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수산물을 저렴하게, 어민들에게 희망을 건네는 '수산대전 돈쭐'
[IT동아 정연호 기자] 최근에 떠오른 소비 트렌드는 ‘돈쭐’이다. 돈쭐이란 ‘돈으로 혼내 준다’는 표현으로 선행을 베푼 업소의 물건을 구매하며, 해당 가게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적극적으로 홍보해 가게 매상을 올려주는 운동을 뜻한다. 이는 MZ(1980~2000년 출생자) 세대가 지향하는 ‘가치 소비(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신념을 드러내는 행위)’와 맞물려 있다.
돈쭐은 착한 일을 한 가게나 기업 외에도, 코로나 19와 같은 재난에서 큰 피해를 본 사람을 ‘먹어서 도와주자는’ 위로와 지원의 차원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 19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폐기 직전까지 갔던 감자, 애호박이 지자체의 도움으로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제품이 빠르게 품절됐던 일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개최한 ‘2021 대한민국 수산대전(이하 수산대전)’에서도 국민들의 ‘돈쭐’을 엿볼 수 있다. 수산대전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어업인을 위해서 진행되는 상생 소비 촉진 행사이다. 국민의 힘 홍문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 등 4개 부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업 분야는 수산물 수출 제약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2,100억 원, 지역 축제 취소와 일본산 참돔, 김 수입 급증으로 1,036억 원의 피해가 났다.
해수부는 이들을 위해 수산물을 20%(최대 2만 원) 할인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쿠폰을 지원하고 있다. 유통사의 자체 할인까지 더해져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사면서, 소비를 통해 피해를 보고 있는 어업인을 도울 수도 있다. 지금까지 약 1,045억 원의 매출 규모를 달성할 정도로 참여와 호응이 크다.
10월 6일부터 24일(오프라인은 27일)까지 진행되는 가을 특별전에선, 온·오프라인 31개사가 전통시장·인터넷 등을 통해 수산물을 할인 판매한다. 수산물의 제철 대표성과 소비 동향 등을 고려하여 고등어, 갈치, 오징어, 명태, 참조기, 마른 멸치, 민물장어, 전복 등의 8개 수산물이 할인 품목으로 지정됐다. 지정 상품 외에도 참여 업체마다 쿠폰 적용 가능한 상품이 추가될 수 있다. 또한, 대중성 어종 6종(오징어, 고등어, 갈치, 명태, 조기, 마른 멸치)은 30%까지 할인되며(최대한도 2만 원), 업체마다 쿠폰 지급 횟수는 1~2회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수산대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기획전 메뉴를 누르면 해당 행사에 참여한 업체를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과 생활 협동조합처럼 매장을 찾아가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편의성을 위해서 온라인 쇼핑몰 위주로 확인했다. 평소에 활어회를 좋아하기 때문에 수산물뿐 아니라 회도 주문할 수 있는 ‘회이팅’ 업체에 들어갔다. 대형 쇼핑몰이 아닌 스타트업 업체이므로, 신용카드 초과 사용액의 10%를 돌려주는 상생 소비 지원금의 사용 실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메인 홈페이지를 보면, ‘가을맞이 특별전’ 이벤트 안내 페이지가 있다(다른 업체들도 확인해 보니, 홈페이지 기본 페이지에 수산대전 행사 안내 배너를 마련해 두었다). 해당 배너를 누른 뒤, 밑으로 내리면 쿠폰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회이팅은 회원 가입을 하고 본인 인증을 거쳐야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상품은 섬네일(미리 보기) 이미지에 ‘행사 상품’ 표시가 있다.
지금까지 화폐는 ‘차가운’ 이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타인을 돕기 위해 화폐를 쓰기 보단, 철저하게 이익을 따지고 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이젠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화폐이기도 하다. 평소에 수산물을 즐겨 먹고, 코로나 19로 피해를 당한 어민을 돕고 싶다면 수산대전에 참여해 이들에게 희망을 건네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