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수천대 PC 운영관리,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스케일업 X 대구대학교 창업도약패키지] 인포플라 (1)
저희 스케일업팀은 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을 대구대학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에이치디에너지와 세이프웨이를 먼저 소개해드렸는데요. 세 번째 소개할 스타트업은 인포플라입니다. 지난 2019년 1월 설립한 인포플라는, 수많은 IT 장비와 각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운영체제, 그리고 운영체제 위에서 실행하는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등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IT 운영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소 어렵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음… PC방을 예로 들어볼게요. 요즘 PC방은 수십 대 이상의 PC를 운영합니다. 각 PC에는 CPU(프로세서),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메모리(램), 파워 등 다양한 부품이 설치되어 있죠. 우리는 이런 부품을 하드웨어라고 말합니다.
하드웨어만 있다고 PC를 사용할 수는 없겠죠? PC를 실행하기 위한 위한 운영체제, 윈도우를 설치한 뒤, 윈도우 위에서 실행하는 프로그램(문서 작성 프로그램, 파일 압축 프로그램,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게임 등)을 설치해 사용합니다. 소프트웨어라고 말하죠. 즉, PC방은 수많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관리해줘야 합니다. 수십 대의 PC를 말이죠.
자, PC방을 회사라고 생각해 봅시다. 이 회사는 10층 규모의 건물에 수백명이 일하고 있어요. 각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데스크탑 PC를 1대 사용하고, 외근을 위해 노트북도 1대씩 사용합니다. 자주 외근을 나가는 직원들은 노트북 보다 가벼운 업무용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선호하죠. 즉, 직원 1명당 최소 1대, 많게는 2~3대의 장비와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이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고장 날 때마다 근처 수리점으로 들고 가야 하는 걸까요?
IT 운영관리, 쉽게 할 수는 없을까?
인포플라 최인묵 대표가 설명을 시작했다.
“저희 인포플라는 IT 운영관리(IT Operations Management, ITOM)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아이톰스(ITOM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IT 통합운영관리’라고 말할 수 있어요.”
한마디 덧붙였다.
“저희 아이톰스는 RPA 기술을 사용합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는데요.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실제 저희 아이톰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성장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 프로세스에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자동화하는 것을 뜻한다. 로봇과 인공지능, 드론 등 인간의 일을 대신해줄 수 있는 기술 발전이 폭발적으로 이뤄지면서 주목 받았다. 인공지능의 초입 단계를 RPA라고도 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사진 파일을 복사해 옮기는 작업을 100회 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과거에는 사람이 키보드나 마우스를 이용해 ‘복사’-’붙여넣기’로 작업했다. 단순 반복 작업이다. 크게 어렵지 않지만, 귀찮고, 지루하다. 실수할 수도 있고. 이 반복 작업을 알아서 실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간단하게 끝낼 수 있지 않은가. 이처럼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단순 작업하던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데 있다.
한마디로 인포플라는 RPA를 활용해 IT 운영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가지 궁금했다. IT 운영관리에 그렇게 반복적인 일이 많은 걸까? 이를 대체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고?
“IT 운영관리 업무는 크게 ‘장비관리’, ‘헬스체크’, ‘패스워드 관리’, ‘이력관리’, ‘백업관리’, ‘일정관리’, ‘로그관리’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운영관리 대상은 라우터, 스위치, IoT 등 네트워크 장비와 운영체제(OS), CCTV, 키오스크/디스플레이 등 서버가 있고, 이메일, ERP, 메신저 등 웹 서비스가 있죠. 이 모든 걸 관리해야 합니다. 수십, 수백, 경우에 따라서는 수천 대의 장비를 사람이 하나씩 모두 관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에도 특정 기관에서 2,000대 가량의 P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안을 위해 3개월 또는 6개월 마다 정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꿔줘야 해요. 영문 소문자, 대문자, 특수문자, 숫자 조합으로 8자리 이상으로 말이죠. 그걸 하나씩 바꿔주면서 잊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PC 사용자에게 바뀐 비밀번호도 알려줘야겠죠. 이걸 이전처럼 사람이 직접 가서 바꿔주고 알려주는 작업을 반복한다? 아이톰스를 이용하면 며칠 걸릴 일을 몇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 변경만이 아닙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 패치 작업도 있죠.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백업도 해줘야 합니다. CCTV 용량이 부족해서 중요한 장면을 녹화하지 못하는 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수천 대 장비의 사용 이력이나 현재 장비가 사용하는 실시간 전력 등도 파악해야 합니다. 이걸 자동화하는 것이 저희 인포플라의 목표에요.”
해외와 다른 국내 상황
아이톰스 제품을 한참 설명하던 최 대표가 IT 운영관리를 대하는 국내와 해외의 다른 시선에 대해서 잠시 언급했다.
“해외는 IT 운영관리를 빠르게 클라우드 즉, 구독형 모델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ServiceNow’, ‘Cherwell Software’, ‘Axios Systems’ 등 시장을 리드하는 선두주자도 등장했죠. ‘MarketsAndmarkets Research(2019)’와 ‘한국IDC(2018)’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IT운영관리 시장은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기존 온프레미스(구축형) 업체들이 클라우드로 진입하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해외의 IT운영관리 클라우드 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ServiceNow’의 경우, 글로벌 Top 2,000 고객 중 46%를 확보하고 있다. 이 중 매년 재계약하는 업체는 98%에 달해, 2018년 기준 매출액은 28억 달러(주식가치 약 4,0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아직까지 IT 운영관리 클라우드 서비스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일부 납품형 패키지 시장만 있을 뿐이에요. ‘ServiceNow’가 작년부터 국내 업체가 손잡고 국내 IT 운영관리 시장에 진출했는데, 저희 인포플라는 이를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IT 운영관리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면, 분명 저희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요. 제품 성능도 뒤처지지 않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포플라의 아이톰스는 IT 운영관리 영역에서 기존에 접해보지 못했던 기술과 방식이다. 사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낯설다. 이를 필요로 하는 영역도 그리 많지 않다. 수백, 수천 대의 장비를 모니터링하고, 각 상황에 대응하기를 원하는 고객이 한정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이 같은 대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한 제품을 사용하길 원한다.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스타트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일견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희 스스로 알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고객도 한정적이죠. 그래서 더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사례(레퍼런스)를 만들 수 있었어요. 자세한 계약 규모와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시범 서비스를 통해 저희 제품을 활용하는 정부기관이 있습니다. 국내 공항에서도 테스트했고, 작년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화상열감지 장비를 운영하는 업체에 납품 계약도 맺었습니다. 대형 고객을 유치하고자 전략적으로 움직이기도 했어요.”
“저희가 강조하는 아이톰스의 장점은 웹 서비스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운영하고 있는 웹 서비스가 잘 동작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테스트할 수 있어요. RPA를 이용해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거죠. 예를 들어 홈페이지 로그인은 잘 되고 있는지, 원하는 내용이 잘 나오고 있는지 등을 자동으로 알아서 체크하는 겁니다. 그러다 안되는 경우에 바로 알려서 대응할 수 있도록 알려주죠.”
최 대표의 최종 목적은 사건, 사고 예측이다. 수시로 체크하는 모니터링 데이터를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를 파악하는 것. 이를 관리자에게 사전에 알려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문제 발생에 대한 선제 대응이다. 이러한 각각의 IT 운영관리 서비스를 클라우드 구독형으로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경쟁사 대비 더 많은 기능을 담고,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지난 2년간 경험을 쌓는데 주력했습니다. 정확히는 데이터를 쌓았어요. 시범 서비스, POC 등을 통해 미래 고객 확보와 경쟁력 증명에 노력했고, 고객도 확보했습니다. 정부 연구 과제에도 참여해 연구개발도 지속했어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해요. 스케일업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저희 인포플라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다음 기사는 비즈니스모델 전문가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가 전달합니다. 인포플라에 대한 성장 아이디어, 조언, 따끔한 충고 등 의견을 가지고 계시다면, inter-biz@naver.com으로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