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리의 잇(IT)트렌드] 추억의 싸이월드, 전성기 다시 오나…?
[IT동아] 전국 직장인, 그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 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 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 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예전에 싸이월드 다시 오픈한다고 하지 않았어? 대체 언제 오픈하는 거야?
아, 소식 못 들으셨나요? 이번 주, 드디어 2년 3개월 만에 로그인 서비스가 재개됐습니다. 첫날에만 872만명이 로그인했다고 해요. 이 숫자는 싸이월드 전성기 시절 활성 이용자 수를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거죠. 그런데 아직 완벽한 건 아닙니다. 최소한의 기능만 구현한 건데요. 로그인을 해보면 도토리, BGM, 게시물, 동영상, 사진의 수량을 볼 수 있습니다.
숫자는 아직 부정확한거 같아요. 저는 BGM이 수백 개였는데, 0개로 나왔거든요. 아직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싸이월드가 잘 나가던 시절 SK커뮤니케이션즈를 다니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 회사 복지 중 하나가 매월 100개씩 지급되는 도토리였습니다. 그 도토리를 전부 BGM사는 데 썼을만큼 많은 BGM을 모았는데 0개로 나온 거죠. 그래도 예전에 업로드했던 동영상들도 섬네일(Thumbnail) 정도는 미리 볼 수 있더군요. 전부 재생을 할 수 없었지만요.
2. 옛날 기억이 떠오르네. 미니룸 꾸미느라 정신없이 도토리 썼었는데, 미니룸도 볼 수 있는거야?
아쉽지만 미니룸을 볼 수 없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분명 복원할 겁니다. 미니룸뿐만 아니라 미니미도 있잖아요. 그 미니미도 3D로 구현해서 요즘 트렌드에 맞는 형태로 변화시키겠다고 하네요.
과거 싸이월드가 결국 쇠퇴한 이유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시대는 모바일 중심으로 흐르는데 데스크탑 위주 팝업창을 고수해서 그랬다는 거잖아요? 이번에는 분명 모바일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로 구현될 거라 기대가 합니다.
싸이월드가 한창 활성화됐을 때도 한 달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가 680만 명 수준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번 로그인 서비스 재개 때 접속한 인원이 첫날만 872만 명인 걸 보니 옛 기억, 추억들을 찾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3. 말 나온 김에 로그인 해봤는데, 왜 나는 로그인이 안 되는거지?
일단 지금은 2015년 이후에 싸이월드를 한 번이라도 방문했던 사람들만 대상이라고 합니다. 대상자라고 해도 워낙 오래되서 아이디,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비밀번호 찾기’를 해야하는데 싸이월드 가입 때와 지금 전화번호가 다르면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비밀번호를 생각나는대로 막 누를 수도 없어요. 비밀번호가 5번 틀리면 로그인을 못하니깐요.
4. 싸이월드 노래 한 곡에 도토리 5개였는데 앞으로는 더 비싸게 팔겠지? 근데 도토리도 계속 쓰긴 쓰는 거야?
음악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음악 스트리밍 회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진행될 것 같아요. 미니홈피하면 사실 BGM을 뺄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보니 다시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음악이 회귀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긴 합니다. 그 당시에는 싸이월드 차트가 따로 있을 정도였으니깐 이번에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영상은 현재 전부 살렸다고 했는데 사진들도 잘 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데이터들은 전부 잘 있다고 하고요. 원래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가지고 있던 데이터였는데 이번에 아예 싸이월즈제트라는 곳으로 운영사 자체가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데이터를 다 이관을 받았고요. 지금 통계적으로는 사진이 한 180억 장, 동영상 1억 6천만 개, 음원 파일 5억 3천만 개, 회원 3200만 명 정도의 데이터가 보관돼 있다고 합니다. 이걸 순차적으로 복구하겠단 계획인데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동영상은 변환해서 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도토리가 가장 큰 이슈인데요. 기존 도토리를 암호화폐로 대체한다는 얘기가 나온 적 있거든요. 그래서 관련 주식들이 한동안 시끌시끌했습니다.
5. 미니홈피가 돌아온다면, 과거와 비슷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지?
네 맞아요. 현재 이야기 되는 건 두 가지 타입이라고 하는데요. 첫 번째는 기존의 형태를 조금 더 예쁜 형태로 다듬는 거고, 두 번째는 메타버스 콘셉트를 넣겠다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미니룸이라고 하면 나만의 방이었잖아요. 그런데 메타버스 컨셉을 넣으면서 내 미니미가 다른 사람의 미니룸에 방문하면서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메타버스를 활용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면 온라인의 내 미니미가 가상의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그걸 이제 도토리로 결제하고 그런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겠네요. 이렇게 되면 도토리가 진짜로 일종의 가상 화폐가 되는 거죠. 메타버스 콘셉트다 보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까지 접목하겠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6. 그런데 자꾸 오픈한다 해놓고 몇 번씩이나 미루고 있잖아? 이번에도 결국 완전히 오픈한 건 아니고…이거 믿어도 되는 거야?
맞습니다. 처음에 새롭게 오픈하겠다고 한 게 올해 3월이었죠. 그러다가 5월로 그리고 5월에도 또 7월로 미뤘고, 또 7월에서 8월로 다시 미뤘고요. 이렇게 조금씩 미룰 때마다 도토리 환불도 늦어지고 있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말씀대로 지금도 완벽하게 열린 게 아니고요. 거의 반년 넘게 이러고 있으니까 ‘이거 간만 보다 끝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아까 말씀드렸던 암호화폐와 관련해서도 좀 걱정스러운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싸이월드 서비스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주식이나 암호화폐 시세 부양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 말이 많은 상황인데, 이 모든 걸 불식시키려면 빨리 제대로 된 서비스를 우리한테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요?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 장을 발표했다.
정리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