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사찰음식 밀키트, 편의점 닭가슴살을 대체육으로?” 위미트 (3)

[스케일업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위미트 (3)

“왜 대체육 치킨을 먹어야 할까?”

위미트가 고객에게 설득해야 하는 핵심 명제입니다. 그리고 지난 기사에서 패스파인더넷 강재상 대표는 ‘대체육은 어디까지나 대체육’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고객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답했죠. 스스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왜?’, ‘굳이?’에 대한 해답을 고객에게 얻으라는 뜻이죠. 대체육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은, 낯선 제품입니다. 여기에 대응한 전략이었죠.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에 방향을 결정하는, 린스타트업의 모습을 요청했습니다.

맞습니다. 고객을 설득하기 이전에 F&B 스타트업은 고객의 눈치부터 살펴야 합니다. 그들의 입, 그들의 경험을 일방적인 메시지로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스타트업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금합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요? 이에 스타더스트 피엠의 진경택 대표에게 다시 한번 의견을 들었습니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세미나실에서 만난 스타더스트 피엠 진경택 대표(좌)와 위미트 안현석 대표(우), 출처: IT동아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세미나실에서 만난 스타더스트 피엠 진경택 대표(좌)와 위미트 안현석 대표(우), 출처: IT동아

진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린치핀(Linchpin) 전략’을 통해 브랜드를 강화하자”라고요.

린치핀, 바퀴를 돌리기 위한 핵심 축을 구하라

린치핀의 사전적 의미는 ‘(조직·계획 등의) 핵심이 되는 인물[것]’을 뜻한다(옥스퍼드 사전 발췌). 린치핀은 마차 바퀴의 핀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품 또는 제품을 통해 전체 브랜드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제품으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고, 기존 카테고리를 재편성한다.

대표적인 예로 나이키의 에어포스, 비비고의 왕교자 만두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시 농구화는 컨버스 농구화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나이키는 충격 흡수 성능을 강화한 에어포스 농구화를 선보였고, 혁신성을 인정받으며 농구화 카테고리를 재편했다. 이후 에어포스 농구화는 나이키 브랜드를 강화시키는 핵심 제품으로 활약했다.

비비고 왕교자 만두도 이와 같다. 한식 간편식 시장에 진출하며 비비고 브랜드를 내세운 CJ는 왕교자 만두를 통해 교자만두 시장점유율 52.4%를 달성했고(2016년 8월 기준), 왕교자 만두를 통해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활용해 비비고 브랜드 자체를 강화했다.

일본의 소비자가 비비고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출처: CJ제일제당
일본의 소비자가 비비고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출처: CJ제일제당

궁금했다. 진 대표는 ‘위미트 프라이드’가 기존 치킨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진 대표는 “위미트 프라이드도 좋은 제품이지만, 위미트가 개발한 원료육 자체를 통해 전체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대체육 대비 치밀한 조직감을 살려 식감을 강조한 위미트 원료육의 장점을 내세워 시장에 진출한 뒤, 브랜드 전체를 강화하는 상품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위미트 린치핀 상품 전략, 출처: 진경택 대표
위미트 린치핀 상품 전략, 출처: 진경택 대표

“단계별 전략은 ‘비건 브랜드 인지도 제고’ -> ‘린치핀 상품 육성’ -> ‘비건 한식 브랜드 포지셔닝’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 신뢰도, 수익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상품 속성을 비건 미식 경험의 총체적 감각으로 표현해 채식의 장점을 알린다. 풍부한 식이섬유, 닭가슴살 수준의 고단백, 콜레스테롤 0g 등의 장점을 살려 위미트 대체육을 활용한 레시피를 야식 시간대에 노출하면 ‘건강’과 ‘다이어트’, ‘먹고싶다’는 욕구를 자극할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미트 프라이드 정보, 출처: 위미트
위미트 프라이드 정보, 출처: 위미트

새로운 카테고리 상품으로 나서야 한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어떻게 창출해낼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언급했다. 진 대표는 “기존 비건 관련 인지도를 서양식, 어려운 채식 등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익숙한 한식 비건으로 포지셔닝해야 한다. 기존 비건 시장의 틀을 깨는 의미다. 위미트 대체육을 중심으로 비건 상품 카테고리를 창출하는 시도”라며, “이를 위해서는 초기에 위미트 프라이드와 같은 완제품을 직접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위미트 대체육을 B2B2C 시장에 선보이길 권한다”라고 설명했다.

진 대표는 위미트가 대체육을 사찰이나 기업, 채식(사찰 음식) 식당, 군부대, 샐러드 전문점, 비건 외국인 식당, 비건 패션·뷰티 기업 등에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기존에 어렵던 채식 경험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채식을 권하는 메시지다.

위미트의 상품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진경택 대표, 출처: IT동아
위미트의 상품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진경택 대표, 출처: IT동아

“사찰음식 밀키트, 편의점 닭 가슴살 등 위미트의 대체육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시도하자는 의미다. 채식에 대한 국내 인식이 안좋은 이유는 서양의 비건 식문화를 모방하고, 한국에 맞는 비건 식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사찰음식 반상차림’과 같은 명확한 목표로 시작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면, 대체육을 활용한 한국의 채식 경험으로 확장할 수 있다.”

진 대표는 사찰음식을 유독 강조했다. 고정 관념을 바꾸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

“사찰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전형적인 채식’, ‘건강’, ‘담백’, ‘여유’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비건 한식 중 하나다. 템플 스테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추세였다. 사찰음식에 위미트, 비건을 연결해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에게 이를 각인시키면 기존과 다른 식문화를 전달할 수 있다.”

출처: 동아일보DB
출처: 동아일보DB

캠페인을 활용한 ‘브랜드 커뮤니티’ 구축

대체육을 활용한 채식 상품 개발과 함께 준비할 것은 ‘커뮤니티 커머스’다. 커뮤니티 커머스를 활용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무신사를 꼽을 수 있다. 무신사는 커머스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처음은 커뮤니티였고, 커뮤니티에 콘텐츠를 붙여 미디어사로 발전했다. 무신사의 전신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은 2001년에 개설했고, 전문 웹진 ‘무신사 매거진’ 발행은 2005년이었다. 지금의 ‘무신사 스토어’는 커뮤니티를 시작한 2001년 이후 8년 뒤인 2009년에야 시작했다.

출처: 무신사 홈페이지
출처: 무신사 홈페이지

“채식은 환경 운동과 연결지을 수 있다. 걸음을 기부하는 빅워크(http://bigwalk.co.kr/)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위미트를 알리며 한단계씩 커뮤니티를 시작하면 어떨까. 빅워크에는 ESG 주요 기업 300여개가 참여하고, 10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활동적인 기부 플랫폼이다. 빅워크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열고, 이를 활용하면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할 수 있다.”

실제로 빅워크와 같은 플랫폼과 함께 캠페인 열면 마케팅의 기본인 고객 데이터를 언을 수 있다. 캠페인 참가자 중 상위 10%에게 위미트 상품권을, 30%에게 위미트 할인권을 지급하는 전략을 통해 고객 확보로 유인할 수 있다. 또한, 참가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그들의 관심사에 맞는 개인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태로 커뮤니티를 서서히 엮을 수 있다.

출처: 빅워크
출처: 빅워크

진 대표는 “오프라인 채널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과 고객 반응을 미리 확인하는 것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서울 문정동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 밀집 지역에는 20~30대 직장인을 타겟으로 문을 연 샐러드 전문점이 많다. 인사동에 위치한 외국인 전문 한식당, 북한산의 사찰 등에 위미트의 대체육을 제공하고 천천히 알리면 어떨까? 위미트 브랜드 본질을 유지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IT동아
출처: IT동아

마지막으로 진 대표는 “스타트업은 많이 바쁘고, 매 순간 버겁다. 기획, 개발, 마케팅, 영업 등 모든 활동에 집중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집중해야 한다. 특히, 마케팅을 고민하는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원하는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서비스나 제품을 완성한 단계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접근해야 한다”라며, “마케팅은 전략이다. 우리에게 어울리는 전략을 잘 선택하길 바란다. 위미트는 많은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다. 고객들이 대체육을 통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미트가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고 돕고 싶다. 앞으로도 자주 연락을 부탁한다”라고 응원했다.

스타더스트 피엠 진경택 대표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시 스타더스트 피엠(www.stardust-pm.com)의 진경택 대표이사는 삼성코닝·삼성증권·CJ엔키노 등 20여년간 대기업과 광고·마케팅 에이전시를 넘나들며 온·오프라인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경험과 실행력을 쌓았다. 지금 시대, 옴니채널 중심의 일관된 디지털 경험 경제로 브랜드 마케팅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하고, 기업들의 비즈니스·브랜드 플랜에 필요한 브랜드·고객·사용자 경험 중심의 브랜드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경험 마케팅 솔루션과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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