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캠핑장 식탁에 장어포를 올린다?” 웰피쉬 (3)
[스케일업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웰피쉬 (3)
지난 기사에서 제품 판매를 고민하고 있던 웰피쉬 정여울 대표를 만난 패스파인더넷 강재상 대표는 스타트업의 ‘유연성’을 강조했습니다. 대기업과 달리 빠른 선택과 집중을 스타트업의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인데요. 이는 ‘린스타트업(Lean StartUp)’과 가까운 개념입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이죠.
린스타트업의 핵심은 시장과 고객의 반응입니다. 고객 목소리(Voice of Customer, VOC)를 받아 들여 다음 단계를 밟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리스크를 줄이고 생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죠. 자칫 실패를 반복하면 성공한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린스타트업은 실패 속에서 다음 전략을 세우는데 있습니다. 이는 웰피쉬 뿐만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에게 유용한 전략이죠.
강 대표와의 미팅 후 저희 스케일업팀은 한 통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안녕하세요. 스타더스트 피엠(STARDUST PM)의 진경택입니다.
오늘 오전 ‘웰피스’ 기사를 우연히 보았고, F&B 관련 마케팅 전문가를 찾는다는 글에 연락드립니다. 23년동안 광고 마케팅을 진행하며, 디지털 전환 시기부터 스타트업과 스케일업 기업 대상으로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코로나19 이후 F&B 기업으로부터 디지털 마케팅 의뢰를 받았고, 신선식품, 육고기, 뷔페, 건강식, 기능식, 밀키트, HMR, 구독, 식단 등 다양한 먹거리를 다루는 기업에 컨설팅과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혹시 제 경험이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연락드립니다. 검토하시고 답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 대표는 지난 23년 동안, 약 800개가 넘는 광고·마케팅 프로젝트와 미디어 콘텐츠 제작, 디지털 플랫폼 구축,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진행한 전문가였습니다.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삼성전자, 삼성SDS, 대우아파트, 모토로라, BAT 코리아, 나이키, 아디다스, 파스퇴르, 현대카드, 아이리버, 제일기획, 오리콤, 코래드, TBWA,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CJ 엔터테인먼트, 싸이더스 HQ 등과 작업했었는데요. 이에 저희 스케일업팀은 진 대표와 함께 웰피쉬를 찾았습니다.
“To be earth’s the most customer centric start-up”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스타트업이 되자.”
진 대표가 강조하는 말이다. 상품기획을 먼저하고, 마케팅을 준비하는 시절은 지났다. 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완전히 변화했고, 지금까지 상식이라고 여겼던 것도 다시 새롭게 바라보는 일 또한 일상으로 다가왔다. 진 대표는 “마케팅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기존 F&B 기업은 ‘Skill forward’ 방식으로 접근했다. 우리 회사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시장과 고객에 선보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진 대표는 “‘Work forward’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우리 회사가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시장과 고객이 먼저인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규모가 작은 F&B 스타트업은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만큼 충분한 정량적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 고객 행동에 관한 양적 정보를 확인하기에도 급급하다. 그나마 확보한 정량적 데이터가 있긴 하겠지만, 이것만으로 ‘고객들이 왜 그렇게 우리 상품에 반응이 없는지’를 알아내기 어렵다. 결코 우리 상품에 대한 페르소나 고객을 찾을 수 없는 셈이다”라며, “정성조사가 꼭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초기 F&B 스타트업, 린스타트업을 따라라
스타트업은 시장 타겟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리고 문제와 고객의 니즈, 요구사항을 찾아야 한다. 모든 채널과 모든 미디어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게 현실이다. 인력과 자원이 풍부한 대기업이 전국 단위로 캠페인 형태의 신제품을 런칭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은 그 반대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 최선을 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법이다.
“웰피쉬의 제품은 장어다. 장어는 일반적으로 가격대가 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쉬운 음식은 아니다. 결국 가격이다. 비싸다. 만약, 일반적으로 비싼 장어를 싸게 먹을 수 있다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경쟁력이다. 여기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이미지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즐겼던 장어는 대부분 구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덥밥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웰피쉬는 육포 형태의 장어포를 판매한다. 장어라는 식재료를 접하는 새로운 형태다. 이를 브랜딩해 전달하길 권한다.”
“브랜딩, 마케팅을 전달하는 채널을 고민해야 한다. 아래는 국내 상위기업 마케팅 관련 담당자 14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디지털 마케팅 연구회’자료다. 마케팅 관련 용어가 많이 있지만, 조금씩 찾아가면서라도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대응할 수 있다. 이를 참고 삼아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 참고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초기 F&B 린스타트업이 마케팅에 나섰을 때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온드미디어 기반의 고객경험 강화다. 고객경험 강화다. 목표는 고객 충성도 확보다. 이렇게 해야 원하는 바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인재 채용에도 연결된다. 채용 사이트에 ‘오프라인 이벤트 프로모션’, ‘온라인 마케팅’ 등으로 뭉뚱그려 인력을 채용할 경우, 실제 원하는 인재를 만나기 어렵다. ‘온디맨드’, ‘옴니채널’, ‘오가닉’, ‘오운미디어’ 등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그렇게 꺼내든 진 대표의 전략은 ‘온드미디어(Owned Media)’를 바탕으로 고객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비용을 줄이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자원이 부족하다. 이에 그나마 적은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주요 마케팅 채널로 많이 선택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소모할 수도 있다. 진 대표는 “‘우리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스타트업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활성화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는 접근 방식을 잘못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가닉(Organic) 마케팅이다. 특정 매체에 유료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트래픽을 생성하는 마케팅을 뜻한다. 오가닉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니크한 콘텐츠 제작, 캠페인, 인플루언서 활동에 필요한 비용 등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때 브랜드 활성화를 위한 유료 광고 이전에 충분한 사전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외부 링크를 넣기 어렵다. 온라인 판매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F&B스타트업은 어디까지나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 목적에 맞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최근에 ‘ㅈ’ 장어 업체가 네이버에 3주 가량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달 동안 확인한 결과 제품을 구매한 뒤 고객이 답변하는 ‘리뷰’가 거의 없다. 이를 과연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너무 뻔한 마케팅이 아닌, 우리에게 맞는 마케팅 채널을 선택해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마케팅 전략 중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 있다. 고객 취향을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해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광고를 추구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우리는 스타트업이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의 전략을 쫓을 필요가 없다. 상품 기획, 개발, 출시, 마케팅, 홍보, 운영 등 순차적인 프로세스를 준비할 여력이 부족하지 않나. 즉, 개선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작은 단계별 변화가 아닌 큼지막한 개선과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투자 대비 수익(ROI)은 철저하게 계산하면서 개선해야 한다.”
실제로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그로스 해킹 전략은 다음과 같다.
➊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는 일에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고객과 매주 직접 만나며, 최신 아이디어에 대한 고객 반응을 수시로 확인한다. 사용자가 곧 네트워크이자 상품이고, 브랜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➋ 근거를 기반으로 결정한다. 정량적 데이터(숫자와 지표), 정성적 데이터(설문조사, 고객 인터뷰, 사용자 테스트 등 고객 반응)을 파악해야 한다. 간혹 초기 F&B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가 원하는 선호도에 맞춘 상품과 마케팅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지양해야 한다.
➌ 그로스 해커가 아닌 그로스 팀을 구축해야 한다. 협업 프로세스다. 빠른 속도로 고객 테스트를 반복 수행하고, 가설 수립부터 결과 평가까지 모든 단계를 기록하는 문서 체계를 확립한 뒤, 우선순위에 따라 의사 결정해야 한다.
➍ 개개인이 제품, 브랜드와 깊숙이 연결된 디지털 시대에 맞춰 F&B 스타트업은 상품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웰피쉬에게 필요한 브랜드 마케팅은?
진 대표는 웰피쉬에게 버티컬 플랫폼(특별한 관심사를 가진 특정 고객층을 공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라 권고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기존 세일즈 마케팅 방식이 아닌, 새롭게 진화하는 멀티 여행 채널 환경과 MZ세대들의 아웃도어 트렌드를 반영해 보다 정교하고 진화된 브랜드 경험 솔루션 제공해야 한다.
“장어포는 안주거리이지 않나. 살롱(SALON) 문화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면서 책을 읽는 문화도 있다. 이런 문화, 경험을 알려주면 어떨까. ‘살롱 웰피쉬’처럼 말이다. 현재 웰피쉬는 장어포를 알리며 와인과 묶어서 알리고 있다. 하지만, 와인은 전체 주류에서 3위권 밖이다.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 혼술로 와인을 즐기는 30대라는 타겟, 너무 한정적이다. 그리고 식품업은 어디까지나 고객이 식품을 구매해야 한다. 너무 이벤트처럼 접근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바다가 보이는 캠핑장, 호텔, 펜션 등에 장어포를 알리면 어떨까. 내년부터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웃도어에도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웃도어는 다시 집 안으로 연결된다. 밖에서 접근한 음식, 제품을 집 안으로 들고오는 것이다. 아웃도어는 가격저항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한번 나가는데 기왕이면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것 즐기자는 인식을 가진다. 즉, 아웃도어 관련 채널을 모아보자는 뜻이다. 이는 오픈마켓에 입점할 때도 연결된다. 아웃도어와 연결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보면서 술 한잔할 수 있는 캠핑장, 경치 좋은 곳에서 즐기는 술 한잔, 그 옆에 장어포가 놓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 또한, 생각보다 캠핑에 특화한 음식이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고기를 굽는다. 여기에 접근하면 어떨까. 관련 정보, 관련 콘텐츠를 전달하면 분명히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약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진경택 대표의 말은 시종일관 같았다. 어디까지나 웰피쉬는 F&B 스타트업이고, F&B 스타트업은 음식을 고객에게 판매해야 하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마케팅을 시작해야 한다. 고객이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알려야 한다. 이에 따르는 무수한 방법 중 우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뿐이다.
미팅을 끝내기에 앞서 진경택 대표는 잠시 고민한 뒤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늘 나눈 대화는 사실 1달 이상에 걸쳐 컨설팅해줘야 하는 내용이다. 이번 한번의 만남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앞으로 담당자를 정해준다면, 최소 일주일마다 체크하며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스케일업을 꿈꾸는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웰피쉬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스타더스트 피엠 진경택 대표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시 스타더스트 피엠의 진경택 대표이사는 삼성코닝·삼성증권·CJ엔키노 등 20여년간 대기업과 광고·마케팅 에이전시를 넘나들며 온·오프라인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경험과 실행력을 쌓았다. 지금 시대, 옴니채널 중심의 일관된 디지털 경험 경제로 브랜드 마케팅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하고, 기업들의 비즈니스·브랜드 플랜에 필요한 브랜드·고객·사용자 경험 중심의 브랜드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경험 마케팅 솔루션과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