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신규 게이밍 노트북 3종 공개··· 연말 게이밍 시장 달군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HP가 국내 게이밍 노트북 시장을 공략할 신규 제품 3종과 향후 HP 코리아의 국내 게이밍 PC 시장에 대한 전략을 공개하는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된 신규 게이밍 PC는 2016년 출범한 고성능 게이밍 브랜드 ‘오멘(OMEN)’의 오멘 16, 17 두 종과 새롭게 공개된 중급형 게이밍 라인업 ‘빅터스(VICTUS)’의 빅터스 16까지 세 종이다.
HP는 비즈니스 제품군으로는 널리 알려진 브랜드지만, 게이밍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에 속한다. 이를 위해 HP는 게이밍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꾸준히 게이밍 브랜드 가치를 쌓고 있다. 이미 오멘과 빅터스 이외에도 파빌리온 게이밍을 비롯한 다양한 게이밍 제품군을 선보인 상태며, 올해 6월에는 미국의 고성능 게이밍 기어 브랜드 ‘하이퍼엑스’를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에 나서고 있다. HP 코리아 역시 올해 초 진행된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공식 PC 후원사로 참여했고, 최근에는 ‘실력만이 너를 증명한다: OMEN’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게이밍 브랜드로서의 인지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HP 코리아, 비즈니스 넘어서 게임 시장까지 노린다
HP가 게이밍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게임에 대한 전 세계인의 인식이 바뀌고 있어서다. HP는 한국을 포함 13개 국가의 16~55세 남녀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 변화와 코로나 19 이후 구체적인 게이밍 변화 양상, 게이밍 기기 및 콘텐츠 시장 전망 분석 결과’를 조사했다. 한국에서는 1300여 명의 응답자가 참여했다. 전체 응답자의 72%는 코로나 19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는 ‘코로나 19 기간 게임을 통해 친구 및 가족과 소통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72%는 ‘자녀와 함께 게임을 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HP 코리아는 ▲ 디자인 ▲ 최강의 성능 ▲최선의 서비스 ▲ 생태계(에코 시스템) 네 가지의 게이밍 전략을 수립했다. 디자인은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다. 과거의 게이밍 PC 디자인은 게이밍 마니아를 위한 전유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세대가 부담없이 게임을 즐기고 활용할 수 있도록 범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성능 측면에서는 온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신형 부품을 탑재하고, 더 나아가 발열 관리까지 신경을 쓰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공개된 오멘 16이 단일 브랜드가 아닌 인텔 코어 i7-11800H나 AMD 라이젠 9 5900HX 모바일 프로세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도 이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오멘 게이밍 PC의 주요 성능을 관리할 수 있는 ‘오멘 게이밍 허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건 물론, 24시간 전문 엔지니어의 전화·카카오톡 상담을 지원받는 ‘오멘 24 x7’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태계 측면에서는 마우스나 게이밍 헤드셋, 게이밍 모니터, 키보드 등 주변 기기까지 모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멘, 그리고 빅터스 앞세우는 HP
오멘 16은 11세대 인텔 코어 i5-11400H 및 i7-11800H 프로세서, 그리고 AMD 라이젠 9 5900HX 프로세서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모바일 버전을 활용해 현재까지 출시된 거의 모든 게임을 FHD(1920x1080) 해상도 60프레임으로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디스플레이는 16.1인치 평면 내 전환(In-Plane Switching, 이하 IPS) 패널을 사용했으며, 최근 게이밍 환경의 주력으로 떠오른 QHD(2560x1440) 해상도와 165헤르츠(Hz) 주사율을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한 개의 썬더볼트 3 디스플레이와 한 개의 10Gbps USB-C형 단자, 세 개의 5Gbps USB 단자, 랜 포트, DTS: X 울트라 지원 헤드폰·마이크 겸용 단자,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단자, HDMI 2.0A 단자, SD 슬롯까지 갖춰 다중 모니터를 연결한 게이밍 환경부터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업무 환경까지 폭넓게 대응한다.
오멘 17은 휴대용 노트북으로는 가장 큰 수준인 17.3인치 Q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갖춘 게이밍 노트북이다. 오멘 16보다 체급이 큰 만큼 성능 역시 인텔 코어 i7-11800H 및 코어 i9-11900H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모바일 버전을 탑재해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발휘한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오멘 16과 동일하며, 디스플레이는 i5 모델이 FHD 144Hz, i9 모델이 QHD 165Hz로 차이가 있다. 15.6인치 크기의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을 찾는다면 오멘 16을, 휴대보다는 넓은 화면과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원한다면 오멘 17을 선택하면 된다.
오멘이 프리미엄 급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라면 빅터스 16은 중급형 게이밍 노트북이다. 특히 가격 대 성능비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게이머를 위한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5-11400H와 i7-11800H와 AMD 라이젠 5 5600H와 라이젠 9 5900HX까지 네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어떤 프로세서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그래픽 카드 선택지도 바뀐다. 인텔 계열 선택 시 그래픽 카드는 최대 RTX 3060이 탑재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반면, AMD 계열 선택 시 RTX 3050 Ti 및 AMD 라데온 RX 5500M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디스플레이는 오멘과 동일하게 16.1인치 QHD 165Hz 화면을 제공하며,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오멘보다 한 단계 아래다. 구성으로는 썬더볼트 3가 제외되며, 5Gbps USB-C형 단자 하나와 5Gbps USB 단자 3개, 랜 포트, 헤드폰·마이크 단자, HDMI 포트, SD 카드 슬롯만 제공된다. 빅터스 16은 무난한 게이밍 성능을 갖춘 노트북이며, 게임은 물론 영상 편집, 3D 렌더링에 더 초점을 맞춘 업무용 노트북을 찾는 수요에도 적합하다. HP 코리아는 이번에 공개된 노트북을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게이밍 시장에 발맞춰 분위기 전환, 성공할까
그간 게이밍 시장에서 HP 오멘의 입지는 좁았다. 비슷한 사업 영역을 가진 델은 이미 에일리언웨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20여 년 가까이 게이밍 시장을 이끌어오고 있고, 후발 주자에 속하는 대만의 에이수스, MSI, 기가바이트 등의 브랜드도 벌써 10년 이상 게이밍 브랜드를 키워왔다. 반면 HP 오멘은 2016년에 출범한 데다가 ‘징조’를 뜻하는 이름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 어두운 느낌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의 반응도 다소 침체돼 있었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지금까지의 오멘과는 또 다른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6월에는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하이퍼엑스를 인수하고, 출범 당시보다 깔끔하고 보편적인 디자인과 로고를 채택해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빅터스 라인업은 라틴어로 ‘삶(victus)’을 뜻하는 단어여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성장세에 오른 게이밍 시장에 HP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