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창업 지원 '히든 크랙' 한류 스타 눈길 사로잡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성균관대학교는 서울특별시와 함께 ‘캠퍼스타운’을 운영한다. 청년 창업 기반을 만들고 대학교와 지역의 상생을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 환경 조성과 기술 매칭, 판로 확보와 지역 상생 등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숱한 청년 창업을 이끌었다.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의 목표는 ‘역사·예술·문화 X 기술 혁신 = 창업으로 사람이 모이는 서울’을 만드는 것이다. 전통 요소에 스타트업의 기술, 패기를 더해 새로운 창업 기회를 만들고, 문화와 관광 프로그램 등 지역 활성화 방안과 연계해 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전략이다.
서울 주얼리 지원 센터와 운영하는 주얼리 기업 지원 프로그램 ‘히든 크랙’이 사례다. 주얼리 제품을 개발하고 있거나 제작 가능한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지원공간과 사업화 지원금, 콘텐츠 제작과 맞춤형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히든 크랙은 2019년 시즌 1을 시작으로 2021년 시즌 3까지 진행됐다. 시즌 3에 선정된 기업만 15곳이나 된다. 이 기업들은 사업화 자금과 사무실 등 창업 지원은 물론 전문가의 기업 운영 멘토링, 기업간 네트워킹과 오프라인 전시회 등 다양한 수혜를 받아 주얼리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매달 매출과 신제품 등 성과를 성균관대학교 매니저에게 제출하고 중간 점검을 받는다. 한류 아이돌, 배우와 연예인들이 히든 크랙 참가 기업의 상품을 애용하는 등 짧은 기간에 큰 성과도 냈다.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과 서울 주얼리 센터의 히든 크랙 시즌 3로 문을 연 주얼리 스타트업 세 곳을 소개한다.
정보통신기술에 감각 더한 K-주얼리의 선봉장 ‘마씨에르’
나하나 대표가 이끄는 주얼리 브랜드 ‘마씨에르’는 업계에서 드문 온라인 성공 신화를 썼다. 소비자 중심 운영 방침을 세우고, 이를 뒷받침할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한 것이 비결이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주얼리 제품을 착용하고 색깔, 크기를 확인한 다음 사는 것을 선호한다. 나하나 대표는 마씨에르 홈페이지에 소비자와 소통하는 ‘챗봇’, 주얼리 제품의 크기나 외관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했다. 마씨에르 홈페이지의 ‘사용자 경험과 환경(UX & UI)’도 갈고 닦았다. 홈페이지를 찾아온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얼리 제품을 쉽게 찾고 망설임 없이 사도록 홈페이지 디자인과 구조를 설계했다.
나하나 대표는 ‘데이터’를 주목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얼리 제품은 무엇인지, 주얼리 시장의 유행은 어떻게 바뀌는지, 주얼리 제품을 온라인으로 사려는 소비자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데이터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이를 토대로 주얼리 제품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점, 오프라인에서 주얼리 제품을 사는 것과 동등한 경험을 주는 것이 마씨에르의 장점이다.
소비자에게 묻고, 주얼리 액세서리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수지와 에스파, NCT Dream과 트와이스, 에이핑크와 레드벨벳, 우주소녀와 ITZY 등 한류의 주역 아이돌들이 마씨에르 주얼리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알려져 입소문도 탔다. 나하나 대표는 이를 계기로 세계에 ‘K-주얼리’ 돌풍을 일으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녀는 마씨에르 홈페이지의 트래픽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유입량이 많은 북미와 유럽을 첫 해외 진출국으로 선택했다. 마씨에르가 만들 K-주얼리는 클래식한 멋과 아름다움을 갖춘 ‘큐빅’에 개성, 독창적인 디자인과 감각을 녹여낸 제품이 될 전망이다. 아름다운 면을 강조하려고 몸에 두르는 것이 주얼리 제품이다. 반짝이는 큐빅으로 시선을 모으고 유행과 감각이 담긴 디자인을 보여줘 해외 소비자를 매료한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도 개량한다. 사용자 경험과 환경을 해외 진출국의 소비자 특성에 맞게 개량한다. 주얼리 커스텀 서비스도 준비한다. 소비자가 모바일 앱으로 자신이 원하는 모양과 재질, 크기의 주얼리 제품을 디자인하면 마씨에르가 제작해 배송하는 구조다. 소비자는 외관이 천편일률인 양산형 주얼리 제품이 아닌, 자신이 디자인한 자신만의 주얼리 제품을 받는다.
나하나 대표는 “주얼리는 나를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소품이다. 북미를 시작으로 중국, 동남아 등 K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나라에 진출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자연의 아름다움 고스란히 품은 주얼리 ‘테나시트’
이여원 테나시트 대표는 수 년간 연구원으로 일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얼리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은 그녀는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히든 크랙 시즌 3의 도움을 받아 테나시트를 세웠다. 이 프로그램에서 초기 자금과 전문가 멘토링, 마케팅과 브랜딩 지원을 받은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창업했다고 이여원 대표는 말한다.
테나시트 주얼리 제품의 특징은 ‘자연스러움’과 ‘독창성’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자연의 무늬, 돌이나 나무 등 자연물의 곡선과 직선을 제품에 반영해 은은하고 세련된 멋을 낸다. 덕분에 소비자가 몸에 찬 테나시트 제품은 패션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은근히 시선을 잡아 끄는 독창적인 디자인도 장점이다. 그녀는 일상의 사물을 재해석하고 자연의 부드러움을 가미해 테나시트 주얼리 제품을 디자인한다고 밝혔다. 기존 주얼리 제품에는 없는 생소한 개념이나 소재를 가벼운 느낌으로 풀고 표현한 테나시트 제품은 일상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나시트는 올해 5월 문을 연, 아직 첫 돌도 맞지 않은 기업이다. 그럼에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아이돌 샤이니의 키, 아이돌 ITZY, 배우 배두나 등 개성파 연예인들이 테나시트 제품을 착용한다. 외국의 한 영화 배우의 스타일리스트가 이여원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내 제품을 문의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녀의 디자인 철학을 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 아이돌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도 눈여겨보고 있다는 증거다.
이여원 대표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꾸준히 반영해 테나시트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펴 소비자에게 적극 다가가는 한편, 제품군을 주얼리에서 소품(오브제)으로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녀는 “일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제품, 자연의 곡선의 풍요로움을 전달하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향한 진정, 디자인으로 고부가가치 주얼리 시대 열 ‘젬띠’
황주희 젬띠 대표는 해외 미술대학교에서 파인 아트를 배웠다. 졸업 이후 미술 작품 활동을 하다가 2020년 7월에 젬띠를 창업했다. 보석이라는 뜻의 젬(Gem)에 아름답고 조용한 여자를 일컫는 우리말 꽃띠를 합쳐 만든 사명이다.
그녀 역시 히든 크랙에 참가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서울 주얼리 지원 센터가 지원한 샘플 제작용 3D 프린터, 주얼리 제품을 만들 때 쓰기 좋은 각종 바우처, 주얼리 제작 재료의 집결지인 남대문·동대문 인근의 혜화동 작업실 등을 지원 받았다.
황주희 대표는 젬띠의 경쟁력을 ‘소비자가 원하는 색깔을 확실히 찾아주는 점’으로 소개한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닌, 독창적이고 독특한 나만의 디자인을 찾는다. 황주희 대표는 사물을 늘 예리하게, 섬세하게 바라본다. 여행지나 문화 등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잘 관찰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찾아내고 이를 제품에 녹여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고급 도금 기법과 스톤(보석)을 쓰고, 상품 패키지까지 섬세하게 만드는 진정도 황주희 대표의 고집이다. 덕분에 새롭고 신선한 것을 좋아하는 20대 젊은 소비자는 물론, 개성과 철학이 뚜렷한 40대 중년 소비자들도 젬띠의 제품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젬띠는 온오프라인을 종횡무진 누비며 활약 중이다. 네이버 디자이너 편집몰에 이어 최근 신세계백화점에도 입점했다. 서울 패션 위크에 참가해 주얼리 작품 세계를 알렸고, 9월에는 K 패션 오디션의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 주얼리에 선정돼 유명 인사들의 라이브 투어에도 참여했다.
이 곳에서 아이돌 우아!(woo!ah!)와 배우 이가령씨가 젬띠의 주얼리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월 말에는 서울 삼성 파르나스몰에서 팝업 스토어도 열 예정이다.
젬띠는 이 성과들을 발판 삼아 해외 진출을 노린다. 미국 주얼리 상품 담당자들로부터 이미 많은 문의와 주문을 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 광저우와 상하이, 싱가포르 등지에도 젬띠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황주희 대표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화이트 쇼,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등 해외의 패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주얼리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