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라데온 HD 5870 Vapor-X로 게임 쌩쌩~ 2부

김영우 pengo@itdonga.com

라데온 계열의 대표선수, 과연 그 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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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에서 사파이어 라데온 HD 5870 Vapor-X의 사양 및 외형, 그리고 대략적인 구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게임을 구동해 보며 가늠해 볼 차례다. 다만, 객관적인 성능 평가를 하기 위해선 비교 대상이 필요한 법.

비교 대상은 지포스 8600 GT와 지포스 9600 GT, 그리고 라데온 HD 4850과 지포스 GTX 260로서, 가격과 나온 시기 역시 나열한 순서와 같다. 이들 모두 과거에 높은 평가를 받으며 꾸준한 판매를 기록했던 제품들이기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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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로 지포스 8600 GT, 지포스 9600GT, 그리고 라데온 HD 4850과 지포스 GTX 260, 라데온 HD 5870 Vapor-X의 순이다

그리고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원활히 이끌어내기 위해선 함께 조합되는 다른 부품들의 성능도 높을수록 좋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에는 현재 발매된 PC용 CPU 중에서 가장 높은 사양을 갖춘 인텔의 ‘코어 i7 980X 익스트림’을 꽂았고, 메인보드 역시 최상급인 ‘인텔 X58’ 계열의 제품인 ‘DX58SO’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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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운영체계는 최신의 제품인 ‘윈도우 7 울티메이트 32비트’를 설치했다. 이론적인 성능은 64비트 버전이 더 우수하긴 하지만, 현재 64비트 윈도우의 사용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고, 프로그램의 호환성까지 고려해 볼 때 32비트 버전이 테스트에 더 적합하므로 위와 같은 구성을 취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는 1GB 3개 구성으로 총 3GB(DDR3 규격)를 꽂았다. 32비트 윈도우에선 3GB 이상의 용량이 그다지 의미가 없는데다가 X58 메인보드에선 3의 배수로 메모리를 꽂아야 제 성능이 나오기 때문이다. 공정한 테스트를 위해 5개 시스템은 모두 그래픽카드를 제외한 다른 사양을 똑같이 맞췄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테스트

① 윈도우 체험 지수 비교

첫 번째 테스트는 일반인들이 가장 간단히 접할 수 있는 간이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윈도우 7의 ‘체험 지수’ 비교다. 워낙 테스트 과정이 단순하다 보니 절대적인 성능을 대변해주지는 못하지만, 참고사항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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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윈도우 체험 지수는 최근에 나온 제품일수록, 그리고 가격이 높은 제품일수록 높았으며, 예상대로 라데온 HD 5870 Vapor-X가 가장 높은 윈도우 체험지수를 기록했다. 그럼 이제부터 조금 더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가 보도록 하자.

② 3DMark Vantage 테스트

본격적인 첫 번째 테스트는 PC의 전반적인 3D그래픽 성능을 측정하여 점수로 표기해주는 ‘3DMark Vantage’ 프로그램의 구동 결과이다. 3DMark Vantage는 다이렉트X 10 기반으로 구동되는 프로그램으로서, 최근에 나온 신작 게임들에 대한 구동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하다. 테스트 옵션은 초기 설정 값인 ‘Performance’로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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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온 HD 5870 Vapor-X는 예상대로 매우 뛰어난 결과를 기록했다. 특히, 기존 제품 중에서 최상급에 속했던 지포스 GTX 260과 비교했을 때도 점수차가 2배에 달해, 과연 차원이 다른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③ 3DMark06 테스트

다음 테스트는 3DMark Vantage의 이전 버전인 3DMark06을 이용한 테스트다. 3DMark06은 다이렉트X 9 기반의 그래픽 성능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신작 게임들보다는 기존에 나온 게임들의 구동 성능을 가늠해 보기에 적합하다. 테스트 시 그래픽 옵션은 초깃값인 ‘default’로 맞췄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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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과는 라데온 HD 5870 Vapor-X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긴 했지만 3DMark Vantage에 비하면 하위 제품들과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약간 의외였다. 최신 그래픽 기술이 그다지 들어 있지 않은 3DMark06이다보니 라데온 HD 5870 Vapor-X가 갖춘 새로운 기능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게임 성능 테스트

지금부터는 게임을 직접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 성능을 측정하는 실전 테스트다. 테스트에 사용한 게임들의 화면 해상도는 1,680 x 1,050이며,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상(Very High)’으로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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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화면의 계단 현상을 줄이는 그래픽 옵션인 안티앨리어싱(anti-aliasing) 항목의 경우, 화질 향상 효과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부하가 걸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게이머들은 이 항목을 꺼놓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 일이 많아 결과 값에서 제외했다.

① 크라이시스(Crysis)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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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테스트 게임은 그래픽카드 및 CPU 성능 테스트의 단골손님인 ‘크라이시스’다. 나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이것만큼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크라이시스의 GPU 벤치마크 메뉴를 이용해 측정된 초당 평균 프레임을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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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역시 크라이시스는 여전히 괴물 게임이었다. 지포스 8600 GT와 지포스 9600 GT의 경우는 도저히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이고, 라데온 HD4850부터 그나마 할만한 수준이다. 라데온 HD 5870 Vapor-X는 33.32프레임을 기록해 가장 원활하게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이 역시 게임 중 최적의 프레임이라는 60프레임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게다가 기본 사양에서 확실히 한 수 아래의 제품인 지포스 GTX 260과 생각보다 큰 프레임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크라이시스가 라데온 계열보다는 지포스 계열에 최적화된 게임이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② 스트리트파이터 4(Street Fighter 4)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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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격투 액션 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 4’다. 이 게임을 테스트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일단 3가지다. 첫 번째로 그래픽이 우수하고, 두 번째로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게임이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는 신뢰성이 높은 벤치마크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벤치마크 모드에선 2명의 캐릭터가 미리 정해진 패턴으로 대결을 벌이는 장면을 연출하며 프레임을 측정한다. 때문에 실제 플레이어가 게임을 할 때와 거의 같은 조건이면서도, 몇 번을 반복 테스트해도 객관적인 평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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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라데온 HD 5870 Vapor-X가 다른 시스템들을 확실히 압도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평균 250프레임에 이르는 성능을 발휘했는데, 이 정도면 그 수치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③레지던트 이블 5(Regident Evil 5)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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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5는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습격하는 수많은 좀비를 물리치는 3D 액션 게임이다. 특히 이 게임은 좀비들이 갑자기 화면에 등장하는 장면이 제법 있어서 안정적으로 프레임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게임 플레이 시와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벤치마크 메뉴를 이용해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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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이번에도 라데온 HD 5870 Vapor-X는 극히 매우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라데온 HD 5870 Vapor-X는 특히, 그래픽 구동 도중에 갑자기 적들이 등장하거나 한 화면에 수십 명의 적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100프레임 이상을 나타내며 안정적인 구동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④ 아바(A.V.A)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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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온라인 FPS 게임인 아바를 구동해 봤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회선의 상태나 접속자의 수에 따라 게임의 프레임이 급격하게 변동되는 경우가 많아서 객관적인 성능 테스트를 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 테스트에서는 최대한 신뢰성이 높은 결과 값을 얻기 위해 ‘프리즌브레이크’ 스테이지에서 4명의 플레이어가 동시 접속해 5분여 동안 플레이 한 후, 같은 패턴을 3번 반복해 측정된 평균 프레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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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성능 순위는 같았지만, 낮은 사양의 그래픽카드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프레임을 기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래픽 옵션을 조정해도 200프레임 이상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게임 내부적으로 최대 프레임을 제한한 것이 아닌가 싶다.

⑤ 아이온(Aion)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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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이라면 역시 MMORPG를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아이온은 인기도 높고 시스템 요구 사양도 제법 높아서 필히 테스트해볼 만한 게임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동시 접속자 수가 많은 ‘베르테론 요새’ 내부에서 20여 분 정도 같은 구간을 돌아다니면서 측정한 평균 프레임 값을 기록해 비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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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라데온 HD 5870 Vapor-X는 꾸준히 100프레임 이상을 유지했으며, 접속자 수가 많아도 그다지 프레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시스템들, 특히 지포스 8600GT와 9600 GT는 화면의 변화에 따라 가끔은 20프레임 이하로 프레임이 내려가는 일도 발생했다. 아무튼 라데온 HD 5870 Vapor-X의 게임 성능은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가리지 않고 훌륭한 수준이었다.

작동 환경 관련 테스트

요즘 워낙 PC 부품들의 성능이 높아지다 보니 이들이 내뿜는 열기가 만만치 않고, 전력 소모도 상당하다. 아무리 게임 성능이 좋더라도 발열과 전력소모를 적절히 억제하지 못한다면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기기 껄끄러울 것이다. 사파이어 라데온 HD 5870 Vapor-X의 발열 수준과 전력 소모의 정도를 한 번 측정해 보자

① 온도 측정 테스트

일단은 온도 측정테스트다. 그래픽카드 정보 분석 프로그램인 ‘GPU-Z’를 이용해 GPU의 온도를 측정했는데, 첫 번째로는 윈도우를 실행시킨 뒤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 유휴 상태에서의 온도와 3DMark Vantage를 가동시켜 과부하를 준 상태에서의 온도를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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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온 HD 5870 Vapor-X는 성능상으론 최상위 제품이면서 발열은 오히려 하위 제품인 지포스 GTX 260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라데온 HD 5870 Vapor-X은 일반적인 라데온 HD 5870을 오버클러킹한 제품이라 당연히 발열이 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과다. 본 제품에 장착되는 Vapor-X 쿨러의 열 배출능력은 생각 이상으로 우수한 것 같다.

② 전력 소모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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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닉스의 ‘파워 워처’ 파워서플라이를 이용해 전력 소모 정도를 측정했다

각 테스트 시스템에서 소모되는 정확한 전력량을 확인하기 위해 마이크로닉스 사의 ‘파워 워처(Power Watcher)’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했다. 이 파워서플라이에는 전력 소모 확인 창이 붙어 있어 현재 PC 전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온도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유휴 상태와 과부하 상태로 나누어 각각 전력소모량을 확인,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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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온 HD 5870 Vapor-X은 과부하 상태에서는 측정 제품 중 가장 전력소모가 컸지만, 특이하게도 유휴상태에서는 측정 제품 중 두 번째로 적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되는 라데온 시리즈는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작업을 할 때 GPU와 메모리 클럭을 낮춰 전기를 아끼는 ‘파워플레이(Powerplay)’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번 결과에서 라데온 HD 5870 Vapor-X의 유휴 상태 전력 소모가 적게 측정된 것도 아마도 파워플레이 기능의 덕을 본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합리적인 고성능’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최근 AMD의 라데온 시리즈가 그야말로 ‘잘 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은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시리즈가 좀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 각종 쇼핑몰의 판매량 순위에서 라데온 시리즈가 상위권에 속속 등장하고 있고, 대기업의 완성품 PC에도 라데온 시리즈가 장착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라데온 시리즈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물론, 성능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고성능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라데온 HD 5870의 경우, 절대적인 성능 면에선 경쟁제품인 지포스 GTX 480보다 약간 뒤지는 반면, 전력 소모나 발열은 훨씬 낮은 수준이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쉽게 말해 ‘합리적인 고성능’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에 소개한 사파이어 라데온 HD 5870 Vapor-X은 라데온 HD 5870의 기본적인 장점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오버클러킹으로 성능을 높임과 동시에 고성능 쿨러로 소음과 발열까지 잡았다. 물론, 6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 결코 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고성능과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게임 매니아에게 사파이어 라데온 HD 5870 Vapor-X는 그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제공하는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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