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X 아닌 'M1 프로'와 'M1 맥스'··· 애플, 차세대 맥북 프로 공개
[IT동아 남시현 기자] 18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진행한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애플 실리콘의 고성능 버전인 ‘애플 M1 Pro(이하 M1 프로)’와 ‘애플 M1 MAX(이하 M1 맥스)’를 탑재한 맥북 프로 14형, 16형을 각각 공개했다. 애플이 2년 안에 자체 프로세서인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이후 두 번째로 공개되는 버전이다. 아울러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 시리즈의 3세대 제품도 함께 공개됐다.
두 번째 애플 실리콘, 완전히 새로운 맥북 프로
발표를 통해 공개된 맥북 프로 14형, 16형은 지난 2016년 공개된 ‘맥북 프로 터치바’ 모델 이후 이어져 온 디자인에서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버전이다. 특히나 이전 세대 맥북 프로에서 꾸준히 지적되어온 인터페이스의 부재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터치바 등은 제외되었으며, 다시 활용도가 높은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와 키보드를 다시 탑재했다. 아울러 노트북의 활용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도 평면 내 전환(In Plane Switch, IPS) 패널 기반에서 미니 LED 기반 패널로 변경돼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맥북 프로에 탑재되는 애플 실리콘은 10코어 CPU와 16코어 GPU(Graphic Processing Unit), 최대 32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지원하는 M1 프로, 10코어 CPU와 32코어 GPU, 최대 64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지원하는 M1 맥스 2종이다. 두 프로세서 모두 M1과 마찬가지로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바탕으로 제조되었지만, 다이(트랜지스터를 탑재한 기판) 크기를 키워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M1 프로의 연산 처리 성능은 M1 대비 70% 더 빨라졌고, 그래픽 성능은 최대 2배 빨라졌다. M1 맥스는 M1의 3.5배, M1 프로의 1.7배에 달하는 57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 있고, 이를 통해 M1보다 4배 빠른 그래픽 처리 성능, M1 프로와 비교해도 두 배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애플 측은 애플 M1 프로 및 맥스가 타사 8코어 기반 노트북과 동일한 성능에서도 70% 더 적은 전력을 소비하며, 전원이 연결되지 않은 조건에서는 효율이 극명하게 차이 난다고 한다고 밝혔다.
HDMI, SD 슬롯 부활, 미니 LED 탑재
맥북 프로 14형은 두께 15.5mm에 무게 1.6kg이며, 16형은 두께 16.8mm에 무게 2.1kg이다. 디자인은 과거 ‘유니 바디’ 모델을 연상케 하는 유선형 테두리가 적용되었지만,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고성능 발열 처리 시스템을 적용해 더 낮은 팬 속도로도 50% 더 많은 공기를 순환한다. 발열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팬을 아예 정지해 무소음으로 동작한다. 색상은 실버와 스페이스 그레이 두 종류로 출시된다.
인터페이스와 키보드도 효율성 위주로 바뀌었다. 2016년 출시된 애플 맥북 프로는 2020년 형이 출시될 때까지 '썬더볼트 3' 단자만 적용돼있었다. 썬더볼트 3 단자는 충전과 저장 장치, 디스플레이 연결, 외부 장치를 단자 하나로 연결할 수 있어 확장성이 높지만, 연결 장치 자체의 단가가 높고 일반 USB나 장치를 바로 연결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이번에 출시된 맥북 프로부터는 다시 풀 사이즈 HDMI 포트와 SD 카드 슬롯이 적용되고, 충전도 USB C형 규격 기반의 맥 세이프 3로 지원된다. 장치 입력 단자는 좌측에 2개, 우측에 1개의 USB 4·썬더볼트 4 단자가 각각 제공된다.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고성능 모니터인 ‘프로 디스플레이 XDR’에 준하는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조명받는 ‘미니 LED’ 패널이 사용됐다. 미니 LED는 OLED와 비슷하게 각 소자가 직접 발광하는 방식이어서 명암비가 무한대에 가깝다는 장점이 있고, 또 OLED와 다르게 장시간 사용에도 수명이 거의 저하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맥북 프로에 적용된 미니 LED는 최대 1,000니트의 매우 밝은 지속 밝기와 최대 1,600니트의 고명암대비(HDR) 밝기를 제공한다. 또한 최근 아이폰 13 프로에 적용된 가변 주사율 기능인 프로모션(ProMotion)이 적용돼 활용 조건에 따라 10헤르츠(Hz) 주사율에서 120헤르츠(Hz)까지 자율적으로 변하며 배터리 소모량을 줄인다.
화면의 측면 테두리는 전 세대보다 24% 더 얇아진 3.5mm며, 상단도 60% 더 줄여 3.5mm를 맞췄다. 대신에 화면 상단에는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동일하게 노치(Notch)가 적용된다. 이런 조치를 통해 맥북 프로 16형의 실제 화면은 16.2인치, 14형은 14.2인치로 조금 더 크게 쓸 수 있다. 화면에 밀집된 픽셀 개수는 16형 모델이 3,456x2,234픽셀, 14형 모델이 3,024x1,964픽셀로 기존 맥북보다 해상도가 높아졌다.
이외에도 맥북 프로 두 제품군은 f/2.0 조리개가 적용된 FHD(1,920x1,080) 해상도 전면 카메라와 60% 더 낮아진 노이즈 기반의 마이크, 2개의 트위터 및 4개의 포스 캔슬링 우퍼와 돌비 애트모스 음장 효과가 적용된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향상됐다. 배터리 성능은 두 모델 모두 10시간가량 늘어나 16형 모델이 최대 21시간 연속으로 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14형 모델이 최대 17시간 동안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애플 뮤직, 홈팟 미니, 3세대 에어팟
이번 행사에서는 개인 플랜과 가족 플랜, 1인 사용자를 위한 보이스 플랜이 추가된 애플 뮤직 서비스, 다섯 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애플 홈팟 미니’ 인공지능 스피커가 공개되었으며, 공간 음향 기능인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3세대 에어팟(Airpod)이 함께 공개됐다. 3세대 에어팟은 기존 1, 2세대와 다르게 에어팟 프로에 가까운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했고, 음악과 통화를 조종하는 포스 센서가 탑재됐다.
또한 새 아이팟을 위한 신형 저왜곡 드라이버가 적용되었으며, 땀과 습기에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졌다. 소리의 주파수를 인식해 사용자가 듣는 소리를 원래 의도한 소리로 변형시키는 ‘적응형 이퀄라이저(EQ)’ 기능도 적용됐다. 3세대 에어팟은 최대 30시간 동안 재생할 수 있고, 케이스에서 맥 세이프 및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에어팟 프로에 탑재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제외된다. 3세대 에어팟의 가격은 24만 원대며, 국내 출시일은 추후 공개된다.
맥북 프로, 5년 만에 ‘풀 체인지’, 유일한 단점은 가격
새로운 맥북 프로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고성능 노트북 시장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5nm 공정의 새로운 애플 실리콘은 고성능과 고효율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하고 있고, 미니 LED는 노트북 디스플레이의 기대치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게다가 썬더볼트 4 포트만 탑재돼 활용도가 떨어졌던 인터페이스를 개선한 점도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서는 환영할 만한 변경 점이다. 구형 매킨토시를 활용하고 있다면 성능이나 완성도만큼은 차고 넘칠 정도다. 문제는 성능만큼 가격도 큰 폭으로 향상됐다는 데 있다.
애플 M1을 탑재한 맥북 프로 13형 제품의 경우 256GB 제품의 공식 출시가가 169만 원대, 현재 인터넷 최저가가 147만 원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맥북 프로 14형의 가격은 269만 원대, 16형은 336만 원대로 크게 올랐다. 그만큼 성능이 향상되긴 했어도 가격 인상 폭이 상당하다. 맥북 프로 14형을 구매할 비용이면 M1을 탑재한 2020년 형 맥북 에어와 아이폰 13 자급제 모델, 새로 나온 에어팟 3세대 모델을 동시에 구매해도 5만 원이 남는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제품을 찾는 게 아니라면 다소 고민해봐야 할 가격이다. 제품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출시일은 추후 공개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