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김영우 pengo@itdonga.com

PC의 주요 부품인 반도체는 동작 속도가 높아질수록 전력 소모 및 온도 상승이 심해지기 때문에 이를 식히기 위한 쿨러(냉각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냉각 효과가 높은 쿨러일수록 회전속도가 빠르고 크기도 큰 팬을 달기 때문에 소음도 덩달아 커진다. 보다 강력하고 빠른 성능을 위한 고성능 PC가 오히려 귀를 괴롭게 해서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자극적인 소음에 묻혀 지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냉각 기술 역시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 나오는 몇몇 쿨러는 저소음이면서도 냉각 성능이 높은 냉각팬을 달고 나온다. 하지만 아무리 저소음이라도 고속으로 회전하는 팬이 달려있는 한 100% 무소음은 불가능 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1)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1)

그런데 ‘노펜(Nofen)’이라는 국내 벤처기업이 소음이 전혀 없는 PC 쿨링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특히, 냉각팬을 완전히 제거해 소음의 근본 원인을 차단했으면서도 원활한 열 배출이 가능해 정상적인 PC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포인트다. 지난 27일, IT동아는 노펜에서 마련한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해 이 제품을 살펴봤다.

‘아이스파이프(ICEPIPE)’ 기반의 완전 무소음 CPU 쿨러

노펜에서 이날 발표한 완전 무소음 PC 쿨링 솔루션은 CPU 쿨러인 ‘CR-132’와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인 ‘P-400A’, 그리고 이들을 담는 PC 케이스인 ‘CS-30’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CPU 쿨러인 CR-132다. 이 제품은 기존의 CPU 쿨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크기를 갖추고 있으며, 무수히 많은 구리 재질의 가느다란 파이프가 조합된 형태다.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2)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2)

CR-132의 본체를 이루고 있는 파이프는 노펜에서 독자 개발한 ‘아이스파이프(ICEPIPE)로서, 내부는 유체 상태의 열 전달물질로 채워져 있다. 아이스파이프는 일반적인 알루미늄 쿨러보다 최대 200배 이상 빠르게 열을 전달할 수 있어, CPU에서 발생되는 열을 냉각팬 없이도 원활하게 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쿨러의 크기가 큰 것도 열 배출 능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3)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3)

이 제품은 인텔 코어 i5나 코어 i7 800 시리즈 같은 95W 내외의 전력을 소비하는 중상급형 CPU까지 적용할 수 있으며, 인텔뿐 아니라 AMD의 CPU에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쿨러 자체의 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슬림형 PC케이스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며, 메인보드 상의 첫 번째 그래픽카드 슬롯(CPU 소켓 방향)을 가리기 때문에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거나 그래픽카드 슬롯이 2개 이상 있는 메인보드의 두 번째 슬롯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냉각팬 없는 파워서플라이와 PC 케이스도 소개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5)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5)

함께 발표된 P-400A는 400W 출력의 파워서플라이이며, CS-30는 타워 형태의 PC 케이스다. 두 제품 역시 냉각팬 없이 구동되기 때문에 CR-132과 함께 사용하면 전혀 소음이 없는 PC를 구성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노펜의 무소음 쿨링 솔루션은 오는 2월 초부터 국내와 해외에 동시 출시할 예정인데, 일단은 3가지 제품을 하나로 묶은 세트 제품부터 내놓은 후에 단품은 추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3가지 요소가 동시에 결합해야 진정한 무소음 환경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이러한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발표는 노펜의 최고기술책임자인 이상철 부사장이 진행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PC용 쿨러 제조사인 ‘잘만테크’의 설립자 중 한 명으로, 최근까지 그곳에서 일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PC용 쿨러를 다수 개발했다고 한다. 그 노하우를 살려 새 출발을 하기 위해 노펜을 설립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참고로 ‘노펜(Nofen)’이라는 회사명은 말 그대로 팬이 없는 무소음을 추구한다는 뜻이며, Fan이 아닌 Fen이 된 이유는 이미 Nofan 이라는 도메인을 누군가가 선점했기 때문이라고.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4)
노펜, 소음 ‘제로’ PC 쿨링 솔루션 발표 (4)

그리고 노펜은 이날 발표에서 아이스파이프 방식 쿨러를 갖춘 LED 램프도 함께 소개했다. 노펜의 LED 램프 제품군은 우수한 냉각 성능을 바탕으로 반영구적인 수명을 확보했으며, 같은 광량의 일반 램프에 비해 광량은 높이면서 화재 위험성은 낮췄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PC용 쿨링 솔루션과 용도 및 형태는 다르지만 냉각 시스템의 기본적인 원리는 같다. 하나의 기술에 아이디어를 더해 또 다른 영역을 노리는 이러한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기대해 볼 따름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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