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가 하드 디스크를 대체한다고? 글쎄…

강일용 zero@itdonga.com

최근 ‘SSD(Solid State Drive)’가 ‘HDD(Hard Disk Drive, 이하 하드 디스크)’를 대체하고 저장장치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업계 전문가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 SSD의 가격이 예전보다 하락한 것은 사실이나, 용량 대비 가격을 기준으로 하드 디스크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그 증거로 하드 디스크의 가격 상승은 태국 홍수사태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점, 지난해 11월 중순에 최고가를 찍은 뒤 점차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 대용량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비슷한 가격에 판매 중인 하드 디스크와 SSD의 용량 대비 가격을 비교해 본다. 하드 디스크(3TB, 189,300원)의 경우 1GB당 63원으로 나타났고, SSD(128GB, 203,000원)의 경유 1GB당 가격은 1,586원으로 나타나 약 25배 가량 차이가 있다. 이처럼 단순히 제품 가격만 비교하면 가격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용량 대비 가격을 비교해보면 여전히 하드 디스크와 SSD간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두 제품간 성능 차를 배제하고 단순히 용량 대비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비교대상인 두 제품으로 윈도7을 시작(부팅)해보면 하드 디스크는 약 50초, SSD는 약 18초가 소모되는 점을 감안하기 바란다(프로세서, 메모리는 동일조건). 그러나 이러한 성능의 차이로도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용량 대비 가격의 차가 크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최근 영화, 사진,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는 것도 SSD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통계 전문 기관 한국IDC는 2012년에는 전세계 디지털 콘텐츠 볼륨이 2.7제타바이트(ZB, 약 1조 기가 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SSD의 가격은 내려가고, 용량도 늘어났지만 SSD만으로는 날로 증가하는 콘텐츠를 저장하고 사용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라며, “속도를 중시하는 고객은 SSD를, 용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은 HDD를, 둘 다 원하는 고객은 두 제품을 섞어서 사용하는 형태로 각각의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두 제품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하드 디스크 제조사들은 이처럼 많은 저장공간을 원하면서도 빠른 속도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SSD와 HDD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하드 디스크(HHD)를 출시했다. 씨게이트는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를 SSD로 옮겨 해당 프로그램의 실행속도를 보다 빠르게 하는 기술 ‘어댑티브 메모리(Adaptive Memory)’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하드디스크 750GB 모멘터스 XT 2세대를 출시했다. 또한 웨스턴디지털코리아(WD)도 750GB 2.5인치 HDD인 WD 스콜피오 블랙을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모멘터스 XT와 유사한 특징을 갖춘 제품이다.

SSD가 하드 드라이브를 대체한다고? 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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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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