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곧 미래다, 주목할 만한 '우수 콘텐츠 사례'는?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2018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의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전반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콘텐츠산업 경쟁력강화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은 연평균 4%씩 성장하며, 국내에서도 꾸준히 매출·수출·고용이 창출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시장은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높고, IT 기기 등 제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 글로벌 수준의 산업 경쟁력 확보 ▲ 신시장 확대 및 수요 창출을 통한 수요 확산 ▲ 공정환경 개선과 과감한 제도 혁신을 통한 규제·제도 세 가지의 3대 핵심 전략을 수립해 국내 콘텐츠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문체부는 우수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 미래형 융·복합 콘텐츠 제작 환경 조성, 지역 콘텐츠 기반 강화 및 포용적 해외 진출(교류), 불공정 환경개선 등을 주요한 1단계 핵심과제로 도출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방송영상, 게임, 만화(웹툰), 음악 등 주요 분야별 맞춤형 세부 전략을 2단계로 수립하는 등 콘텐츠 시장 보호 및 강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은 ‘우수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다. 콘텐츠 산업 역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띄는 항목일수록 성장 잠재력이 크고 산업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새 콘텐츠 발굴+우수 콘텐츠 강화·· 콘텐츠임팩트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이하 A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우수 콘텐츠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콘진원)이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임팩트’ 사업이다. 콘텐츠임팩트는 5G, 블록체인, 빅데이터, AR, VR 등 미래 기술과 관련된 콘텐츠 기업, 창작자와 개발자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문화 및 예술 시장을 이끌 미래 융복합 전문 인재를 양성을 목표로 하며, 지난 2018년을 시작해 올해로 네 번째 개최된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9-2020년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된 9개 팀을 대상으로 공연, 전시, 대회 출품, 학회 참가 등 프로젝트 고도화와 사업화하는 후속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며,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다. 콘텐츠임팩트로 선발된 9개의 우수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들여다보자.
AI 기반의 스토리 생성 프로젝트, 인하AI人
인하 AI人은 2019년 ‘스토리X인공지능’ 부문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된 인공지능 기반의 한국어 시 생성 프로젝트다. 인간의 창의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야기’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창의적인 스토리를 생성하는 게 목적이며, 시인과 시 제목을 입력해 시인의 문체가 반영된 새로운 시를 생성한다. 2020년에는 성능을 끌어올려 인공지능 기반의 한국어 동시, 현대시, 삼행시를 생성하는 프로젝트까지 발전시켰고, 후속 지원 사업을 통해 인공지능 ‘셈셈이’를 발표하게 됐다. 인공지능 셈셈이는 키워드를 입력하고 동시에 생성하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며, 어린이와 문학, 동시 발전소에 완성된 시를 투고하는 수준의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조만간 ‘재미로 시작한 게 아닌데’라는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스토리 창작 어시스턴트 API 개발, 성시경
성시경 팀은 작가, 크리에이터 혹은 스토리텔러가 되고자 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스토리를 제안하는 스토리 창작 어시스턴트 API ‘Story Keyword Maker’를 개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5천여 건의 드라마 대본과 200건의 웹 소설을 데이터로 수집한 다음, 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처리해 시나리오를 생성해낸다. 예시에서는 26장 분량의 SF 장르 단편 소설 ‘2087 카우보이’를 생성해 내기도 하였고, 이를 토대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성시경 팀의 ‘Story Keyword Maker’는 단어 선택, 사건 전개 방법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 전문가의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창작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실시간 온라인 퍼포먼스 전시형 플랫폼, namecode
namecode 팀이 선보인 프로젝트는 실시간 온라인 퍼포먼스 전시형 플랫폼 ‘online portfolio exhibition’이다. 이 플랫폼은 오프라인 스튜디오의 물리적인 공간 개념을 비물질적인 웹 공간인 온라인 스튜디오로 확장해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가상 온라인 전시를 제공한다. 이들은 예술과 과학, 기술의 교차점에서 생성되는 몰입형 환경과 인터랙티브 설치, 건축 조각 및 시청각 공연을 제작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든 공간에서 선보이며, 이를 오픈 소스 개념으로 배포해 작가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작업 방식과 기회를 제공한다.
스토리 어시스턴트 웹서비스, TELL-ING
TELL-ING 팀은 이야기 소재, 에피소드 발굴, 장면 구성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웹서비스를 개발했다. 인공지능 모델은 △ 이야기 소재와 에피소드를 발굴하는 스토리라인 생성 모델 △ 다음 등장할 대사 및 지시문을 생성하는 대사 생성 모델 두 가지로 나뉘며, 해당 모델에 대규모 언어 모델 및 개체명 인식기를 도입해 스토리라인을 학습하고, 입력한 문장을 인식해 관련성이 높은 다음 단어를 예측해 문장을 생성한다. 이를 통해 게임, 웹 소설, 영화,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스토리라인의 대안을 제시하고, 보조 작가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정과 데이터를 주제로 삼다, E-Motionalist
E-Motionalist 팀의 감정과 데이터를 주요 탐구 주제로 삼고 있는 창작 집단이다. 2020년 작 ‘E-Motion’에서는 코로나 19를 주제로 한 보도 자료를 모스 부호로 바꿔 소리화하고, 이를 이미지로 탈바꿈해 시청각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했다. 이후 2021년의 ‘다중감각(Multiple Senation)’에서는 코로나 19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 사이의 날씨와 코스피 지수를 데이터를 시각화한 ‘Data Tree’, 우울한 이미지와 사운드를 인공지능으로 재해석한 ‘우울에 대한 감각적 탐색(Sensory Exploration of Depression)’, 일일 확진자 수를 데이터로 프로젝션 매핑 한 ‘풍경 no.5’, 백신 접종 데이터를 3D 구조물로 형성한 ‘밑빠진 독에 물 붓기 1/5 scale’ 등의 작품을 ‘이-모션: 다중감각’이라는 전시회로 선보이기에 이른다.
사회공포증을 VR로 상담, 마인드미, 바이오미
마인드미, 바이오미 팀은 현대인이 겪는 사회공포증에 대한 상담, 검사, 치료를 VR 헤드셋으로 진행하는 치료 기능성 상담 VR(Virtual Reality, 이하 VR) 게임, ‘핑핑아, 놀자!’를 선보였다. 이들은 SADS 검사(사회적 회피 및 불안 척도 검사) 항목을 설문이 아닌 게임 플레이로 진행하는 ‘진단’ 파트와 사회공포증 증상을 유발해 실제 상황에서의 긴장도를 낮추는 ‘치유’ 파트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소재를 토대로 비대면 상담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핑핑아, 놀자!’를 기획하였고, VR이라는 몰입 환경을 통해 비대면 상담으로도 높은 집중도와 효과를 제공한다.
아티스트 추천 서비스, 디플랫
디플랫의 ‘SoriGori’는 독립, 소규모 아티스트를 위한 네트워크 및 포트폴리오 플랫폼이다. 음악 시장의 플랫폼은 대다수가 음원 서비스나 음반 제작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SoriGori는 음반 협업을 위한 아티스트를 매칭해 틈새시장을 창출해냈다. 아티스트는 본인의 데모곡이나 스트리밍 서비스의 앨범을 포트폴리오로 등록해 디지털 명함을 생성하고,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협업 아티스트를 추천받을 수 있다. 아티스트들은 각자 장르, 분위기, 특징, 레퍼런스 음악 등 본인만의 주요 성향을 입력하며, 이를 토대로 본인에게 필요한 협업 파트를 찾으면 된다.
3D 렌더링과 동작 인식을 접목하다, X-men
X-men 팀은 실시간 3D 렌더링 엔진과 VR 동작 추적 장치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VR 콘텐츠, ‘Project X’를 제작했다. Project X는 1인칭 VR 액션 RPG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외계의 침공으로 인해 폐허가 된 세계관에서 저항 조직의 일원이 돼 외계 종족과 싸우게 된다. Project X는 사실적인 3D 환경과 실시간 상호작용 시스템, 그리고 실제 동작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드로잉 시스템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퍼즐 등을 통해 게임의 몰입감을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X-men 팀은 12월부터 2월 사이 게임 제작을 위한 클라우드 펀딩을 추진하며, 결과에 따라 내년 중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융복합 퍼포먼스, WetheFuture
WetheFuture 팀의 ‘Stereotype’은 3D 기술과 인터랙티브 영상 효과를 더한 융복합 퍼포먼스다. 스테레오 타입은 언어, 행동, 사고 등이 융통성 없이 경직되고 정형화된 상황을 뜻한다. WetheFuture 팀은 공연을 통해 경쟁 사회 속에서 누군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남들보다 천천히 가도 세상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메시지를 마임과 서커스를 통해 풀어낸다. 특히 영상 속에서 다른 배역, 소품, 배경이 함께 공존하게 되는 시각적인 효과를 토대로 기존의 영상미와는 다른 특별한 공연을 만들어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