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K 해상도로 시각적인 만족도를, 벤큐 EW2880U
[IT동아 정연호 기자] PC를 쓰려면 당연히 따라 나오는 게 모니터다. 모니터도 얼핏 보기엔 대부분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엔 기능적으로 특정 영역에 특화된 제품군이 존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평범한 모니터가 있는가 하면, 높은 주사율을 가진 게이밍 모니터, 더 넓은 색역을 표현하는 전문가용 모니터 등이 있다. 이 안에서 필요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모니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4K용 엔터테인먼트 모니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고성능 게임 등을 쾌적하게 처리하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선명한 화면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픈 욕구 때문이다. 콘텐츠 감상과 제작을 병행하는 경우라면 높은 해상도가 유리한 점도 크게 작용한다. 벤큐의 EW2880U는 다양한 활동을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균형감을 갖춘 엔터테인먼트 모니터다.
벤큐의 ‘EW 시리즈’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에 최적화된 벤큐의 모니터 제품군이다. 심플한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벤큐 EW2880U도 디자인이 군더더기가 없으며, 콘텐츠를 감상하는데 유용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제품명에 붙은 ‘아이케어’는 ‘플리커’와 ‘블루라이트 억제 기능’으로 시각적인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제품의 스펙을 살펴보면, 벤큐 EW2880U는 28인치 4K U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평면내전환(IPS) 패널 디스플레이다. 화면 크기는 넉넉하진 않지만 적당한 수준이다. 대신, 화면 화단을 제외한 3면의 테두리 베젤이 얇게 설계돼 콘텐츠 감상의 집중도를 높인다. 178도 광시야각을 지원하므로 모니터를 위에서 아래로, 혹은 대각선에도 보더라도 화상의 색감이나 밝기가 왜곡되지 않는다. 시야각이 좁으면 측면에서도 화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178도면 거의 모든 전면 방향에서 화상을 왜곡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다.
제품은 엔터테인먼트용 EW 라인업 특성상 영상 감상에 특화돼 있다. 색 재현력은 sRGB/Rec. 709 100% 제공하며, 그리고 미국 디지털 영화 업계에서 정의한 표준 색상 DCI-P3는 90%를 달성했다. DCI-P3가 90% 정도면 영상 제작자가 의도한 색상이 왜곡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다. 사실 육안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란 쉽지 않지만 10억 7000만 개의 색상을 표현하는 10비트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색상의 경계가 한층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보인다. 최대 밝기는 300니트(nits)다. 햇빛이 직사로 내리쬐는 환경이 아니라면 화상을 구별하는 데 무리가 없다.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밝기를 비례한 명암비는 1000:1을 지원한다.
주사율은 60Hz이고 응답속도는 5ms이다. 주사율은 초당 화면이 재생되는 숫자를 뜻하며, 60Hz는 화면이 1초에 60회 깜박인다는 뜻이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상이 재생되는 횟수가 많아지고, 화상이 부드럽고 끊임없이 보인다. 응답속도는 모니터 액정 화면이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를 가리키는 말로, 수치가 낮을수록 빠르다. 높은 주사율과 빠른 응답속도를 지원하진 않기에, 1인칭 슈팅 게임(First Person Shooter, 이하 FPS)처럼 화면 전환이 많은 환경에서는 조금 답답할 수 있다.
그래도 'AMD 프리싱크(FreeSync)' 기술을 통해서 안정적인 화면 전환을 보여준다. 프리싱크 기술은 그래픽 카드가 출력하는 신호와 모니터가 갱신하는 신호를 동기화해, 화상의 끊어짐 등을 방지한다. 이를 통해 부드러운 화면 감상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완전한 하드웨어 방식 동기화는 아니므로 성능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데스크톱에 장착된 그래픽 카드 종류에 따라 AMD 프리싱크,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G-Sync Competible)를 활성화하면 된다.
제품이 콘텐츠 감상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모니터 스탠드의 기능은 화면을 정면에 놓고 보는 것으로 제한됐다. 좌우 15도, 상하 5~15도까지 조절하는 틸트는 가능하지만 화면을 90도 회전하거나 좌우를 폭넓게 조절하는 스위블(Swivel)은 불가능하다. 큰 불편함이 생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사용자에 따라서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모니터는 스탠드를 통해서 위아래로 높이를 조정할 수 있다.
주요 조작은 모니터 하단과 후면에서 주로 이뤄진다. 모니터 하단에는 HDR 설정 버튼이 있고 후면에는 메뉴 조작 버튼이 자리한다. 각각의 기능은 명확하게 분류된다. 모니터 버튼을 손대지 않아도 기기를 다룰 수 있도록 별도의 무선 리모컨도 제공한다.
연결 단자는 HDMI 단자 2개, 디스플레이 포트 1개, USB-C 규격의 디스플레이 포트 1개 등이다. USB-C 규격 단자는 전원 충전(PD) 기술에 대응하며, 60W 정도를 전달한다.
벤큐 EW2880U는 선호에 따라 다양한 화면 설정을 적용할 수 있다. 색약자를 위해 빨간색과 녹색 필터가 적용되는 ‘색약 필터’, 애플의 맥북 계열과 색감을 통일해주는 ’M-book’, 일반 사용자를 위한 ‘표준 색상’과 ‘게임 모드(레이싱모드, RPG모드, FPS모드)’ 등이 준비돼 있다.
고명암대비(HDR)을 통해선 화상의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명암 표현 범위는 더 넓어져 대상이 현실에서 실제로 눈에 보이는 만큼 명암을 세밀하게 구분하게 된다. 기존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제대로 보지 못하는 밝은 하늘의 햇살, 어두운 공간에서의 그림자 등을 한층 풍부한 색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벤큐 EW2880U은 HDR10을 기반으로 한 Cinema HDRi, Game HDRi, HDR 세 가지 설정으로 보편적인 HDR 화상을 보인다. 확실히 영상을 감상할 때 HDR을 적용하면 몰입감을 더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편의 기능도 돋보인다. 스마트폰의 자동 밝기 조절과 유사한 ‘지능형 밝기 조절(BI+)’ 기능은 모니터 하단의 센서를 통해 주변 밝기와 색온도를 감지한 뒤, 눈에 가장 편안한 화면 밝기와 색온도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세부 설정으로 센서 켜기와 끄기, 센서 민감도를 0에서 100까지 조절할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 편집처럼 밝기를 고정해야 하는 경우, 이 기능은 끄는 게 좋다.
‘로우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해 수면을 방해하는 청색광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로우 블루라이트를 설정하면 모니터의 푸른 빛이 줄어들고 대신 황색 빛이 강하게 돈다. 화면에서 발생하는 깜빡임 효과를 없애는 플리커 프리(Flicker Free) 기능도 기본적으로 적용돼있다. 화면이 초당 수십차례씩 갱신되면서 화면도 깜빡이게 되는데 이를 플리커라고 한다. 사용자는 모니터를 보면서 이렇게 수십번 반짝이는 걸 보게 되니 눈의 피로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 벤큐 EW2880U는 화면이 수십번씩 깜빡거리지 않아도 화면이 주사되도록 제조돼 상대적으로 눈의 피로가 적다. 벤큐의 로우 블루라이트와 플리커 프리 기술은 품질검사기관인 ‘TUV 라인란드’가 효과를 인증한 바 있다.
또한, 벤큐 EW2880U엔 삼원색 중 특정 색을 인식하지 못하는 색약을 위한 ‘색약 모드’도 지원된다. 적색 필터와 녹색 필터가 제공되며, 단계별로 강약 조절이 가능해 편한 단계를 고르면 된다. 많은 노트북이 색약 전용 모드가 없는 만큼, 필요하다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벤큐 EW2880U는 엔터테인먼트용 모니터인 만큼, 화질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밝기도 충분하고 표현력도 마찬가지여서 콘텐츠를 즐길 때 즐거움이 배가 된다. 요즘 4K 화질을 지원하는 OTT(온라인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 Over The Top)가 많으니, 벤큐 EW2880U를 이용하기에 적절한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가격은 2021년 11월 네이버 최저가 기준으로 549,000 원이다.
다만, 엔터테인먼트 모니터치곤 게이밍 관련 기능이 아쉬울 수 있다. AMD 프리싱크 기술을 지원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일이지만, 주사율이 낮은 만큼 게이머들에겐 아쉬울 수 있는 성능이다. 그럼에도 벤큐 EW2880U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기본 이상의 화질과 높은 해상도 등 모니터로서는 기본기가 확실하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영상 감상 취미에 빠졌다면, 눈여겨봐도 좋을 모니터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