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CON 광주 2021] 구글 코리아 김태원 전무 "디지털 기술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한다"
[IT동아 정연호 기자] 인공지능의 미래를 확인하는 행사가 광주에서 개최됐다.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글로벌 AI 콘퍼런스 ‘AICON : artificial intelligence congress’는 16일 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16일 진행된 두 번째 기조 강연에선 구글 코리아 비즈니스팀의 김태원 전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기업 인프라나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함으로써 만들 수 있는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김태원 전무는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 현재 구글에서 매일 발생하는 검색의 15%는 ‘인류가 처음 찾아본 검색어’다. 인류는 매일 15%씩 새로운 걸 찾고 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인류의 관심이 새로운 것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대중들은 주로 ‘HOW TO(무엇을 하는 방법), 즉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는지를 검색하곤 한다. 2006년에 가장 많이 검색된 ‘HOW TO’가 ‘넥타이를 매는 방법’이었다면, 올해 가장 많이 검색된 ‘HOW TO’는 ‘앱을 삭제하는 방법’이다. 시대가 바뀌면 사람들이 풀고자 하는 문제도 변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엔 그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빠른 속도로 바뀔 수밖에 없다.
김 전무는 “정신없는 혼란의 시대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선명한 시대이기도 하다. 과거엔 세상이 변해도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데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당대의 지식인이나 거장이 던진 키워드로 세상을 이해했다. 이젠 데이터를 통해서 사람들의 생각과 세상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빵을 먹을 때 떨어진 빵가루를 모으면 무슨 빵을 먹었는지 알 수 있듯, 사람들이 만든 디지털 빵가루(데이터)를 통해서 그들의 생각과 관심도 파악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보자,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주제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언제쯤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구글에선 사람들의 이동 데이터와 검색 패턴을 분석해, 사회가 코로나19에서 언제쯤부터 회복을 했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올해 초엔 사람들의 이동성은 증가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백신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런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데이터’의 힘이다.
김 전무 설명에 따르면, 사람들의 욕구를 읽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전’은 사회의 ‘위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2020년은 지난 5년 중 가장 리스크가 컸던 한 해였다. 그런데 이 시기에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관한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람들은 위기가 왔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데이터로 문제를 발견하고, 데이터로 다시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 워킹(Smart Working)’이 바로 김 전무가 강조하는 사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클라우드 등의 디지털 기술이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디지털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 전무는 “전 세계 30억 명은 해산물로 단백질을 섭취한다. 바다에서 잡은 어획물 중 남는 재고의 90%가 인간이 다 먹지도 않음에도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려서 생긴 결과다. 이런 불법 어획으로 생긴 부당 수익 25조 원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배를 일일이 감시하면서 불법 어획을 막아왔지만, 이젠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지도 위에 배를 표시하고, 배가 움직이는 패턴도 추적하며 이를 분석해 불법 어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정 배만이 아니라 수많은 배를 동시에 추적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인공지능 시대는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가 소개한 또 다른 사례는 미디어가 남성 편향적이라는 문제를 지적한 배우 ‘지나 데이비스(Geena Davis)’의 이야기다. 지나 데이비스는 TV를 시청하는 딸을 보면서, ‘영화나 TV 프로그램 속 남녀의 비중이 다르다’라는 점을 깨닫고, 이 문제가 남녀의 성 역할과 편견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미디어 속 성평등을 분석하는 ‘미디어 젠더 연구소’를 세우고, 인공지능이 영화를 직접 분석하게 했다.
김 전무는 “연구 결과,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미디어 속에서 여성은 등장 비율이 36%, 이들의 대사 비중은 35%였다. 지나 데이비스는 영화 감독과 PD들에게 이런 분석결과를 보여주고 남녀의 불평등함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김 전무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세상 대부분의 영역에선 인공지능이 접목될 수 있다. 그 말은 곧, 지금까진 ‘어쩔 수 없다’며 해결하길 포기해온 온 문제를 푸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전무는 “이제 과거의 ‘산업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문제 중심의 사고를 갖춰야 하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