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받는 DNA/유전자 검진, 뱅크샐러드 DTC 유전자 검사
[IT동아]
직장인 건강검진 시즌이다. 바쁜 업무와 잦은 야근 등으로 인한 피로, 더구나 한동안 코로나19 대유행을 핑계로 운동도 하지 않아 올해 검진은 왠지 걱정이 앞선다. 이에 최근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가 '선택형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시범 운영(베타)하고 있어, 건강검진을 앞둔 직장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이끌고 있는 뱅크샐러드는 지난 10월 말부터 'DTC 유전자 검사 패키지'를 베타 서비스하며, 개인의 건강 데이터 활용 경험을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인 '마크로젠'과 협력해, 뱅크샐러드 앱으로 신청한 대상자 하루 500명을 대상으로 검진 패키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뱅크샐러드 앱에서 검진 서비스를 신청하면, 하루이틀 내 유전자 검사 키트가 원하는 배송지로 배송된다. 유전자 검사 키트는 크기는 그리 크지 않으며, 검사 대상자의 타액(침)을 담는 작은 공병과 타액 보존액, 타액을 병에 넣을 때 사용되는 도구 등이 들어 있다. 이외 검사 설명서와 마크로젠으로 반송하는 반송용 스티커, 포장지도 포함된다.
설명서에는 '침 한번 뱉고 끝내는 유전자 검사'라 씌여 있지만, 그냥 뱉어 담아선 안된다. 주의사항이 있다. 침을 공병에 담기 30분 전부터 음식이나 물, 커피 등을 섭취하면 안된다. 양치질이나 흡연도 마찬가지다. 또한 립스타이나 틴트 같은 잔여물도 입과 입술에 없어야 한다.
많은 양의 침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충실한 유전자 검사를 위해선 어느 정도는 모아야 한다. 설명서에는 신 레몬을 떠올려 침이 입안에 고이게 하고, 턱 밑 침샘을 20회 정도 마사지하며 모으라고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어지간히 침을 모았으면 보존액을 섞어 뚜껑을 닫고 흔들어 섞는다.
이제 마크로젠으로 이 키트를 보내야 한다. 설명서 내 QR코드로 접속하거나, 뱅크샐러드 앱을 통해 반송을 신청하면 된다. 평일 기준으로 반송 신청 다음 날 우체국 택배를 통해 키트가 반송 수거된다. 유전체 분석에는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는 뱅크샐러드 앱의 알림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고, 결과가 나오기 전 검사 신청 상황도 중간중간 알려 준다.
2주 후 유전자 검사 결과는 뱅크샐러드 앱의 '건강' 탭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총 4개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니 어렵고 딱딱한 내용으로 구성됐을 듯하지만, 가장 좋은 유전자 항목을 'TOP3'라는 직관적인 그림으로 설명한다. 이외 4개 카테고리마다 개인 유전자 관련 유용한 정보가 제공된다.
이를 테면, 등급 항목에서 보여주는 운동에 의한 체중 감량 효과가 높고, 알코올 대사가 잘 된다는 점, 짠맛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점 등이 인상적인 결과다. 다소 의아한 결과도 있겠지만,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유전적으로 타고난 각자의 유전형 분석이라면 인정할만하다.
추가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개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콜레스테롤, 피부노화, 니코틴 대사 등에 주의 등급을 받았는데, 각 항목에 불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주의 등급으로 분류된다. 니코틴 대사의 경우, 니코틴 해독 효과를 돕기 위해 충분한 수분과 양파, 된장 섭취를 함께 권장하고 있다.
이번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는 꽤 유용하면서도 흥미로운 정보를 전달한다. 흔히 유전자 검사라고 하면 친자 확인 같이 특정 용도로 이용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 검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건강/유전자 데이터를 여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달 12월부터 '마이데이터' 제도가 시작되어, 이러한 개인 데이터 관련 서비스는 더욱 정교해지리라 예측된다. 현재 금융 마이데이터 분야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의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금융관련 기업이 주목하며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건강 분야 역시 마이데이터 도입 이후 변화가 기대된다. 네이버, 카카오 앱을 통해 '나의건강기록' 앱에 로그인하면,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역시 각자의 소비 데이터와 건강검진 데이터 등과 연계해 맞춤형 건강 리포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유전자 검사는 탈모나 피부노화, 콜레스테롤, 비만과 같은 중요 건강 지표의 선천적 영향을 파악할 수 있어 좀더 효율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해 진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