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파코웨어의 새 프로젝트 컬러링 월드는 애니블록과는 다른 투자 구조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컬러링 월드를 앞세운 투자 전략, 어떤 투자 파트너와 만나야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김유광 이사 : “파코웨어의 컬러링 월드 소개서를 읽어봤습니다.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편으로는 콘텐츠를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구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컬러링 월드는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인데, 아이들이 콘텐츠를 왕성하게 소비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함이 필요합니다. 컬러링 월드는 아직 구상 초기라서 그런지, 이런 매력 포인트를 찾아볼 수 없더군요.
컬러링 월드를 앞세워 투자를 유치한다면, 관심을 갖는 투자자는 제법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여기에서 한 가지 확인할 것은 기존 투자자들의 의향입니다. 애니블록과 다른 비즈니스모델, 컬러링 월드를 보고 기존 투자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이인규 대표 : “기존 투자자들은 컬러링 월드보다는 애니블록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애니블록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받으라고 조언을 주세요. 컬러링 월드는 일단 런칭 후, M&A를 비롯한 파코웨어의 운영 성과를 보고 투자 유치 여부를 이야기하자고 합니다.
문제는 이 경우 대표 지분이 더 낮아지고, 이 때문에 추가 투자가 불투명해지는 악순환 구조입니다. 파코웨어의 기업 가치가 더 커질 때까지 기다리고 새로운 법인을 만들라는 조언도 들었어요. 그 만큼 파코웨어의 가치를 아직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유광 이사 : “말씀을 듣고 나니, 파코웨어가 새로운 투자를 받으려면 초기 투자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듯합니다. 투자자들에게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 앞으로의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지분의 일부를 적정한 가격에 매수하면 좋을 것입니다. 대금 지급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시드 투자자나 엔젤 투자자로서 파코웨어의 대표의 고민에 응답하지 않을 분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대표가 할 일은 정말 많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지분이나 투자 등 꺼내기 어려운 말을 꺼내서 설득하는 것도 그 중 하나에요. 지분 구조가 취약해 투자 유치에 문제가 생기고, 이 때문에 우수한 아이디어의 사업화가 늦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새 투자자들은 창업자에게 힘이 있어야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제안은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절대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파코웨어가 투자 유치를 못 하고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고 그 규모도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게다가, 파코웨어의 컬러링 월드는 지금보다 고도화된 비즈니스모델이자, 현재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메타버스 콘텐츠입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컬러링 월드의 미래를 명확히 제시하고, 이 덕분에 실현될 투자자들의 이익을 설명하면 좋을 듯합니다. 투자자들과 원활히 소통하는 방법을 체득하면,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재미와 신뢰 보여주고 투자할 ‘확신’ 이끌어라
김유광 이사와 지분 정리 전략을 다듬은 이인규 대표는, 이어 콘텐츠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전략을 궁금해했다. 파코웨어는 제조 스타트업이다. 유형의 상품을 만드는 제조 스타트업과 무형의 서비스를 앞세우는 콘텐츠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전략은 다르다.
이인규 대표 : “컬러링 월드처럼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세워야 할 투자 유치 전략을 알고 싶습니다. 개발자를 확보하고 홍보 마케팅을 하는 등, 파코웨어가 컬러링 월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금액은 10억 원 정도입니다. 우선은 3억 원~5억 원 정도의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100억 원 상당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
김유광 이사 : “메타버스 서비스로서의 컬러링 월드의 특징과 장점을 잘 알려야지요. 메타버스 서비스의 핵심은, 그 안에서 ‘경제’가 돌아가야 하는 점입니다. 물론 ‘재미’도 있어야 합니다.
컬러링 월드는 아이들이 그림에 색을 칠해 생명을 주고, 살아 움직이는 그림을 아이들이 서로 나누고 함께 즐기도록 하는, SNS 성격도 가진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그림을 단순히 수집하는 개념에만 머물면 안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컬러링 월드를 즐기다가 곧 지쳐서 다른 서비스를 찾을 것입니다.
그러니 재미를 꼭 보강하세요. 컬러링 월드의 창조자 역할을 한다든지, 사용자가 창조한 캐릭터를 다른 사람이 자신의 공간으로 입양할 때 대가를 주고받게 설계한다든지, 캐릭터간 인기 경쟁을 붙인다든지 하는 재미를 넣으면 컬러링 월드가 더 활발해질 것입니다.
이인규 대표 :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해, 컬러링 월드에서 즐길 수 있는 캐릭터들을 패키지로 만들고 매달 한정 출시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매달 다른 캐릭터로 컬러링 월드를 체험하는 방식이지요. 캐릭터를 만드는 모든 과정, 즉 색을 칠하고 움직이도록 명령을 주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 것입니다. NFT(Non-Fungible Token, 희소한 디지털 콘텐츠) 개념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컬러링 월드의 캐릭터를 그 사용자만이 가진 유일한 콘텐츠로 만들 것입니다.
사실, 이것보다 다양한 재미를 넣고 싶고 또 넣을 계획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나중 순위로 미뤄놨어요. 지금 파코웨어는 이를 개발할 여력이 없습니다. 투자를 받아 개발자를 확보한 다음 이 기능들을 만들 예정입니다.”
김유광 이사 : “그렇다면, 사업 소개서에서 컬러링 월드는 어떤 장점을 가졌고, 따라서 사업에 투자를 하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를 정말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합니다. 컬러링 월드의 사업 소개서를 본 투자자들이 단번에 ‘아, 이 아이템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게끔 해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는 가능하면 목표하는 투자금을 한 번에 받아야 합니다. 투자 유치 목표액이 3억 원~5억 원 정도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에요. 메타버스 구축이라는 목표에 다다르기 전에 투자금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투자금에는 예상하는 개발비와 기본 운영비를 제외하고도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예비 비용도 포함해야 합니다. 따라서 파코웨어가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7억 원 정도의 투자를 한 번에 받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 시간을 소모합니다. 단기에 집중해서 투자를 유치하고, 이후의 모든 시간을 개발과 사업화에 쏟아야 사업을 효율적으로 펼 수 있습니다. 투자를 유치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그 기간 동안 기본 운영비는 계속 지출이 됩니다. 따라서 적은 금액의 투자를 여러 번 받아 실제 목표한 투자금을 유치하더라도, 실제로 목표한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기존 투자자들과 논의해 지분 구조를 합리적으로 정리한 다음, 신규 투자자가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요소를 중심으로 사업소개서를 다듬어 보세요. 접촉하는 투자자별로 성격을 파악해,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투자자는 사업의 세부사항을 깐깐하게 살피고, 또 어떤 투자자는 산업의 트렌드를 보고 스타트업의 성공가능성을 평가합니다. 스타트업 가운데 나름 성공을 거둔 애니블록의 실적을 토대로 회사의 장점을 정리한 다음, 신규 투자자에게 어필하면 좋을 것입니다.”
메타버스 열풍, 그냥 올라타지 말고 ‘기술과 실물’ 앞세워 차별화 필요
파코웨어가 컬러링 월드를 앞세워 진출할 메타버스 업계는, 정보통신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다. 투자 열풍도 불고 있다.
김유광 이사는 이런 상황이 메타버스 기업 가운데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파코웨어가 회사의 경쟁력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일시적인 투자 광풍에 힘입어 한 번 투자를 받고 사라지는 기업이 되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규 대표 역시 공감하며, 겉만 화려한 메타버스가 아닌, 기존에 없던 새로운 메타버스를 선보여 두각을 나타낼 각오를 내비쳤다.
김유광 이사 : “최근 메타버스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다들 주목합니다. 메타버스 기업이라 하면 모두들 대단하다고 칭찬합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물을 보여준 곳은 거의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점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기술과 실물을 꼭 살펴볼 것입니다. 비즈니스모델과 수익화 방안도 주목할 것입니다.
메타버스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받지 말고, 컬러링 월드를 차별화하세요. 이를 위한 기술은 무엇이 있는지도요. 그 어렵다는 상품화를, 파코웨어는 애니블록으로 보란 듯 성공한 실력을 가졌습니다. 이런 기업이 성공 경험을 토대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준비한다고 알리세요. 철저히 준비해서 투자자 눈 앞에 컬러링 월드를 명확히 보여주세요."
이인규 대표는 컬러링 월드를 그냥 메타버스가 아닌,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고 서로를 잇는 메타버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스케일업을 계기로 컬러링 월드만의 매력, 장점을 살리고 성공 사례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이인규 대표 : “아이들이 즐길 메타버스는 재미와 함께 가상 공간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폭력과 선정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기도 하지요. 컬러링 월드는 이 단점이 없고, 재미는 물론 SNS의 역할까지 하는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오늘 상담을 계기로 파코웨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리하고, 투자자에게 확신을 가져다줄 방법도 마련하겠습니다. 고민이 많이 풀렸습니다. 메타버스와 SNS의 결합,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은 위험이자 기회입니다. 파코웨어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독보적인 무기로 삼겠습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