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도, 구매도 집에서 비대면으로…삼성전자도 뛰어든 'VR 스토어'
[IT동아 권택경 기자] 통계청의 ‘10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조 9천 2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7% 증가했다. 이렇게 온라인 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와중에 오프라인 쇼핑 성장은 주춤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없어진 건 아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도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더라도 제품을 탐색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기존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시도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바로 가상현실(VR)에 매장이나 제품 전시장을 구현하는 ‘VR 쇼룸’ 혹은 ‘VR 스토어’다. 콜러, 다이슨, 일룸 등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선호도가 높은 가구나 가전 분야에서 이 같은 시도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10월 17일 ‘삼성 VR 스토어’를 런칭해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 9천 명을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에 방문할 여건이 안 되거나, 외출을 꺼리는 고객들도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제품을 체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매장처럼 상담 서비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대치본점을 온라인에 그대로 옮긴 ‘삼성 VR 스토어’는 별도 앱을 설치하거나 로그인할 필요 없이 PC나 모바일 기기로 삼성닷컴에 접속하기만 하면 이용할 수 있다. 1층은 모바일, 2층은 TV·가전제품 코너로 구성돼 있으며, 실제 매장을 걷듯 360도로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실제 매장을 걸어 다니듯 돌아다니거나, 3D 조감도나 평면도로 빠르게 매장 내부를 이동할 수도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 등 제품 가까이 다가가면 문을 열어 제품 내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모델명, 가격 등 제품에 대한 정보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나 구매 상담이 필요하면 ‘e디테일러’와 비대면 상담을 신청할 수도 있다. ‘e디테일러’는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도입한 화상 상담 서비스로, 삼성전자의 전문 상담사인 디테일러(D’tailor)가 1:1 비대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한다. ‘삼성 VR 스토어’나 삼성닷컴에서 예약하면 화상이나 유선으로 전국 33개 매장의 디테일러가 오프라인에서와 동일한 수준의 실시간 상담을 제공한다.
이처럼 가상현실을 이용해 매장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시도들은 온라인의 접근성과 편의성, 오프라인의 경험이라는 양쪽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반응도 좋다. 실제 ‘삼성 VR 스토어’ 고객 후기를 보면 바쁜 생업으로 매장에 직접 방문할 시간이 부족한 소비자나 몸이 불편해 매장 방문이 힘든 소비자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e디테일러 서비스 상담 건수도 지난 6월 대비 11월 기준 약 10배가량 폭발적으로 늘었다.
가전제품도 가구처럼 소비자 개인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춘 ‘맞춤형 가전’이 선호되는 시대다.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비대면으로 안전하고 편리하게 가전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VR 전시장과 매장은 앞으로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자리 잡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