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갈대' 같은 정책, 어디에 맞춰 춤추랴

KT의 흔들리는 정책에 사용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월 13일 KT가 사용자들의 반발을 견디지 못하고 ‘LTE 사용자는 가족할인 서비스에 가입할 수 없다’라는 정책을 포기했다. 6월 이전처럼 다시 가입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 갈대처럼 흔들리는 KT의 정책 때문에 사용자들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가족할인은 KT의 유선 인터넷과 휴대폰을 같이 사용하면 휴대폰의 기본료를 10% 할인해주는 결합할인 서비스다. 여기에 가족 명의의 휴대폰을 최대 5개까지 더할 수 있으며, 하나씩 더할 때마다 할인액은 10%씩 증가한다. 기본료가 비싸면 비쌀수록 할인액도 늘어나는 셈이다. KT는 이 가족할인을 2011년 2월까지 유지했다.

그러나 2011년 3월 이후 가족할인 대신 ‘뭉치면 올레’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 서비스는 가족할인과 달리 일정금액만 할인해준다. 인터넷과 휴대폰을 같이 사용하면 8,000원, 이후 휴대폰을 하나씩 늘릴 때마다 할인액이 1,000원씩 추가된다. 따라서 휴대폰을 5개 더하면 한대당 최대 1만 2,000원의 요금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휴대폰이 1대일 경우에는 뭉치면 올레가 더 유리하지만, 2대 이상으로 늘어나면 가족할인이 더 유리한 셈이다. 때문에 서비스를 변경하지 않고 가족할인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입자가 많았다. 또한 가족할인을 유지하면 추후 다른 가족이 LTE에 가입하더라도 가족할인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뭉치면 올레가 LTE 사용자에게 불과 1,000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일반 가입자보다 8,000원이 적다).

하지만 7월 들어 KT의 정책이 또 변경됐다. 가족할인의 혜택을 받던 LTE 사용자들에 한해 가족할인의 높은 할인율 대신 스마트스폰서(일반할인)를 적용한다는 것(3G 사용자는 기존과 동일). 그리고 LTE 사용자는 더 이상 가족할인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것(가족할인은 폐지됐으나 예전에 가입하고 계속 서비스를 유지했다면 LTE 사용자도 가족할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7월 가입자부터 뭉치면 올레의 혜택을 축소했다.

자주 변경되는 KT의 정책 앞에 많은 사용자들이 휴대폰 커뮤니티 뽐뿌 등을 통해 반발했다. 공덕동에 거주하는 권모씨(29세)는 “갤럭시노트(LTE)를 구매하고 가족할인의 혜택을 받으려 했지만 가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라며, “KT 정도되는 대기업의 정책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KT는 급히 사태 진화에 나섰다. 먼저 “가족할인 혜택을 받던 LTE 사용자에게 일반할인이 적용된 것은 일시적인 전산 오류”라며, “7~8월 중으로 정상적으로 가족할인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LTE 사용자도 가족할인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다시 변경했다. 직접 확인해본 결과, 2012년 7월 17일 현재 LTE 가입자도 가족할인 서비스의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사용자들의 불만은 남아있다. 가족할인에 관련된 부분은 원상복구 됐지만, 뭉치면 올레의 혜택이 반으로 줄어든 것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6월 이전 가입자들은 KT의 인터넷과 휴대폰을 같이 사용하면 8,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었으나, 7월 가입자부터는 4,000원만 할인해준다. 7월 이후 가입자가 8,000원 할인을 받으려면 KT의 인터넷과 휴대폰뿐만 아니라 유선전화 또는 IPTV에도 가입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혜택이 줄어들거나,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KT의 결합할인에 사용자들이 점점 실망하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