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규모 화상 회의에 안성맞춤", 로지텍의 밋업
[IT동아 정연호 기자] 코로나 19가 불러온 충격으로 인해 세계는 대격동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이젠 재택근무를 하거나 화상 회의·메신저(messenger)로 업무를 보고하는 일은 비대면 시대의 흔한 일 중 하나다. 대규모 회의는 소규모로 축소됐고, 비행기를 타고 가는 해외 회의도 화상 회의로 대체되고 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재택근무 시행으로 인해 일하는 방식은 계속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상 회의 서비스 업체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가 발표한 ‘코로나 19 중 화상 커뮤니케이션의 영향(Report: The Impact of Video Communications During COVID-19)’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에도 화상 회의 솔루션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의료 분야에서 80%, 교육 분야에서 81%, 기술 분야에서 84%, 전문 서비스 분야의 83% 응답자가 그렇게 답했다. 앞으로는 기존의 업무 수행 방식과 새롭게 나타난 재택근무가 매끄럽게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매끄러운 협업을 위한 도구가 바로 로지텍(Logitech)의 ‘밋업(Meetup)’이다. 4K UHD(3840 x 2160)급 해상도 지원하는 렌즈를 탑재하고, 넓은 시야각으로 회의에 참석한 사람을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는 소규모 화상 회의용 카메라다. 기존의 회의실은 프로젝터나 스크린, 화상 통화 장치, 케이블 등의 설치와 연결이 번거로웠고, 회의 자료를 영상으로 공유하기가 어려웠다는 게 현장의 공통적인 목소리였다. 밋업은 일체형 디자인과 간편한 설치 방법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로지텍의 밋업은 사운드바(주로 TV에 연결하는 가로로 긴 스피커)처럼 모니터에 연결하거나, 거치대를 통해 벽면에 설치 혹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형태로 돼 있다. 카메라의 각도 조정이 가능하므로, 설치 방식과 관계없이 회의를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크기는 길이 400mm, 높이 104mm, 폭 85mm, 무게 1.04kg이다. 구성품엔 블루투스 리모컨, 벽면 거치대가 포함된다.
밋업은 제품을 PC USB 포트에 연결하면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도 영상을 전송하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PLAY) 기능을 지원한다. 전원 어댑터(충전기)를 밋업에 꽂고, 동봉된 USB 케이블로 PC와 기기를 연결한다. 연결 작업이 다 끝났으면 PC에서 줌 등의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켜면 된다. 비즈니스용 스카이프(Skype for Business), 블루진(BlueJeans), 줌(Zoom), 구글 미트(Google Meet),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Teams) 등 대다수 화상 회의용 앱과 호환된다.
설명서에 따르면, 블루투스 리모컨과 밋업 간 연결이 완료된 상태라고 나와 있지만,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기본 설명서 외에 추가돼 있던 다른 설명서를 확인하니, 리모컨 뒷면의 나사를 풀고 덮개를 분해한 뒤에 건전지를 장착해야 했다. 제품 패키지에 리모컨 건전지도 포함돼 있다.
화상 회의를 진행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회의 시간 동안 계속 노트북 화면을 내려다보면 목에서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거북목 증후군(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구부러지는 현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불편함을 피하고 싶다면, 노트북의 화면 영상과 음성을 외부 디스플레이(TV나 디스플레이 등)로 출력하는 HDMI 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널찍한 모니터를 통해서 원격 회의를 진행하니 목에 가해지는 통증이 덜했다.
노트북(삼성전자 노트북9 Always NT900X5N를 이용했다)에 내장된 웹캠과 밋업을 통한 줌 화면을 비교해보면 확보된 시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밋업의 렌즈는 120도의 시야각으로 더 넓은 장면을 촬영하는 게 가능하고, 카메라 방향을 각각 좌우 25도 상하 15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실 전체를 담을 수 있다.
기존 화상 회의 카메라의 시야각은 90도 정도여서, 카메라와 회의 참석자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소규모 회의실은 모든 사람을 다 촬영하기가 어려웠다. 밋업은 넓은 시야각으로 회의실 전체를 촬영할 수 있다. 화질은 4K UHD까지 지원하는데, PC가 4K 화질을 지원해야 하며 PC에 있는 USB 3.0 이상의 포트와 기기가 케이블로 연결돼야 한다.
실제 회의를 진행해보면 어떨까? 밋업은 카메라, 스피커, 마이크가 통합된 일체형 제품이라서 별도의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 PC와 모니터만으로 화상 회의실을 만들 수 있다. 밋업 기기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소리가 잘 전달되고, 들리는지 테스트해봤다.
회의를 진행해 보니 소리를 60~70% 정도로 설정해도 먼 거리에서 소리가 잘 들렸다. 3개의 내장 마이크는 사용자가 있는 방향으로 신호를 모아주는 빔 포밍 기술을 적용해 음성 인식도를 높이고, 주변 소리를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잡음을 줄인다. 제조사에 따르면, 마이크는 최대 4m 거리까지 활용할 수 있게끔 최적화돼 있다. 실제로 소규모 회의실에서 사람과 밋업 기기가 떨어진 정도만큼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했을 때, 상대방은 소리가 잘 전달된다고 말했다.
밋업을 이용할 때 가장 편리했던 부분은 블루투스 리모컨이다. 가운데 있는 버튼으로 카메라의 상하, 좌우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홈 버튼은 영상 속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기능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대상을 잘 찾아낸다. 왼쪽 버튼은 스피커 소리 조절, 오른쪽 버튼은 화면 확대, 축소 기능이다. 확대 기능의 경우 5배까지 줌을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특정 대상을 선명하게 확대할 수 있다.
상단 왼쪽에 있는 음 소거 버튼을 누르면 바로 마이크 소리가 차단된다. 두 번째 세 번째 버튼은, 각각 ‘통화 응답’ ‘통화 종료’ 버튼으로 스마트폰 등에 연결될 경우 쓸 수 있다. 하단에 위치한 ‘1’, ‘2’ 버튼을 통해선 카메라의 특정 각도를 사전에 지정하는 프리셋(Preset)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카메라 각도를 맞춰 놓고 버튼을 3초 이상 누르면, 해당 각도로 설정이 바뀐다. 회의 도중 카메라 각도를 일일이 조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로지텍은 화상 회의를 쾌적하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동으로 카메라를 조정하는 ‘RIGHTSIGHT’는 참석자 모두가 화면에 포착되도록 줌을 조정하기 때문에 화상 회의에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로지텍은 RIGHTSIGHT뿐 아니라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화상 회의 장비는 대규모 회의에서 주로 쓰였다. 일단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사용하는 방법도 쉽지 않았다. 대형 회의실에 설치되어 있지만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일도 많았다. 밋업은 소규모 회의에 적절한 음향과 영상 요건,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이다. 가격은 로지텍 공식 인증 스토어 기준으로 170만 원대이다.
이젠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대규모 회의는 소통을 어렵게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특정 이슈나 업무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소통하도록 환경을 만들고 있다. 마이크나 스피커 등의 장비를 챙길 필요 없이, 편하게 회의를 진행하길 원한다면 로지텍의 밋업은 괜찮은 제품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