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클러스터센터 조호성 센터장, “지속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IT동아 권명관 기자]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는 투자 규모나 투자 건수 등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 성장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역동적 창업 생태계 조성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자면, 5년이 지나면 창업기업 중 2/3 이상은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지속 생존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창업 규제 환경’, ‘초기 자금 부족’, 그리고 ‘회수시장의 경직성’ 등을 문제로 꼽는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 클러스터운영본부 판교클러스터센터 조호성 센터장은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스타트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투자 지원, 공간 제공, 유통 지원 등 3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지역 특수성에 초점 맞춘 지원
경기도는 게임, VR · AR, 지식정보, 출판, 디자인, 방송·영상산업 등 전국 콘텐츠 산업 매출의 21.9%를 차지한다. 이처럼 경기도가 대한민국 콘텐츠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한 중심은 경콘진이다. 경콘진은 경기도의 콘텐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클러스터운영본부를 조직, 지역별로 특화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집중했다.
현재 클러스터운영본부 산하에는 서부클러스터센터(부천 융복합 콘텐츠 메이커, 광명 에코디자인), 판교클러스터센터(성남, ICT융합), 광교클러스터센터(수원, 문화기술), 북부클러스터센터(고양 방송영상, 의정부 제조·디자인) 등 4개의 클러스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조 센터장은 “경기도는 31개 시·군으로 구성된 지역적 특성 때문에 지역별 특화된 클러스터화가 중요하다”라며, “이중 판교는 ICT 융복합 산업 중심에서 문화 콘텐츠 혁신을 주도하며,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어 있다”라고 설명한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와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
판교클러스터센터의 경쟁력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이하 판교허브)’와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이하 경기콘랩)’에 있다. 경기콘랩은 문화 콘텐츠 분야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창업 단계별로 지원해 창작·창업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 창조, 창업, 창작 문화 확산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숨어 있는 창의 인력/아이디어 발굴 및 사업화 지원 체계를 구축해 창작 활동을 촉진한다.
조 센터장은 “판교허브는 스타트업을 위한 입주 공간 제공과 사업적 지원을 통한 스케일업에 집중하고 있다면, 경기콘랩은 콘텐츠 창작자의 스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지속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역할이다”라고 말한다.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
경기도 각 지역 클러스터센터의 설립 목적과 기능은 유사하다. 하지만,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이 다르기 때문에 육성 전략이나 센터 시설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조 센터장은 “판교는 경기도 내 청년층(만15~39세)의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창업 SMART2030’,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경기START판교 액셀러레이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꼽자면 ‘문화창업플래너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문화창업플래너 프로그램은 시작 당시 ‘문화 창업을 도와주는 사람들’ 정도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현재 문화 콘텐츠 분야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에 맞춰 밀착 지원하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줄었지만, 매년 3~40명을 배출하고 있다.
플래너는 문화 콘텐츠 분야 아이디어 발굴, 비즈니스 모델 개발, 파트너십 연계 등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코칭해 성장을 돕는다. 조 센터장은 “문화창업플래너 육성은 스타트업과 플래너가 1:1로 연결해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인력 양성 풀’을 만든다는 개념에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판교허브는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 유치 기회도 제공한다. 판교허브에 위치한 넥시드투자육성센터는 경기도 출연금을 바탕으로 민간과 함께 초기 펀드를 조성, 스타트업에게 간접 투자 기회 및 투자자와의 접점을 제공한다.
경기도는 경콘진을 통해 지난 2016년 ‘넥시드펀드 1호’를 시작으로 현재 3호까지 총 530억 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운영했으며, 50억 원 규모의 경기엔젤투자 매칭 펀드로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에는 콘텐츠 창업기업 펀드 추가 조성을 위해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업무집행조합원(에이벤처스), 기타 공공·민간기관 출자자 등과 함께 535억 원 규모의 ‘비대면산업 육성 펀드’를 결성했다.
조 센터장은 “펀드는 성장을 기대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기업 성장을 돕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다. 기업의 매출 증가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라며, “활발한 투자는 스타트업 성장을 이끌고, 성장의 가치가 있는 곳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모인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운영을 시작한 ‘콘텐츠 공정거래 상담 센터’도 있다. 조 센터장은 “콘텐츠 분야에서는 저작권 계약 등에 있어서 불공정 행위들이 많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놓쳐 후일 피해를 겪는 일이 종종 있다”라며, “상담 센터는 계약서 작성방법 등 일반적인 상담에서부터 피해 규명을 위한 심화상담, 법률의견서 작성 등을 지원한다. 창작자들이 피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 센터장은 “판교허브는 판교 내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지역기반 거점 확보를 위해 경기도, 성남시는 물론 인근지역 지원 기관과 협력할 예정이다”라며, “예비창업자나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부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투자 확대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 사업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