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이디오크러시 “1%의 가능성에도 도전하는 게임 개발사”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금도 전국의 많은 스타트업, 벤처 기업은 새로운 꿈을 향해, 그리고 성공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참신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자금이나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창업 3년차에 맞이하게 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70%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에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경기도 내의 콘텐츠 기반 제조, 기술, ICT 등 융복합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자금 및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타트업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의하면 올해 국내 게임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15조 57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체의 49.7%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렇게 규모가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지금도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게임의 등록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중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는 타이틀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일수록 게임 개발사들은 ‘튀는’ 마케팅에 한층 신경을 쓸 법한데, ‘이디오크러시(Idiocracy, 대표 김성기)’는 반대로 순수한 게임 개발력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업체다. 여기에 더해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바로 도전하는 우직함도 갖췄다.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어드밴스드 스타트업 프로그램 3기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디오크러시의 김성기 대표와 만나 그들의 도전과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Q1. 본인 및 회사의 걸어온 길을 소개해 달라
: 회사를 설립한 건 올해로 8년차이고 게임 업계에서 일한 건 20년 즈음 되었다. 본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비롯한 개발 업무에 직접 참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성에 젖은 기존의 회사 운영 방식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게임 개발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을 하고자 회사를 설립했다. 초반에 많은 시행착오를 하며 고생을 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사업가로서의 감을 익힌 것 같다.
Q2. 이디오크러시의 대표적인 실적은?
: 초기작인 ‘파이러츠워’가 해외 e스포츠 리그와 계약까지 맺는 등 반응이 좋았다. 다만 운영 노하우 부족과 파트너사와의 관계 문제로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 안타깝다. 영어 퍼즐 게임인 ‘워드 트립’이 경기도 글로벌 게임 어워드에서 1위를 한 것도 대표적인 실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원작 IP(지식 재산)를 기반으로 게임을 만드는 데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했다. 컬럼비아 픽처스의 영화인 ‘쥬만지’를 게임화한 바 있으며, 최근 출시한 작품으로는 인기 네이버 웹툰을 모바일 게임으로 만든 ‘헬퍼’가 대표적이다. 게임 이용자뿐 아니라 원작의 팬들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다.
Q3. 다른 게임 개발사와 차별점은 무엇인가?
: 1%의 아주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정체성이다.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물론 있겠지만, 경영자 입장에선 그 직원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다 파악할 수 있다. 그만큼 열정과 도전 정신, 그리고 뚝심이 있는 직원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각 부문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빠르다. 특히 원작 IP 기반의 게임을 개발할 경우, 원작의 매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Q4. 사업을 하며 느낀 어려운 점은?
: 게임 개발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사업 경험이 없고 자금도 부족해 창업 초기 1~2년 동안은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지만 자신감과 배짱, 노하우 축적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 특히 예전에는 네트워크 환경 등의 인프라가 미비해서 게임 개발 자체보다도 이런 인프라 확보에 더 고심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환경이 좋아져 게임을 잘 만들고 입소문만 타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다만 이 때문에 경쟁은 한층 심해졌기 때문에 게임의 완성도에 더욱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부의 게임 산업 육성 정책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특히 몇 년 전에는 가상 현실(이하 VR)이나 증강 현실(이하 AR) 게임과 같이 뭔가 신기하고 화려해 보이는 분야에만 집중 지원을 했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전체 시장의 기반이 되는 일반 게임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줄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VR이나 AR 게임 중에 크게 성공한 것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데, 이런 것도 일종의 전시 행정이 아닌가 싶다. 물론 예전처럼 게임을 아예 질병 취급하던 때에 비하면 좀 나아지긴 했지만 게임 시장에 대한 시각엔 아직도 아쉬움이 있다.
Q5. 어드밴스드 스타트업 프로그램 3기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지원 프로그램은 유용했나?
: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역시 자금 지원이다. 굉장히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만한 마케팅 여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한 멘토링 프로그램도 인상적이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식했고, 보다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Q6. 향후 계획이 있다면?
: 화려한 문구보다는 현실을 중시하는 실속 있는 경영을 추구할 것이다. 무리하게 직원 수를 늘리기보다는 복지를 향상시켜 모든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떠들썩하게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묵묵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게임 개발에 전념하도록 하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