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S-스타트업 왕중왕전·성남창업경연대회, "성남과 함께 도약할 스타트업 육성"
[IT동아 정연호 기자] 참신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스타트업의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창업 후 3년 이내에 맞이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해 70%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사라진다고 한다. 많은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 자금을 다 쓴 이후로, 자금이나 인력 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젠 스타트업이 창업 이후로 질적으로 건강하게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창업 생태계란 ‘공공 기관, 연구 기관, 투자 기관, 대기업 등 창업지원기관이 협력해서 창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환경’을 뜻한다. 보통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하에 만들어지는데, 생태계가 잘 가꿔질수록 스타트업이 질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판교’ 역시 성남시와 성남산업진흥원이 만든 창업 생태계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성남산업진흥원이 12일 진행한 ‘2021년 S-스타트업 왕중왕전 & 성남 창업경연대회 시상식’은 이러한 창업 생태계에서 자라난 스타트업의 성과를 발표하고 우수 기업을 시상하기 위한 자리다. 행사는 분당구 정자동 킨스타워 7층에서 진행됐으며, 엄격한 방역 관리가 적용됐다.
S-스타트업 왕중왕전은 진흥원의 창업 센터 입주 기업과 가천대·동서울대·신구대 등의 관내 대학그리고 전자기술연구원(KETI) 창업 센터 입주 기업, 이렇게 모인 입주 기업 중 각 창업 센터의 센터장 추천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중 ‘예비 유니콘 기업’을 선발한 뒤, 집중적으로 육성해 성남을 대표하는 스타급 스타트업으로 만들기 위해서 올해 처음으로 시작됐다.
성남창업경연대회는 경쟁력 있는 우수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2003년부터 창업 기업을 지원해온 사업으로, 올해 19회차를 맞이해 참여 기업 누계 218개사를 기록했다. 경연대회 본선에 진출한 팀은 입주 기회 등의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일정 기간 성장 가능성을 검토한 뒤 선정한 6개 기업을 후속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오늘 행사가 시작하기 전, 성남산업진흥원의 류해필 원장의 시상식 축사 말이 있었다. 류해필 원장은 “창업을 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는 데 있어서 성남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지를 성남산업진흥원 임직원들이 20년간 연구해왔다. (그 덕분에) 성남은 6만 6천 개의 기업과 46만의 근로자 그리고 벤처 기업이 1671개, 1년의 특허 중 3분의 1이 경기권과 성남에서 나오며 전국에서 창업을 가장 많이 하는 도시가 됐다”며 성남시와 진흥원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한 가지 전하고 싶은 말은 이 자리가 수상 기업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오늘의 상은 초심을 잃는 계기가 아닌, 성장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모인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나누길 바란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2021 S-스타트업 왕중왕전 & 성남 창업경연대회’ 시상식에는 총 15개 사가 수상했다. 우선, 2019년도에 성남창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소이넷(대표 박정우)이 ‘S-스타트업 왕중왕전’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소이넷은 GPU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화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가속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다.
박정우 대표는 “성남산업진흥원 보육 센터를 이용하면서, 다양한 물적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물적 지원이 있어야 스타트업은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소이넷 제품을 쓰면 GPU의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국내외 기업과 한국 정부 기관에서도 이를 이용하고 있다. 지금도 해외에서도 제품을 리셀링하겠다는 연락이 계속 온다. 오늘 이 자리에서 대상을 받은 것도,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최우수상은 3차원 형상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내일해(대표 김병목)’, AI로 의료 데이터를 자동 분석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크레스콤(대표 이재준)’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자전거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리얼디자인테크(대표 이중식)’와 창문과 벽 등에 붙이는 친환경적시트지를 만드는 ‘씨포스(대표 박성호)’이다.
장려상은 ‘에임비랩(인공지능 축산 사료 거래 플랫폼, 대표 고병수)’, ‘리츠(3D 센서로 축산 사료 재고 관리하는 시스템, 대표 강경욱)’, ‘온테크(지능형 살균 공기 청정기, 대표 공성범)’, ‘포그라운드(액티비티 콘텐츠를 활용한 유아 전용 OTT 플랫폼, 대표 한대희)‘ 등이 수상했다.
성남창업경연대회의 대상은 플라잎(대표 정태영)이 수상했다. 플라잎은 산업용 로봇에 AI를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제품을 프로그래밍하거나, 교체, 관리에 모두 엔지니어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AI가 적용된 산업용 로봇은 이러한 작업을 알아서 한다.
정태영 대표는 “이번 대상으로 얻게 되는 상금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금이다. 플라잎의 기술은 실제 현장에서 로봇에 AI를 직접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봇에 대한 구조와 AI를 모두 알아야 한다. 그만큼, 능력 있는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하다. 이렇게 대상을 받아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것도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상은 전용 앱과 연동해 조정할 수 있는 미세전류 마사지기를 개발한 ‘스트릭(대표 오환경), 빌라와 오피스텔 등의 비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한국주택정보(대표 유성국)’다. 우수상은 온라인 시간제 일자리를 중개하는 ‘이지태스크(대표 전혜진)’, 온라인 행사 주최 및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페스타(대표 진겸)’, 휴대용 아웃도어 온수 히터를 제작한 ’어썸랩(대표 김동묵)’이 수상하였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